-AI 반도체 개발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 등에 대한 적극적 지원 지속되어야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1팀 팀장
뉴스워커_황성환 그래픽 1팀 팀장

‘ETRI’, ‘CES 2021’에 AI 반도체 ‘AB9’ 선보여


지난 1월 1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은 글로벌 IT 가전 전시회인 ‘CES 2021’에 ETRI의 연구원들이 개발한 AI 반도체인 ‘AB9’를 출품한다고 발표했다.

AB9중 ‘AB’는 알데바란의 약자로 반도체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1등성인 ‘알데바란 항성’처럼 국산 반도체 AB9가 찬란하게 빛을 발해줄 것을 염원하며 명명한 이름으로 알려졌다.

ETRI에 따르면 AB9의 연산속도는 1초에 40조 개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40TFLOPS(테라플롭스)’ 수준이며 평균적으로 소비하는 전력은 ‘15W(와트)’이다.

ETRI는 기존 N사의 칩이 ‘31.4TFLOPS’의 속도로 연산을 수행할 때 ‘300W’의 전력이 소모되는 것과 비교하여, AB9이 ‘전력 당 연산속도’는 최대 25배 정도 빠르고 소모되는 전력 또한 1/20에 불과할 정도로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AI 관련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AI 반도체는 우수한 연산능력을 갖추는 것 외에도 구동 시에 소모 전력을 최대한 억제할 것이 요구된다.

이는 전력 효율 문제도 있지만 열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나 드론 등에 장착된 AI 반도체에서 전력 소모로 인한 발열이 클 경우에는 반도체가 작동을 멈추거나 아예 칩 자체가 파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TRI는 자율주행 자동차에 AI 반도체를 탑재한 후 정상작동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AI 반도체의 최대 소모 전력을 10W 수준으로 억제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기존 30TFLOPS의 연산 속도를 구현하기 위해 300W 수준의 전력 소모가 일어나는 반도체를 자율주행 자동차에 탑재하여 운용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기에, AB9와 같은 새로운 AI 반도체의 개발이 요구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전력 효율 극대화를 위해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메모리의 크기와 행렬 연산기 개수를 결정하는 등 연구 핵심역량을 최적화 설계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AB9을 개발하는 것에 성공했다.

게다가 28nm(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하여 500원짜리 동전 크기인 17mm X 23mm 수준으로 AB9 칩을 소형화했으며, 기존 GPU 칩이 8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호가할 정도로 고가인데 반하여 AB9의 가격은 수 십 만원에 불과하여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ETRI 연구팀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3년 내에 120TF 정도로 연산속도를 더욱 향상시킨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KT’, AI 반도체 ‘SAPEON X220’ 출시


2020년 11월 25일 ‘SKT(SK텔레콤)’은 AI 반도체인 ‘사피온(SAPEON) X220’을 출시했다.

범용 컴퓨터에는 직렬연산을 하는 CPU라는 반도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방대한 AI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CPU에서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방식보다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이른바 ‘병렬연산’ 방식이 유리했다.

하지만 CPU는 그 구조상 병렬연산을 수행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GPU를 대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GPU 또한 병렬연산에 특화된 반도체가 아니므로 AI 관련 막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AI 관련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병렬연산에 특화된 반도체의 개발이 요구되었는데 이를 위해 개발된 것이 신경망을 본 따 만든 NPU이다.

NPU인 사피온 X220은 기존 GPU와 비교하여 성능 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T는 사피온 X220의 연산속도는 1초에 6700개의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GPU와 비교하여 1.5배 빠르며, 전력 사용량 또한 60W로 GPU의 80% 수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8년 SKT는 ‘ADT 캡스’와 ‘T VIEW’의 관제시스템 그리고 NUGU의 AI 등에 이미 AI 가속기를 적용한 바 있는데, 기존 AI 가속기를 사피온 X220으로 교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AI 연산에 특화된 사피온 X220이 적용될 경우 ADT 캡스와 T VIEW의 침입자 감시 기능 등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며, SKT는 사피온 X220의 적용 범위를 차츰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SKT는 국내 중소기업인 ‘에이직랜드’, ‘KTNF’ 등과 함께 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할 계획이므로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 AI 반도체 개발 적극 지원


지난 1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인공지능 반도체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13개의 지원 사업에 전년대비 약 75% 증가한 사업비 1253억 원을 투자하는 것을 확정하고 사업공모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과기부는 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원천기술개발, 상용화응용기술개발, 실증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R&D를 지원할 예정이다.

먼저 원천기술개발 관련해서는 향후 10년간 과기부 4880억 원, 산업통상자원부 5216억 원 등 1조 96억 원 규모의 투자를 NPU 개발 등에 투입하고, 국내 DRAM 공정과 연계하여 PIM 반도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2번째 상용화응용기술개발 관련하여 설계전문기업들이 제품을 조기에 상용화할 수 있도록 특허를 보유한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기술이전과 인력을 지원하며,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 SW 고도화 등 새로운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실증 단계에서는 국내 개발된 AI 반도체 기술과 제품을 공공 혹은 민간 데이터 센터와 디지털 뉴딜 프로젝트에 시범 도입하여 초기시장 수요 창출을 지원할 예정인데, AI 반도체 실증 지원 명목으로 2021년 기준 2개 과제에 28억 원이 지원된다.

과기부는 AI 기술개발 외에도 맞춤형 지원을 통해 AI 반도체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고급인력 양성 등을 포함한 관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자율주행 드론 등 향후 AI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는 광범위하여 AI 데이터 연산에 기존 GPU보다는 NPU 같은 전용 반도체의 수요가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수요전망에 ETRI, SKT 등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AI 반도체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또한 AI 반도체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충분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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