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쏘나타 디자인 변천 과정<자료수집_뉴스워커, 그래픽_진우현 기자>

[뉴스워커_강희경 기자] 단순한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생활공간의 하나로 발전하기까지 자동차의 디자인은 당대의 기술수준과 문화를 반영하며 발전되어 왔다. 마차가 아닌 스스로의 동력을 이용하여 움직이는 자동차로 발전하면서 바퀴와 좌석만이 주가 되었던 이동수단에 안전성을 겸한 차체가 더해졌고, 스포츠성을 위한 드라이빙, 안락함을 위한 서스펜션 등 발전하는 자동차, 특히 외관의 변화는 시대의 흐름과 함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 좌: <내연기관으로 만들어진 첫 자동차, 1885 Benz> 우:

내연기관으로 만들어진 첫 자동차는 마차에서 약간 변형된 삼륜차의 형태를 띄었다. 자동차 역사의 시작을 알린 이 삼륜차는 외관이 없는 그 자체로 클래식한 멋스러움이 흐른다. 이로부터 발전해온 현대의 자동차들은 기본 세단부터 최고급 스포츠카까지 끊임없이 발전해온 자동차 기술을 접목하여 다양한 디자인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을 매혹하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디자인은 기술과 당대의 시대성을 반영하며 혁신적으로 발달하였다.

1970년대에 이르러 ‘포니정’이라 불리는 정세영 회장의 노력으로 자동차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나갔던 한국 자동차는 여타 자동차사들에 비해 시작은 늦었지만 현재 글로벌시장에서 순위권 내에 이름을 오르내릴 정도로 혁신적인 발달을 이루어냈다. 그 역사의 궤를 함께한 국산차로 32년차 국민 중형세단인 ‘쏘나타(SONATA)’가 있다.

▲ 자료_현대자동차

1세대 쏘나타는 이탈리아 자동차회사로부터 도움을 받아 설계된 모델이었으나 이후 현대차는 독자적으로 디자인한 최초의 모델로 2세대 쏘나타를 선보이면서 진정한 한국고유 모델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 2015년 탄생 30주년을 맞은 쏘나타의 디자인 변천사를 통해 한국 자동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자동차 디자인의 가늠쇠를 조절해 봤다.

7~80년대 개발도상국으로 발전단계의 있던 한국에 필요한 것은 ‘경제성’이었다. 석유파동 이 후 생산 효율이 좋은 각진 자동차들이 생산되기 시작했고, 1985년 출시된 쏘나타 역시 네모 반듯하게 각이 져있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있다. 길쭉한 범퍼는 미국의 안전규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당시 ‘시속 5마일(약 시속 8km)의 속도로 범퍼가 부딪혀도 원 상태로 복원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맞게 제작된 것이다. 이 당시 규정에 맞추기 위해 많은 차종의 범퍼가 길어졌다.

▲ 쏘나타 1세대, 출처: 위키피디아

한국 고유의 첫 디자인 개발 자동차로서 시작점이 된 2세대 쏘나타는 1세대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전륜구동 세단으로 구동축이 뒤로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실내가 후륜구동 자동차보다 넓고, 눈과 비가 많이 내리는 한국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 그리고 한국고유 모델이기에 한국인에게 더 많은 사랑을 얻게 되었다.

▲ 쏘나타 2세대, 출처: 위키피디아

또 당시 한국의 철판 성형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각진 차체를 조금씩 벗어나 유선형 스타일의 모델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의 모습이기도 하다. 모든 모서리가 네모 각졌던 1세대와 다르게 모서리가 둥근 형태로 말렸고, 앞부분이 살짝 낮게 설계되면서, 쏘나타 2세대는 1988년 출시되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 판매 1위로 큰 인기를 끌었고 1993년 단종 되었다.

이 후 각진차가 구식의 촌스러운 차로 여겨지며 부드러운 유선형의 차들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3세대 쏘나타를 보면 이러한 점을 확연히 볼 수 있다. 모서리만 둥글게 말렸던 2세대 쏘나타에서 한층 더 부드러운 선형으로, 차체 전체가 둥그렇게 말려있는 형태로 당대의 유행형태를 확실히 보여준다.

▲ 쏘나타2라고 불렸던 쏘나타 3세대, 출처: 위키피디아

처음으로 뒷 번호판의 위치가 테일 게이트가 아닌 범퍼에 위치하였던 4세대 EF쏘나타는 ‘Elegant Feeling’ 이라는 슬로건으로 마케팅을 하며 보다 진화된 유선형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5세대 ‘NF쏘나타’는 대한민국에 공식 수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혼다 어코드와 테일램프가 비슷하여 논란이 있었으나, 추후 안전성이 향상됨과 함께 일본의 산업진흥회로부터 승용차 부문 ‘굿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2007년형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상이 가로 한줄에서 두 줄로 바뀌고 헤드램프는 블랙 베젤에서 실버 베젤로 바뀌어 출시되기도 하였으며, 실외 뿐 아니라 실내에도 블랙 내장 색상이나 프리미엄 트림 등이 추가되면서 내부적으로도 소비자에게 한층 더 향상된 내부 디자인을 선보인 모델이었다.

6세대 YF 쏘나타는 미국 디자인센터의 안드레 허드슨 디자이너가 주도한 모델로 과감하게 스포티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전환되었다. 연비개선과 통풍시트 등의 다양한 편의기능이 추가되면서 전세계 누적판매 5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선명한 크롬이 적용된 라디에이터 그릴에 대한 소비자의 호불호가 뚜렷이 나뉘었고, 추 후 동급의 차종인 기아 K5에 판매량이 밀리면서 연간 판매량이 추락하는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전 5세대 이후 미국 유수의 디자이너 영입 후 혁신적인 변화를 꾀했던 현대자동차의 노력이 보이는 디자인으로 평가됐다.

2014년 3월에 출시되어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2017년까지 출시된 7세대 쏘나타는 이 후 풀체인지에 가까운 변화로 뉴라이즈, 하이브리드 모델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뉴라이즈 모델에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하여 굵직하게 과감하고 스포티한 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외관의 진화에 발맞추어 사용자 편의성을 배가한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또한 눈여겨 볼만 한데, 점점 더 운전자의 편의성 및 직관성에 맞추어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중심 센터페시아에 큰 화면의 디스플레이를 장치하고 오디오 조작부 등의 주요 조작버튼이 한 번의 조작으로도 해당 기능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드키로 구성되어 있다. 센터 콘솔부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능까지 탑재되어 내부 인테리어 뿐 만 아닌 사용자의 편의성이 배가된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이제는 자동차의 외부 디자인 뿐 만 아니라 내부 디자인까지 자동차의 중요한 디자인의 요소가 되면서 자동차 디자인은 더욱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고, 이럼으로써 단순한 운송수단 이동수단으로서의 자동차가 아닌, 생활공간으로서의 자동차로 발전하게 됐다. 이는 소비자의 니즈 즉, 운전자의 편의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는지가 외관 디자인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국산 장수 모델인 쏘나타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인 디자인 혁신으로 국민 세단으로 불리게 될 수 있었다. 초기에는 “소나 타는 차”라며 조롱을 받는 시기도 있었지만, 해외 유수의 디자이너를 영입하며 다양한 시도를 현대자동차는 거듭했고, 국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장수 모델로서 탄탄하게 현대자동차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대의 문화와 기술이 조화롭게 결합되어 시대성을 보여주는 심볼로서의 자동차 디자인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과 흐르며 재미를 넘어 캐미를 자극할지 사뭇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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