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신대성 기자] 세상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한다. 작게는 과장 봉지부터 시작해 크게는 자산 총액 수천조 원에 이르는 대형 글로벌 기업 브랜드까지 그 브랜드는 저마다의 빛을 뽐내며 수백 년의 역사 속에 찬란히 빛나고 있다.

브랜드는 쉽게 변하지 않으며 또 그런 브랜드 일수록 오랜 세월을 견디어 낼 수 있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사 메르세데스 벤츠는 자사의 ‘S클래스’ 시리즈를 흐트러짐 없이 올 곶은 태도로 지키고 있다. 다소 거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그들의 자존심이며 ‘안전’이라는 원칙을 바꾸지 않는다는 소비자를 향한 약속이기도 하다. 벤츠가 다른 브랜드를 또 다른 프리미엄이라고 하지 않고 오로지 S시리즈를 벤츠의 상징으로 지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강남 재건축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 (Xi)’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강남 재건축 수주 시장을 겨냥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마치 유행처럼 런칭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GS건설은 ‘자이(Xi)’ 브랜드 하나만을 프리미엄으로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반포주공 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경쟁사가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웠지만 GS건설은 자이라는 이름을 앞세운 ‘자이 프레지던스’를 론칭했다. 자이는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의 대명사인 만큼 ‘자이’ 브랜드를 유지하고 단지의 특징을 나타내는 수식어를 붙인 것으로 풀이된다.

▲ GS건설의 자이(Xi)브랜드가 대한민국 20대 이상 아파트 수요층을 중심으로 아파트 브랜드 중 독보적 1위에 오른가운데, 자이 브랜드라는 단일 브랜드가 GS건설에게는 큰 자부심으로 남겨져 있는 모습이다.<사진은 지난 2016년 8월 닥터아파트 조사 기준이며, 조감도는 현재 입찰 참여 중인 GS건설의 자이 프레지던스, 그래픽_진우현 기자>

◆ ‘자이=프리미엄 아파트+강남 대표 아파트’ 위상 확고

GS건설의 자이 브랜드 고수의 이유는 명확해 보인다. ‘자이=프리미엄 아파트’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1등 아파트 브랜드의 위상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벤츠의 ‘S클래스=프리미엄’인 것과 같다.

몇 해 전부터 건설업계는 아파트 프리미엄 브랜드를 대거 런칭한 바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배경에는 ‘강남 재건축 시장 입성’에 있겠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강남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GS의 자이 브랜드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프리미엄 아파트 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 시장에서 자이의 위상은 ‘경쟁자가 없다’고 할만큼 독보적이다. 자이는 강남시장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파트로 꼽혀왔다.

실제 지난해 8월 닥터아파트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가장 분양받고 싶은 아파트 브랜드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강남4구 거주자의 30.7%가 자이를 가장 분양받고 싶은 아파트로 꼽았다. 뒤를 이어 삼성물산의 래미안(28.7%)이 2위,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10.1%) 3위, 대우건설의 푸르지오(7.0%) 4위, 롯데건설의 롯데캐슬(5.8%)이 5위였다.

◆ 브랜드 이원화는 재산권 침해와 입주민 차별 위험도 따라

아파트 단일 브랜드 자이를 유지하는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브랜드 이원화로 인해 ‘입주민의 재산권 침해’라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아파트 브랜드가 부동산의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다”며 “고급 브랜드 런칭으로 브랜드를 이원화한다면 기존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급이 낮은 아파트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 건설회사가 만든 아파트인데 어떤 아파트는 프리미엄이고 어떤 아파트는 일반이냐는 ‘차별 논쟁’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무시못 할 위험이 있다”며 “같은 회사가 지었는데 고급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로 구분돼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는 곧 재산권에까지 영향을 주는 연쇄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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