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 특별기획] 4차 산업혁명과 공간의 진화1. 스마트홈 (下)
[뉴스워커 특별기획] 4차 산업혁명과 공간의 진화1. 스마트홈 (下)
  • 신지영 기자
  • 승인 2017.08.22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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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을 만들어가는 인공지능(AI)

[뉴스워커_신지영 기자] 사물인터넷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사물 스스로 현실 세계의 상황을 인식하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실제 환경과 사물을 조절하는 것이다. 단순히 많은 사물이 온라인에 접속돼 직접 제어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은 스마트홈보다는 홈네트워크에 가깝다. 아직까지의 사물인터넷은 대부분 사람이 직접 사물에게 적합한 명령을 내려 주위 환경을 제어하는 방식이지만, 곧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사물이 직접 판단을 내려 조치를 취하는 형식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사물인터넷의 허브 역할을 담당할 디바이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의 명령을 받아들여 다른 사물에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스마트홈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 핵심은 플랫폼이다. 조명, 냉ㆍ난방기기, 각종 전자기기 등 사물인터넷이 장착된 각종 제품과 요소들을 한꺼번에 연동시켜 원활하게 작동하게 만드는 컨트롤러이자, 인간의 명령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것. 전문가들은 “플랫폼을 지배하는 업체가 스마트홈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사진자료_HDC현대산업개발의 아이파크 자료 사진 및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아마존의 에코(Echo)라 불리는 홈네트워크 서비스<편집 뉴스워커>

이러한 사물인터넷 허브 역할을 담당할 디바이스는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실내의 사물들을 제어하기 용이한 위치에 둘 수 있어야 하고, 인터넷 접속과 명령 입력을 위해 항상 혹은 장시간 전원이 켜져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명령에 대한 대답을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바로 출력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글로벌 ICT 기업들은 1차적으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벗어난 인공지능 스피커는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계해 집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 아마존과 구글이 각각 70.6%와 23.8%를 점유하고 있다.

2014년 11월, 아마존은 AI 비서 알렉사(Alexa)를 탑재한 블루투스 스피커 '에코(Echo)‘를 출시했다. 원통형 스피커의 형태를 띠고 있는 에코는 아마존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해 노래를 재생하거나 뉴스, 스포츠, 날씨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에코와 연결된 디바이스를 음성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도 이용 가능하다. 예컨대 “티슈를 주문해줘”라고 말하면, 에코는 먼저 기존에 내가 주문했던 제품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해당 제품을 재주문하겠냐고 물어보거나, 제품의 재고가 없을 경우 자체적으로 검색하여 추천 제품을 알려준다. 또한 알렉사에는 자연어 처리 학습 기능이 있어 사용자가 에코를 많이 사용할수록 에코의 성능이 좋아지게 된다. 아마존은 매주 에코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에코의 크기를 줄인 ‘에코 닷’, 휴대성을 강화한 ‘아마존 탭’ 등 다양한 후속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구글은 AI 비서 어시스턴트(Assistant)를 탑재한 ‘구글 홈’을 작년에 출시했다. 구글 홈의 기본적인 기능은 에코와 같지만, 구글이 가진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을 이용한 서비스가 특징이다. 구글 홈은 유튜브, 구글 캘린더, 구글 포토 등 다양한 구글 서비스와 연동해 맞춤형 비서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구글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스마트홈 전반, 나아가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글은 LG전자와 스마트홈 사업 부문의 협력을 확대하는 중으로, LG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자사 스마트폰 및 스마트워치 등에 적용했다.

또한 일찍부터 스마트 홈의 중요성을 깨달은 구글은 2013년 가정용 보일러 온도조절계 제작 회사인 ‘네스트(Nest)’를 3조3000억 원에 인수하고, 스마트 홈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통합 모바일 앱을 오픈했다. 주목할 점은 구글이 보험회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네스트를 설치한 집에는 보험료를 할인해 주거나, 보험을 가입한 집에는 네스트를 무료로 설치해 주는 보조금 판매 전략을 펼쳤다는 것이다. 보험회사 외에도 가정을 유지하는 데 핵심이 되는 에너지, 물, 음식을 제공하는 거대 회사들과 협업을 통한 보조금 제공으로 네스트를 끼워 팔려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구글이 집안의 보안과 안전, 에너지 통제와 같은 핵심 영역부터 먼저 장악하면, 다른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플랫폼에 동참하게 되므로 결국은 구글이 스마트 홈 시장을 장악하게 된다는 시나리오다.

