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명 어묵탕 가게의 음식 재사용 논란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1팀

‘부산 더러운 식당’


지난 18일, 한 인터넷 게시판에 ‘부산 더러운 식당’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A씨는 맛집으로 보여 들어간 식당에서 음식 재사용을 목격했고 글을 작성했다. 물론 게시글 작성에 앞서 업주에게 항의도 있었다.

A씨가 방문했을 당시 뒤쪽에 앉은 손님들이 이미 어묵탕을 먹고 있었다. 해당 손님들은 먹던 어묵탕을 데워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자 손님의 그릇에 있던 것을 육수통에 토렴해서 가져온 것이다. A씨는 제 눈을 의심해 자신들의 것도 데워다 달라고 요청했으나 결과가 똑같았다고 덧붙였다.

그 장면을 본 A씨는 음식 먹기를 그만두고 곧장 계산 후 업주에게 항의했다. 그러나 업주 측에서는 먹던 게 아니라 괜찮다는 말로 일관했다. A씨는 게시글에 해당 식당의 음식 재사용 장면 영상의 캡처 사진과 당일 영수증 사진을 첨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폭로글이 확산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저희 업소는 안심식당입니다


해당 식당은 부산 중구의 60년 전통 어묵 음식점으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선정한 ‘안심식당’이다. 안심식당은 덜어먹기 가능한 도구 비치 및 제공, 위생적인 수저 관리,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 식사 문화 개선 수칙을 지키는 곳으로 해당 식당의 소재지 지자체를 통해 지정받을 수 있다.

업주 측에서는 음식 재사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기존 국물은 버린 뒤 육수통에 있는 육수를 국자로 떠 담았다는 것이 업주의 입장이다. 어묵탕 국물에 찌꺼기가 남아 있을 수 있는데 토렴 식으로 데우면 육수통에 있는 국물을 모두 못 쓰게 된다는 것이다. A씨가 방문 당일 주방과 멀리 떨어져 앉아 오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장점검 결과...


A씨의 게시글에는 해당 식당의 음식물 재사용 영상이 아니라 영상의 캡처 사진만 올라와 있어서 전후 관계는 자세히 파악할 수 없었다. 커지는 논란에 중구청에서는 다음날 해당 가게의 영업이 시작되자마자 빠른 사실 확인을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A씨의 폭로글 게시 바로 다음날인 19일 오후, 부산 중구청은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지속적으로 게시글 내용을 부인하던 업주는 공무원이 제시한 동영상을 보고서야 음식 재사용 사실을 시인했다. 이에 부산 중구청은 해당 식당에 15일 영업정지를 조치하고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있었던 일...


지난달 7일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부산 동구의 돼지국밥집에서였다. 해당 돼지국밥집은 깍두기 재사용으로 물의를 빚었다. 마찬가지로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고, 사건 발생 후 22일 만인 29일 오전 영업을 재개했다. 업주 K씨는 “코로나 시국에 반찬 재사용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다.”라고 말하며 반성의 의지를 전했다.

불과 지난달에 한동네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음식 재사용을 자행한 업주를 향해 여론의 분노가 거세다. 그렇지 않아도 음식 재사용은 안 될 말인데, 코로나 시국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음식을 재사용했다는 데 반발이 크다.


질타와 경고...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쉽고 편하게 벌고 싶은 마음도 모두 이해한다. 그러나 그 모든 욕심의 끝이 본인의 양심을 거스르는 방향이어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은 해당 음식점의 영업정지 처분 정도로 끝났지만, 그날 방문한 손님 중 코로나19 감염자라도 있었더라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었을 거다.

식당에서 치르는 값은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데 드는 돈뿐만 아니라 그 식당을 향한 신뢰도 포함한다. 그러니 아무리 바쁘고 정신이 없어도, 음식을 팔아 돈을 받는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이번 사건의 결과가 해당 업주에게는 무거운 질타가 되고 다른 업주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