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인물_허정수 대표이사 / 그래픽 뉴스워커 그래픽1팀

[뉴스워커_생명보험업계 진단KB생명] 케이비생명보험(허정수 대표, 이하 KB생명) 20044월 금융보험법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며 계약이전 방식에 따라 같은 해 한일생명보험의 보험 계약 및 관련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게 됐다. 현재는 보험업법에 따른 생명보험업을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생명보험사 시장에서 규모의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KB생명은 수익성 감소로 인해 지급여력비율까지 뚝 떨어지는 등 맥을 못 추리고 있는 듯해 보인다.


저축성보험 대박에 영업수익 폭발적 증가에도 비용 문제로 적자는 계속


[단위: 억원]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공시실

KB생명은 2019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악화가 시작됐다. 위 그래프에서는 영업수익만큼은 3년 연속 고공 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2020년에는 2018년의 영업수익인 130052억원에 비해 45.4% 증가해 18979억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과 관련해서는 저조한 성과를 내며 안타까움을 샀다. 3년 중 영업수익 규모가 가장 컸던 2020년에는 수익성은 적자로 전환했다. KB생명이 외형 성장을 위해 사업비를 쏟아부은 것이 원인이 됐다. 실제 20204분기 말에는 전년 동기 대비 87.8%나 늘어나며 당해 적자를 낸 요인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타 생명보험사는 사업비를 줄여 영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했다. 실제 같은 기간 모든 생명보험사는 사업비 규모를 0.3%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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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백만원, %] 자료출처: 생명보험협회

KB생명은 올해 들어서도 신계약을 늘리며 영업수익 증대에 열을 올렸다. 실제 전사 합계로 따지면 신계약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지만 KB 생명은 57.4%나 늘렸다. 24곳의 생명보험사 중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단위: 백만원,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 공시실

신계약의 증가로 수입보험료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9.5%나 증가하며 영업수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3월 말 사업비가 직전 사업연도의 같은 시점에 비해 124.9%나 증가하며 영업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의 규모는 43.4%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2020년에 이어 순손실을 이어나갔다. 좀처럼 KB생명의 수익성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려를 사고 있다.

[단위: %] 자료출처: 공시실

KB생명과 같이 금융지주 소속 생명보험사의 자기자본이익률을 서로 비교해봐도 꼴찌 수준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KB생명의 자기자본이익률은 매년 감소하더니 급기야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다섯 곳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됐다. 20211분기에는 5곳 모두 자기자본이익률이 개선됐지만 KB생명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익성은 근본적으로 자본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자 상태를 속히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급여력비율(RBC)의 날개 없는 추락, 불안정한 자본적정성도 적신호


[단위: 억원] 자료출처: KB생명 경영 공시실

수익성이 떨어진 탓에 KB생명의 자본총계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96277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1년새 296억원이 증발해 5981억원으로 규모가 감소했다. 연이어 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이익잉여금이 더 줄며 5415억원으로 급감했다. 자본총계의 하락세는 곧 자본 건전성에 적신호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단위: %]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지급여력비율은 예상 밖의 손실이 발생한 경우 자산 가치 하락에도 보험 계약자에 대한 채무 이행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보유하게 하는 재무적 능력을 뜻한다. 이는 대표적인 자본 적정성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금융지주 소속 생명보험사 다섯 중 KB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의 감소 속도가 굉장히 가파르게 나타났다. 나머지 4사에서도 지급여력비율과 관련해 제자리 유지가 전부였지만 KB 생명은 하락세를 거듭해 20211분기 말에 이르러 153.71%까지 떨어지게 됐다. 다섯 곳의 평균치만 해도 248.08%인데 이보다 94.37%p나 뒤떨어진 수준이다.

[단위: %] 자료출처: 공시실

KB생명은 지급여력비율의 하락세를 인지하며 13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결정했다. 이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인 150% 가까이 추락해버린 지급여력비율이 잠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는 곧 금융비용의 발생으로 당장 시급한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2018년에서 20213월까지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3.06%인 만큼 4%의 발행금리의 후순위채를 운용하는 것 자체가 더 큰 곤혹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금 당장의 자본 건전성 문제를 진화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과제에는 되레 혹이 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은 통합과 관련한 그 어떠한 소식은 전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푸르덴셜생명을 중심으로 한 통합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KB생명이 현재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 대리점을 통한 초회보험료 수익이 지난 3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 24곳 중 5위일 정도로 그 의존도가 높아 사업비 문제로 인해 아무리 보험료 수익이 높아진 상황에도 수익성 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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