애플은 개발자 회의인 ‘세계개발자회의 2014(WWDC, 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2014)’에서 스마트 홈 플랫폼인 ‘홈키트(HomeKit)’를 공개했다. 홈키트는 이용자가 애플의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가정 내 조명, 냉장고, 온도계, 가스밸브, TV 등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홈킷은 이용자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이 홈오토메이션을 위한 기기들을 설정하고 이와 통신하고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기업들은 홈킷을 이용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으로 자신들의 가전제품을 작동시키는 앱을 개발할 수 있다.

애플도 WWDC2017에서 시리를 탑재한 스피커를 공개할 것으로 전해지며,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하만카돈과 협력해 자사의 코타나를 탑재한 ‘인보크’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통신 3사 중 AI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텔레콤이다. 지난해 9월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음성인식 스피커 비서 '누구(NUGU)'을 출시했고, 올 3월에는 AI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AI 사업단'도 신설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2년부터 AI 음성인식, 자연처리 음성엔진 등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으며, '누구'는 이 같은 노력의 집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누구'가 한국어 특화 음성인식 기술은 목소리, 톤, 억양, 사투리까지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을 제공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출시 이후 10만 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은 인공지능연구소인 ‘누구나 주식회사’를 설립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했다. 전문가 그룹 및 고객들의 의견을 서로 교류하는 장을 마련한 것. 이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아마존의 음성인식 스피커 비서 '에코(Echo)'처럼 고객과 함께 AI 기반 기술 및 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KT는 스피커가 아닌 셋톱박스에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하고,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KT융합기술원 산하 서비스연구소에 AI 관련 전략수립과 연구개발(R&D)를 전담하는 조직 'AI 테크센터'를 신설했다. AI 테크센터는 이전까지 각 부서에 산재해 진행됐던 AI 관련 업무와 기능을 집중, 이를 통합한 조직이다. 기존 AI 스피커가 음성인식 위주 ‘청각’에 초점을 뒀다면, KT의 인공지능 TV '기가지니(GiGA Genie)'는 스피커와 함께 TV 연동과 카메라를 통해 '시청각' 기반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KT 측에서는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서 눈으로 TV 화면을 통해 실행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더 직관적인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가지니는 TV 및 음악감상 등의 '미디어 기능'과 일정관리, 교통안내 등와 같은 '홈 비서 기능', 각종 홈 IoT 기기를 제어하는 'IoT 허브 기능', 음성 및 영상통화 기능을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이에 더해 KT는 에너지, 자동차,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기가지니 플랫폼을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올 하반기 AI 스피커 출시하고 경쟁에 가세한다. 이미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AI서비스사업부'도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 2015년 미국 지보(JIBO)에 200만 달러를 투자, AI 기반 음성인식 스피커 개발을 진행해왔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서비스인 U+ TV와 연동, 일정관리나 정보검색을 비롯해 홈IoT 연동, 음악감상, 배달, 쇼핑 등의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포탈업체도 가세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라인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을 담은 스피커 ‘웨이브’를 올해 여름 출시할 예정이다. 웨이브는 네이버와 라인의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인 ‘클로바’를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클로바 적용 첫 스마트 디바이스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도 개발과 디자인은 자사에서 맡고 하드웨어 생산은 협력사에 맡긴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스마트홈은 기존 스마트폰 앱으로 연동하여 제어하는 식의 단순기능 위주 IoT를 뛰어넘어, AI 기반의 ‘음성 비서’ 형태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는 파편화된 스마트홈 서비스들을 한데 묶는 연결고리로, 집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활동과 이용하는 제품들, 콘텐츠 생성과 활용까지 모두 포괄하는 핵심 디바이스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이런 디바이스의 발달은 결국 그 매개체인 부동산 특히 주택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유명 통신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소비자가 사용해야 할 기기들을 보이지 않은 곳에 배치하면서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용하고 있다. 앞으로의 주택은 스마트홈으로 대변되며 미래의 주택발전은 AI와 연동한 스마트홈이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