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핀테크 업계 "준비 기간 넉넉했으면… 아쉬움"

금융권·핀테크가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곳곳에서 잡음이 들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은행권에서 시범 운영 중인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출범 초기 접속 지연 등이 발생했다. 

신용카드사의 경우 '카드상품 추천 서비스'를 운영할 때 각 사의 상품만 제한적으로 소개가 가능해 핀테크 업계와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핀테크사는 카드사들과 제휴모집인 계약을 통해 제한적으로 카드 상품 비교·추천이 가능하다.

반대로 신용카드사가 보유한 매입 취소 정보는 핀테크사를 비롯해 타 금융권과 공유가 불가능하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2차례에 걸쳐 가능 여부를 여신금융협회 측에 문의했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재확인 받았다.

최근에는 통합인증 수수료를 두고 업계간 갈등이 불거졌다. 

금융결제원, 코스콤,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등 4개 공동인증기관이 통합인증 수수료로 건당 15원을 내걸면서다. 일부 핀테크 업계가 일방적 통보라며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시행이 한차례 유예가 되긴 했지만 한 차례 더 일정을 미뤄 준비기간을 넉넉히 갖고, 마이데이터 정보 공개 범위 가능 여부와 제공 범위 등을 보다 명확하게 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둘러싼 업계간 이견차가 상당한 상황에서 일정에 맞춰 진행하다보니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특히 마이데이터와 관련해 핀테크 업계의 관심도가 높다보니, 신용카드사가 가진 매입 취소 정보 제공 방안을 다방면으로 알아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보 제공 범위 등을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도 이뤄질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도 "보다 적합성이 높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이긴 위한 과정으로 봐달라"고 전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권 마이데이터 서비스 접속지연·오류와 관련해서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연내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빠듯한 일정 내에서 시스템 개발이 이뤄진 감이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이같은 업계 상황을 이해하고 마이데이터 시행을 유예했어야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기관과 정보제공 범위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데이터 독점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한 감독을 예고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금융플랫폼 혁신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빅테크사는 물론 금융사의 대형 플랫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데이터 독점과 편향적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해서는 영업행위 규제 등을 통해 철저히 감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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