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일선에서 밀려났던 구 전 부회장의 움직임에 이어 장녀인 구미현 씨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4월 17일, 구미현 씨는 정기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과 연대하며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와 더불어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 역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부부가 동시에 이사회에 입성...[본문 중에서]](https://cdn.newsworker.co.kr/news/photo/202406/337052_343879_3213.jpg)
[뉴스워커_경영 레이다⑲] 국내 2위 급식업체 아워홈(대표 구미현)이 최근, 새로운 회장을 맞이한 뒤 매각과 상장을 선언하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 아워홈은 2000년, LG그룹 창업주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창립해 범 LG家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아워홈의 지분은 故 구자학 회장의 네 자녀들이 총 98.11%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형제들의 연합에 따라 경영권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에 놓여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2016년부터 경영권 다툼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파생된 이슈와 리스크가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 상태와 새롭게 신임된 회장이 선언한 아워홈의 매각과 상장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아워홈의 지분구조
아워홈의 지분은 故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를 보유하고 있고, 장녀인 구미현 회장이 19.2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또한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가 19.6%의 지분을, 막내인 구지은 전 대표가 20.67%를 갖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2016년 6월, 부회장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구 전 부회장보다 한 발 앞서 경영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던 당시 구지은 부사장은 2004년에 입사해 경영권 승계를 준비해왔으나 오빠가 경영권을 쥐는 동시에 보직 해임됐고, 사실상 이때가 남매간 분쟁의 시초로 보여진다.
-과거, 세 자매 합심해 오빠 해임
그러던 중, 2021년, 구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오너리스크가 발생했다. 그는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세 자매가 합심해 오빠를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키고,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권을 쥐며 대표 자리에 올랐다. 또한, 구 대표는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 재직 당시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 이상으로 받았다고 주장하며 그를 배임 혐의로 고소했는데 이로 인해 구 전 부회장은 현재까지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세 자매 간 협약 존재해, 위약금도 있어..
업계에 따르면, 세 자매가 합심해 구 전 부회장을 밀어낼 당시 ‘주주 간 의결권 통합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르면, 이사 선임, 배당 제안 등의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의결권을 통일해 행사하지 않을 경우, 다른 주주에게 각각 수 백 억 원의 위약금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한다.
-밀려난 오빠의 움직임, 막내 고소
한편, 올해 1월 5일, 구 전 부회장이 구 대표와 구명진 사내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구지은은 자신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 구본성 대표이사의 이사 보수에 대한 주주총회 결의를 문제 삼아 소송까지 제기했고,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에는 종전과 다른 태도를 취했다”며 “지난해 아워홈 주주총회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가 위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구지은, 구명진은 거액의 이사 보수를 수령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장녀의 변심? 정기주총 통해 이사회 입성
경영 일선에서 밀려났던 구 전 부회장의 움직임에 이어 장녀인 구미현 씨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4월 17일, 구미현 씨는 정기주총에서 구 전 부회장과 연대하며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이와 더불어 남편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 역시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부부가 동시에 이사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같은 날 구지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부결됐고 이에 따라 구 대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게 됐다.

구 대표는 주주총회에 앞서 세 자매 간 ‘주주 간 의결권 통합 협약’을 근거로 언니의 의결권 행사를 강제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구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긴 했지만 위약금 조항 등을 통해 구 대표가 언니에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구지은 부회장, 씁쓸한 퇴장..
결국, 5월 31일에 열린 아워홈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대표의 사내이사직 재신임안이 통과되지 못함에 따라, 구 대표는 6월 3일이었던 임기를 끝으로 경영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에 구 대표는 이달 17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임의 변을 밝혔는데 “회사의 성장, 특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회장님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하는 주주들과 경영 복귀 및 즉시 매각을 원하는 주주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의가 없이 일어난 현 상황이 당황스럽고 안타깝다”, “임시주총으로 인해 늦어진 올해 진급 대상자를 발표하고, 경쟁력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롭게 완비하고 임기를 마친다”고 전하면서 쓸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노조 집회 “구미현 부부 사퇴하라”
한편, 지난 달 31일 아워홈 노조는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렬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 “아워홈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오너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구 이사는 형제들과 비슷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형제들 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으나 그동안 경영에 참여한 경험은 전무한 상태다.
-구미현 회장의 취임
이달 18일, 아워홈은 이사회를 열어 신임대표이사 회장으로 구미현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그리고 이 사내이사는 부회장에 올랐으며, 이영표 전 선대회장의 비서실장은 경영총괄 사장에 올랐다. 이 경영총괄사장은 취임 인사말을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회사 안정을 위해 경영진 교체 때마다 상투적으로 시행한 조직개편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해 신뢰를 쌓겠다”고 전했다.
-구미현 회장, “경영권 이양” 취임사
이달 19일, 구 회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취임사를 전했다. 취임사에 따르면 구 회장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전문 경영인에 의한 합리적인 회사 경영 즉,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전문기업으로 경영권 이양이라고 판단했다”,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 지분을 유능한 전문기업에 이양하면서 아워홈 직원들의 고용 승계와 지위 보장을 명문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구 회장은 앞서 거액의 배당금을 요구했다고 알려진 루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2020년 주주총회 당시 주주 배당금을 역대 최고액으로 제안한 주주는 다른 주주였고 나머지 주주들도 모두 찬성해 가결이 된 것”이며 “지난해 주총에선 다른 주주가 배당금을 증액해 수정 제안했으나 저를 포함한 나머지 주주들이 반대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희망 매각가 1조원 이상?
구 회장이 취임사에서 경영권 매각을 선포하자 업계에서는 매각 실현 가능성에 대한 여러 의견이 오갔다. 우선, 가장 중요한 매각금액을 보면, 아워홈은 경영권 매각 희망가로 1조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에서는 아워홈의 희망가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랫동안 이어진 남매 분쟁이 파국으로 끝나면서 향후 아워홈에 대한 시장 평판이 최악에 이를 수 있다”며 “단체급식과 컨세션, 식자재유통 등은 대부분 외부 수주 경쟁에 좌우되고 있기 때문에, 아워홈이 수주 경쟁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한 아워홈이 타사에 경영권을 넘길 경우, 기존의 범 LG家로써 누렸던 혜택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선뜻 아워홈을 인수하려는 곳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2022년에도 구 전 부회장과 함께 지분 매각을 발표한 적이 있다.
-상장 계획 발표
매각 발표에 이어 21일, 아워홈은 국내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밝혔다. 아워홈은 올해 안에 IPO 주관사를 선정해 2026년 상반기까지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IPO를 선언한 이유로 첫째, 구 회장의 지분 현금화와, 둘째, 구 회장이 IPO 구주매출로 지분을 현금화하면 일반 투자자에게 지분이 희석돼 기존 주주 간 지배 구도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 추측하고 있다.
아워홈의 상장에 대해 아워홈 관계자는 “구자학 선대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전 세계 식음 문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아워홈 도약을 위해 기업공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향후 실적 및 수익성도 긍정적인 만큼 IPO 추진에 탄력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또한 “회사에서는 매각안과 IPO안을 모두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 단계에서는 상장을 좀 더 우선시하고 있다”, “경영권 관련 이슈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회장을 맞이하며 전에 없던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아워홈. 매각과 상장을 통해 기나긴 분쟁을 끝낼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른 변수로 인해 새로운 갈등상황이 생겨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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