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_톺아보기] 해리스, "트럼프는 파시스트, 히틀러가 가졌던 장군 원해...매우 위험" 비판

해리스, 트럼프 1기 핵심인사들 발언 언급하며 "트럼프는 미국안보에 위험...대통령직 수행 부적합" 공세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법이나 헌법에 대한 맹세를 어기더라도 자신의 명령에 복종할 군대를 원한다"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자신의 관저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 존 켈리 전 비서실장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켈리는 트럼프가 '미국 헌법에 충성하는 군대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히틀러가 가졌던 장군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가 600만 명의 유대인과 수십만 명의 미국인을 학살한 히틀러를 소환하는 것은 매우 문제 있고 위험한 일"이라며 "이 모든 것이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파시스트의 일반적 정의에 확실히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켈리 전 비서실장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극우의 영역에 있으며 파시스트에 부합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히틀러도 좋은 일을 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그의 역사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날 회견은 3분간 취재진과 질의응답 없이 짧게 진행됐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한 주간 트럼프는 동료 미국인을 내부의 적이라고 주장했고, 심지어 미군을 동원해 미국 시민을 내쫓겠다고 말했다"며 "그가 생각하는 내부의 적은 판사나, 언론인, 중립적인 선거 공무원과 같이 복종을 거부하거나 감히 그를 비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두 번째 임기에는 존 켈리 같은 사람이 그의 성향과 행동에 대한 가드레일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견제받지 않은 권력"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타운십에서 CNN 방송 주최로 열린 생방송 타운홀 행사에서도 '트럼프가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트럼프가 미국의 안녕과 안보에 위험하며 점점 불안정해져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1기 때 행정부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들은 트럼프가 미국 헌법을 무시하며 다시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개표가 완료되기 전에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때 개표 완료 전에 승리를 선언할 경우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선까지 2주가 남았는데 나는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대선 날과 대선 이후의 날에 대해서는 그 날이 다가오는 대로 대응할 예정"이라면서 "우리는 자원과 전문지식은 물론 집중력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 가능성을 고려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물론이다(Of course)"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되돌리려고 했고 국민의 뜻을 부정하며 폭도를 선동해 미국 의사당을 공격했다"면서 "이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2주 앞두고 미국 국민은 미국의 미래에 대해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미국이 전 세계의 리더로 굳건하게 서야 한다는 것을 아는 대통령과 독재자를 존경한다고 하는 트럼프 중 누구를 원하는가. 이것이 미국 국민에게 제시된 선택지"라고 덧붙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3명 해리스 지지...빌 게이츠도 해리스 지원단체에 5000만 달러 기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23명이 23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CNN에 따르면,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23명의 역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구성된 경제학자들은 이날 공개서한에서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보다 미국 경제의 수호자로서 훨씬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 공동 서명하며 "해리스 후보의 경제 의제가 미국 경제의 건강과 투자, 지속가능성, 회복력, 고용기회, 공정성을 개선할 것이고 이는 역효과를 낳을 트럼프 후보의 경제 의제보다 월등히 우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후보의 경제정책은 우방국과 동맹국에 대한 높은 관세는 물론 역진적인 법인·소득세 감면으로 물가 상승과 재정적자 확대, 불평등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경제 성공의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인 법치와 경제·정치 확실성을 트럼프 후보가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명 명단에는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사이먼 존슨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를 비롯하여 작년 수상자인 클라우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스티글리츠 교수를 포함한 노벨경제학상 수상 경제학자 16명이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제 정책이 트럼프 후보의 정책보다 우수하다는 내용의 공동 서한을 낸 바 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가 빌 게이츠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약 5천만 달러(약 690억원)를 지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민주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중 하나인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에 기부했다.

게이츠는 퓨처 포워드의 주요 지지자인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자선 활동과 공중보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왔고, 최근에는 해리스 부통령 지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는 과거 "큰 확성기를 쥐고 싶지 않기 때문에 거액 정치 기부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나는 정치적 인플루언서가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정치와 상당히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기부는 기존과 비교하여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NYT는 게이츠가 해리스 부통령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바이든·해리스 정부에서 그동안 실시해 온 기후변화 관련 업무를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또 전 부인과 공동으로 세운 자선재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가족계획 및 세계 보건 프로그램이 삭감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츠는 NYT의 보도에 대한 답변에서 기부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거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성명에서 "미국과 전 세계에서 의료 개선, 빈곤 감소, 기후변화 퇴치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보여주는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 스펙트럼 전반에서 지도자들과 함께 오래 일해 왔지만, 이번 선거는 더욱 다르다"며 "미국인들과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례 없는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