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한국의 재개발/재건축시장은 지난 12월 7일 정부의 부동산대책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침체가 다소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과거에 이러한 경험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우리로서는 현시점에서 일본 부동산재개발사업의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재개발사업의 현재 상황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또한 향후 한국 재개발사업의 변화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나마 예측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시기적 필요성을 인식하고 일본의 부동산버블 전후의 부동산재개발사업의 변화 추이에 대해서 3회에 걸쳐서 살펴보기로 하였고 지난 호에 그 첫 번째로 일본 재개발사업의 사업건수의

변화 추이와 개발면적의 변화 추이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번 호는 그 두 번째 순서로써 일본 재개발사업의 개발시설들의 변화추이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 재개발사업에 있어서 개발시설의 변화 추이 ]

1) 신규 주택공급 공급 변화 추이

▲ 【그림10】재개발사업 1건당 신규주택공급 평균 호수

<그림10>은 전체 재개발사업의 1건당 신규주택공급 평균호수를 연도별로 나타낸 것이다. 이 평균호수에는 권리자용(한국의 경우 조합원용) 주택을 제외한 일반분양분 신규주택수이다.
먼저 지방도시의 변화를 살펴보면, 재개발사업에 의한 신규주택공급 평균호수가 일관성 있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6대도시의 경우는 재개발사업에 의한 사업 1건당 신규주택공급 평균호수가 지방도시 보다 상대적으로 많으며, 또한 시기별로 그 변화가 심한 것으로 알 수 있다.

▲ 【그림11】재개발사업 1건당 신규주택공급 평균 호수(주택을 포함한 재개발사업만)

<그림11>은 전체 재개발사업 중 주택을 포함한 재개발사업지만을 대상으로 재개발사업 1건당 신규주택공급 평균호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물론 여기서 평균호수도 위와 마찬가지로 권리자용(한국의 경우 조합원용) 주택을 제외한 일반분양분 신규주택수이다.
먼저 지방도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지방도시에서는 대체로 매우 안정적으로 일정한 양의 신규주택공급이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6대도시의 경우에는 1987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을 제외하고는 그 변동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1987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에는 그 공급량이 다른 시기에 비해 매우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매우 특이한 점은 1987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에는 주택을 포함한 재개발사업의 경우 지방도시의 공급량 보다도 적었던 것을 알 수 있다.

1987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은 일본의 부동산 버블기에 해당하는 시기로서 그럼 왜 이시기에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이유는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나타난 것으로 추측되지만, 그 이유 중 한 가지는 지난 호에 언급한 것과 같이 6대도시의 재개발사업의 평균 사업면적이 버블기에 매우 축소되었으며, 그 평균 사업면적이 지방도시의 평균 사업면적 보다 적었다는데서 찾을 수 있겠다. 즉 위의 1987년부터 1990년까지의 기간이 버블기에 해당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버블기에 6대도시의 재개발사업의 개발규모가 축소하였고, 그 축소에 따라 신규주택 공급 수도 감소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원인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술할 개발시설의 구성비 변화 추이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2) 개발시설의 구성비 변화 추이

▲ 【그림12】시기별 재개발사업의 시설별 평균 연면적

<그림12>는 부동산 버블전과 버블기, 그리고 버블붕괴 후의 세 시기별로 6대도시와 지방도시의 재개발사업에 의해 개발된 시설별 평균 연면적을 나타낸 것이다. 시설의 특성상 그 비중과 대표성을 고려하여 업무시설과 판매시설(상업시설), 그리고 주거시설의 면적만을 나타냈으며, 기타 시설면적은 제외시켰다.
그리고 <그림13>은 <그림12>에 나타난 면적을 도시별, 시기별로 그 구성비를 나타낸 석이다.

▲ 【그림13】시설별 구성비

먼저 지방도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재개발사업의 시설별 평균연면적은 판매시설(상업시설)의 경우 버블기에 들어서 그 평균 연면적과 구성비가 줄어들었다가, 다시 버블붕괴 후에는 그 평균 연면적과 구성비가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특징적인 점은 판매시설의 평균 연면적과 그 구성비가 전 기간에 걸쳐 그 면적과 구성비가 업무 및 주거시설 보다 매우 높았으며, 또한 6대도시보다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주거시설의 경우는 평균 연면적과 그 구성비가 버블기에 늘어났다가 버블붕괴 후에 조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업무시설의 경우에는 버블전 보다는 버블기가, 버블기 보다는 버블붕괴 후가 그 평균 연면적과 구성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특징적인 점은 판매시설(상업시설)의 평균 연면적과 그 구성비가 다른 시설에 비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즉, 지방도시의 재개발사업은 전 기간에 걸쳐서 판매시설 중심의 개발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6대도시의 변화를 살펴보기로 하자.

