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가족 소유 계열사는 내부거래로 자본 축적 중
[뉴스워커_진단_파세코] 파세코(대표 유일한)는 1986년 우신전자로 설립된 후 파세코로 사명을 변경한 전자회사다. 석유스토브 등 연소기기와 김치 냉장고, 식기세척기 및 창문형 에어컨 등의 가전 기기의 제조와 판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이곳은 창업주 유병진 회장에 이어 장남 유일한 대표가 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분율 31.64%로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지분율 30.14%를 보유한 차남 유정한 파세코 이사는 에이치엔씨 대표로 재직 중이다. 가전기기를 판매하는 파세코는 지난해 11월 지식경제부와 기술표준원이 주최하고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2012년 ‘품질경쟁력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반면 이곳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용 비중이 1%대에 머물고 있으며, 또한 오너 경영인은 5억원 이상 평균 보수 및 10억원대의 배당 수익을 받고 있다. 한편 가족 회사인 에이치엔씨와의 활발한 내부거래로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1%대.. 오너 경영인은 고액 연봉에 배당 수익은 두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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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그룹 계열사 이사회 장악한 오너 경영인…일감몰아주기와 고액연봉 등 오너리스크로 체제 이어갈 수 있을까
- 사내이사 6인 중 5인이 오너일가, 낮은 이사회 참석률 대비 높은 보수에 일감 몰아주기 정황까지.. 이사회 객관성 우려돼
- 관계기업 장기 대여금 전액 대손 충당금 설정한 유성티엔에스, 오너 2세와 지분 관계있는 비상장 계열사는 내부거래로 외형 확장 중
- 신안그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오너 일가 간접 수혜?
- 자본 대비 부채 10배 넘어 ‘재무 건전성 빨간불’..적자에도 오너 경영인 고액 연봉.. 이사회에 대한 오너 일가 입김인가
- 진로발효 실적은 떨어지는데, 오너는 계열사서 5년간 100억 안팎 고액 배당
파세코의 주요 사업 영역은 석유스토브 등 연소기기와 김치 냉장고, 식기 세척기 및 창문형 에어컨 등의 가전기기의 제조와 판매업이다. 가전 기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파세코의 2018년에서 2022년 사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를 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창문형 에어컨의 호실적으로 유명세를 탄 데 반해 연구 개발에 대한 부분이 다소 약해 보인다. 삼성 외 여러 경쟁사가 동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 게다가 계절 가전기기 외 제품의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파세코의 최근 5년 간 재고자산 회전일수(365/재고자산회전율)에 따르면 활동성이 떨어지고 있다.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자산으로 나눈 재고자산 회전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2019년 45.5일을 기록한 이후 줄곧 늘어나더니 2022년에는 113.7일로 4년 새 크게 늘었다. 그만큼 파세코의 재고자산이 원활히 회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감소하고 영업이익 및 순이익도 각각 30.9%, 47.8%씩 줄며 실적 하락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연구개발 부족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일 수 있다.
연구개발에 있어 아쉬운 점에 반해 파세코 창업주 유병진 회장의 장남 유일한 대표이사는 2021년부터 5억원 이상 평균 보수 공시 대상자가 됐다. 재고자산 회전이 크게 더뎌지기 시작한 2021년 이 대표는 급여 약 4억7809만원, 상여 약 5072만원으로 총 5억2881만원을 수령했다. 이듬해에는 상여 없이 급여로만 전년도에 비해 30.1% 증가한 약 6억2216만원을 이 대표에 지급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41%에서 1.51%로 늘어난 데 그쳤다.
지속적인 배당을 실시한 파세코는 배당 성향(배당총액/순이익)도 높은 편이었다. 가령 2018년의 경우 순이익의 58.86%가 배당으로 주어졌으며 배당 성향이 가장 낮은 해는 2021년으로 21.97%였다. 이 때문에 지분율 30% 이상씩 보유한 유병진 회장의 장남 유일한 대표와 차남 유정한 이사의 배당 수익은 상당했다.
2018년 유 대표 및 유 이사의 배당 수익은 각각 8억원을 넘어섰으며 다음 해부터는 10억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 5년 간 차등 배당 없이 지급된 배당 수익으로만 유 대표는 약 59억원, 유 이사는 약 56억원이었다. 파세코의 사내이사 3인이 모두 유 회장과 두 아들로 구성된 만큼 배당이나 이사 보수 지급액 등의 산정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여러 모로 필요할 수 있다.
오너 2세 가족 회사 ‘에이치엔씨’ 매출 절반이 파세코와의 거래.. 밀어주기?
에이치엔씨는 1997년 설립 후 석유 및 가스 연소기기 제조 및 전기용품의 제조를 주 영업 목적으로 하는 곳으로 파세코 지분 1.76%를 보유 중이다. 해당 회사의 대표 이사는 지분율 65%의 유정한 이사이며 유일한 대표는 35% 지분율로 감사로 등재돼 있다. 지분 구조 등에 따라 에이치엔씨는 오너 일가의 가족 회사로 간주할 수 있다.
에이치엔씨의 매출액에서 파세코와의 거래가 차지하는 부분은 매우 컸다. 2018년 총매출액 약 185억원 중 76.5%에 해당하는 약 141억원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였다. 2019년, 2020년 30%대로 줄며 내부거래 의존도가 완화되는 듯하더니 2021년부터 다시 높아졌다. 작년에는 매출액의 55.2%가 기타 특수관계자인 파세코와의 거래로 구성됐다. 이는 곧 주주이자 오너 일가의 가족 회사인 에이치엔씨를 상대로 파세코가 든든한 매출처가 되어 준 셈이다.
내부거래로 실적을 올리며 에이치엔씨의 자본력도 상승했다. 2018년 약 108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2021년 약 188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2022년 약 11억원의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내며 이익 잉여금 감소로 인해 자본총계는 약 166억원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5년 사이 자본총계가 약 59억원 이상 늘어난 데 내부거래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사내이사 3인 모두 오너 경영인으로 구성된 만큼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더욱더 주력해야 한다. 또한 파세코가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 개발 등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고 비상장 오너 가족 회사의 내부거래를 줄인다면 기업 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에 이 부분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는 게 뉴스워커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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