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제 시대의 함정, 발목 잡힌 이용자들 한숨만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계정 단속 이후 대폭 늘어난 신규가입자 수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신규가입자가 대폭 늘어 올해 1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는 933만 명 늘어난 총 2억 6,960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한국에서는 이전 대비 부진한 성적표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증가세는 괄목할 만하다. 결국 넷플릭스의 제재 카드가...[본문 중에서]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계정 단속 이후 대폭 늘어난 신규가입자 수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신규가입자가 대폭 늘어 올해 1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는 933만 명 늘어난 총 2억 6,960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한국에서는 이전 대비 부진한 성적표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증가세는 괄목할 만하다. 결국 넷플릭스의 제재 카드가...[본문 중에서]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라던 넷플릭스의 변심


넷플릭스를 위시한 주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이 계정 공유를 폐지하고 요금제 인상에 나서 구독 경제 시대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작년 11월부터 전격적인 계정 공유 단속을 시행해 기존 무임승차 고객에게 추가 요금을 받는 한편 상대적으로 저렴한 베이식요금제의 신규 가입도 제한하며 사실상 전체적인 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 넷플릭스를 구독하려면 시간당 3~4분가량의 광고를 봐야 하는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하거나 최소 베이식보다 4천 원 비싼 13,500원의 스탠다드요금제를 이용해야만 한다.

2016년 정식으로 한국 서비스를 출범한 넷플릭스는 초기에는 계정 공유를 독려하며 가족과 친구들이 하나의 아이디로 무한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17,000원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4명의 이용자가 공유하면 한 명당 4천 원꼴의 저렴한 금액으로 하나의 계정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인데 202311월을 기점으로 옛일이 돼버렸다. 서서히 구독료 인상에 나선 넷플릭스는 이제 아예 계정 공유 차단으로 구독자를 쪼개며, 적극적인 추가 수입 확보에 나선 것이다, 특히 계정 공유가 한 가구 내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한 달에 한 번 동일 네트워크에 접속해 동거 중임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은 비밀번호 공유는 사랑이다라며 전 세계 구독자를 현혹했던 넷플릭스의 초기 발언을 무색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보다 자사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성도 높은 우량 고객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인데, 코로나 기간 이용자 폭증의 반사이익을 누리며 업계 내 모든 경쟁자를 제치고 우뚝 선 지금, 전략적으로 요금 인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OTT 이용자의 86% 이상이 가족을 포함한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유 계정에서 이탈된 신규이용자의 급증이 예상된다. 하지만 그만큼 국내외 반발도 만만찮아 넷플릭스는 구독료에 버금가는 가치 있는 콘텐츠 생산이라는 압박감 또한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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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식을 대체하는 광고형 요금제


한발 앞서 계정 공유 단속이 시행된 페루 등 남미 국가들은 이미 한차례 반 넷플릭스 정서가 온라인을 휩쓸었는데 소셜 미디어상의 수많은 반발과 구독 취소 협박이 있었지만 결국 현재는 추가 비용을 내며 기업의 제재에 적응한 모습이다. 미국을 비롯한 프랑스와 영국은 공유 계정 단속에 이어 가격마저 3~4달러 인상됐는데 그 결과 대부분 가입자가 광고형 요금제로 갈아타며 구독 부담을 낮추는 추세다. 대체로 아직은 광고형 요금제라는 실속형 선택지가 있어 구독을 유지하겠다는 분위기지만 예전만큼 플랫폼에 활력을 더해줄 대형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게임 등의 실질적 수요가 없는, 질 낮은 부차적 서비스의 등장이 OTT 자체의 매력을 깎아 먹고 쓸데없는 비용 상승만 일으킨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계정 단속 이후 대폭 늘어난 신규가입자 수에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북미권 신규가입자가 대폭 늘어 올해 1분기 전 세계 가입자 수는 933만 명 늘어난 총 26,960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한국에서는 이전 대비 부진한 성적표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증가세는 괄목할 만하다. 결국 넷플릭스의 제재 카드가 신규가입자 유치에 이바지해 54% 이상의 영업이익을 남겼으니 이번 계정 제재는 틈새를 노린 성공적인 수익 모델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무임 승차하던 고객들이 이탈을 선택하든 추가 요금을 내든 OTT 시청에 대한 노선을 분명히 했기에, 이후에는 더 이상 신규가입자 증가를 유도할 촉매제가 없어 매출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도 티빙도 디즈니도 너도나도 구독료 인상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는 타 OTT 플랫폼에도 빠르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튜브는 중간 광고가 포함되지 않은 프리미엄 서비스 가격을 월 10,450원에서 14,900원으로 대폭 인상했고 디즈니플러스도 9,900원이던 기본 요금제를 13,900원으로 40% 인상, 이후 계정 공유까지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토종 OTT 티빙 역시 5월부터는 20% 이상 할증된 연간 요금제 시행을 공지했고 쿠팡플레이 역시 자체 마켓 서비스 와우 이용료가 7월부터 7,890원으로 58% 인상된다. 결국 넷플릭스는 초반 시장 진입 단계를 지나 일단 플랫폼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OTT 성장 둔화 단계를 헤쳐 나갈 사업적 묘안을 업계에 제시한 셈인데, 소비자로서는 광고형 요금제와 계정 공유 차단이라는 극단적 두 방향이 결국은 더 비싼 요금제로 유도하기 위한 단계적 주머니 털어가기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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