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김지훈 기자] ‘코웨이’ 웅진 곁 떠나, 사모펀드 품으로=지난 2012년 9월 급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는 2007년 5월 웅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2007년 6월에는 시공능력평가 38위의 중견건설사 극동건설을 인수해 또 한번의 비상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건설업황이 악화되면서 경영난에 빠지자 웅진홀딩스는 2012년 8월 당시 알짜 사업이라 불리는 ‘웅진코웨이’의 매각을 결정하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의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웅진그룹은 최대의 캐시카우(현금줄)인 웅진코웨이 매각 카드를 꺼내 들은 것인데, 당시 업계는 윤 회장이 건설과 태양광 사업을 지키기 위해 알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내놓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극동건설은 9월25일 150억 원 규모의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하고 결국 1차 부도 처리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정리_김지훈 기자 / 그래픽_진우현 기자

◆ 코웨이 본업 렌탈사업 ‘튼튼’

2017년 2분기 실적발표=코웨이는 2017년 8월 1일 2017년도 2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실적을 발표하였다. 공시에 의하면, 17년 2분기 전체 매출액은 6,233억 원으로 2017 1분기 대비 (+2.2%) 성장, 전년동기대비 (+12.3%) 증가하였으며, 영업이익은 1,206억 원으로 2017년 1분기 영업이익 대비 (-0.3%)이지만, 전년동기대비 (+919.4%) 성장을 하였고, 당기순이익은 951억 원으로 2017년 1분기 대비 26.2%, 전년동기대비 (3310.7%) 성장을 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웨이의 주력사업은 렌탈부문으로써 전체 사업부문 중 80%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렌탈 부문에서 코웨이는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코웨이는 올 상반기 총 74만7000대의 렌탈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2분기 판매량은 39만7000대로 1분기보다 13.5%,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3.2% 늘었다.

코웨이의 현재 총 계정수는 575만개(렌탈 492만, 멤버십 82만)로,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매 분기 증가하고 있다. 렌탈 판매의 호조는 공기청정기가 주도했다. 미세먼지 및 황사로 인한 국내 공기질이 악화한 영향으로 공기청정기의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전 분기보다 45%가량 증가했다.

회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2415억 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니켈사태 여파에서 벗어나 사업적으론 다시 정상 궤도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장기계약 구조인 렌탈사업의 특성상 코웨이의 안정적인 실적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코웨이의) 거래기반이 안정적이고 축적된 계정에 힘입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며 “매출 기반이 되는 렌탈 및 멤버십 계정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하지만, 실적 안정성에도 불구, 재무적 불안감 여전히 남아있어

꾸준히 늘어나는 배당금=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1월, 기존 최대주주인 웅진홀딩스로부터 코웨이의 경영권을 인수했을 당시 코웨이 지분 30.9%에 대한 인수금액은 총 1조1900억 원이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배당 재원을 마련하고 투자금 회수를 위해 2차례 자본조정을 실시했다. 코웨이홀딩스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 규모는 1조2500억 원이 됐다.

또한, MBK파트너스는 배당을 늘리고 있다. 2013년 784억 원이던 연차 배당금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2016년엔 2080억 원, 2017년 반기까지 2930억 원으로 늘었나,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2013년 이후 배당금만 3배 이상 증가해, 코웨이 자본유출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배당을 통한 유출 액만 4000억 원을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는 달리 배당 규모가 늘어나는 동안, 회사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역으로 약화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말 880억 원이던 총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500억 원까지 늘었고, 올해 5월엔 6300억 원까지 증가했다. 이 차입금 모두 단기차입으로 조달했다.

MBK파트너스의 이 같은 배당정책과 단기 차입기조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까진 사업 실적이 뒷받침 되고 있지만, 사업적인 변수에 대응할 체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웨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렌탈사업이 주력인데 지난해 니켈사태와 같은 악재가 발생하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며 “주주배당과 투자금 회수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탄탄한 재무상태를 만들어야 하는데 대주주의 노력이 현재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정리_김지훈 기자 / 그래픽_진우현 기자

◆ MBK파트너스 일부 지분매각, 코웨이 재매각 수순 밟나?

코웨이홀딩스 보유지분 중 4.67% 처분=2017년 5월 17일 코웨이 최대주주인 코웨이홀딩스가 전일 시간외 매매로 보유 지분 중 4.67%를 처분했으며 금액으로는 약 3,700억 원이다. 이번 거래로 코웨이홀딩스의 지분은 31.2%에서 26.52%로 낮아졌지만 경영권 유지에는 문제가 없다

웅진 측 MBK파트너스에 손해배상소송 제기=2017년 7월 3일 웅진에 따르면 웅진은 지난주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5월 코웨이 지분 4.67%를 매각한 행위는 자신과 맺은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264억 원을 배상하라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웅진은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우선매수권을 받았는데 MBK파트너스가 이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우선매수권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코웨이 지분을 매각하려면 웅진에 먼저 의사를 물어야 하는데 5월 거래에서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MBK파트너스 ‘법적 문제없어’=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소송에 대해 뉴스1 등의 보도 매체 등에 따르면 거래는 이미 법적 검토를 거친 후 이뤄진 만큼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 법정 대응을 시사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5월 지분 매각이 특정 상대방을 염두에 둔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웅진의 주장처럼 우선매수권에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라고 맞선 것이다.

이번 소송이 어떻게 결론이 나든 일단 지분 매각은 유효해 보인다. 웅진은 손배소만 제기했을 뿐 거래에 대한 효력 정지 소송은 검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웨이도 이번 소송 당사자가 아니어서 소송 관련 금전적인 부담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 결과보다 소송이 코웨이 매각 절차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그 동안 코웨이는 3조원 안팎의 비싼 몸값 탓에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5월 지분이 팔린 만큼 코웨이의 몸값이 낮아진 덕분에 인수자를 찾는 작업이 그만큼 수월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코웨이는 현재 안정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배당금 증가로 인한 자본유출 및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재매각 가능성도 있어, 재무적 리스크 및 경영 리스크를 동시에 품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코웨이가 다시 웅진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또는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될지, 그것도 아니면 그 전에 재무적 리스크로 인해 회사자체가 흔들리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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