업무시설의 경우 평균 연면적과 구성비가 버블기에 급격하게 줄어들었다가 버블붕괴 후에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판매시설은 평균 연면적과 구성비가 버블기에 증가했다가 버블붕괴 후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주거시설은 그 연면적은 버블기에 감소했다가 버블붕괴 후에 다시 증가했지만, 그 구성비는 전 기간에 걸쳐서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특징적인 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개발시설의 구성비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6대도시의 경우에는 지방도시 보다 시설별 연면적 및 구성비의 매우 큰 변화가 있었다.

둘째,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전 기간에 걸쳐서 판매시설 중심의 재개발사업이 중점적으로 일관되게 진행되었다.

셋째. 6대도시의 경우에는 버블이전에는 업무시설 중심의 재개발사업이, 버블기에는 판매시설 중심의 재개발사업이, 그리고 버블붕괴 후에는 주거시설 중심의 재개발사업이 진행되어왔다. 먼저 버블이전에는 업무시설의 구성비가 50% 이상을 차지하던 것이 버블기에 들어서는 10%미만으로 급속히 감소하였으며, 그 대신에 판매시설의 구성비가 약 40% 정도로 버블이전 보다 2배정도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판매시설은 버블붕괴 후에는 약 10% 정도로 급속히 감소하였으며, 그 대신 업무시설의 구성비가 다시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넷째, 6대도시에 있어서 주거시설의 면적이 지방도시의 면적 및 구성비 보다 크게 높으며, 그 구성비가 전 기간에 걸쳐서 모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버블붕괴 후에는 그 구성비가 거의 50%대에 근접하고 있다.

▲ 출처: 일본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김준환著, 부연사
그럼 왜 6대도시에 이러한 특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그 이유는 부동산 버블이전과 버블기, 그리고 버블붕괴 후의 기간에 따라 재개발사업의 입지가 변화하였으며, 또한 기간에 따라 입지별 업무/판매/주거 등 시설별로 수요가 변화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표 1>은 일본 재개발사업의 시기별 입지변화 및 시설별 수요 변화를 정리한 것이다.

<표 1>에 나타난 것과 같이 일본 재개발사업의 시기별 개발시설의 변화는 재개발사업이 시기별로 입지가 변화한 것과 또 시기별로 입지에 따른 시설별 수요가 변화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가 있다. 따라서 버블이전에는 도심지역의 업무시설 중심의 재개발 사업이 중심이 되었으며, 버블기에는 주변 외곽지역의 판매시설 중심의 재개발사업이, 그리고 버블붕괴 후에는 도심지역의 주거시설 중심의 재개발사업이 중점적으로 진행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일본 재개발사업의 입지변화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자세하게 기술하기로 하자.

그럼 이러한 일본의 재개발사업의 변화가 한국의 재개발사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첫째, 일본은 부동산시장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재개발사업의 입지 및 개발시설의 변화가 있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그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왜 한국의 재개발사업은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에도 구지 도심지역 만을 고집했던 것일까? 이에 대한 원인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둘째, 만약 한국도 지금과 같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된다면, 재개발사업의 입지 및 시설구성에 큰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의 재개발 사업과는 다르게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시기에 가장 가격 상승이 높았던 도심지역에 재개발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한국의 재개발사업의 입지 및 시설구성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다만 일본의 사례를 비추어봤을 때, 부동산가격이 급등하던 시기에 진행되지 말았어야 할 서울 도심지역의 재개발 사업들은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지속된다면 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어, 그 시기에 진행되었던 도심지역의 재개발사업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짐은 벌써 서울지역에 나타나고 있으며, 부동산시장이 장기간 침체된다면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의 부동산버블 전후의 부동산재개발사업의 변화 추이 그 두 번째 순서로써 일본 재개발사업의 개발시설들의 변화추이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다음 호에서는 일본의 부동산버블 전후의 부동산재개발사업의 변화 추이 그 세 번째 순서로써 재개발 사업전후의 재개발사업지의 토지가격의 변화와 입지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김준환 교수는 고려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일분으로 건너가 메이카이대학에서 부동산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로 재직중에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시가지재개발사업에 있어서의 주택공급효과', '일본 도심재개발사업의 이해'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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