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10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협상을 위해 독립선언 절차를 2-3주간 보류키로 했다.

자체적으로 설정한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독립에 반대하는 스페인 내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다가 유럽연합(EU), 이웃 국가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카탈루냐가 실제 독립하면 스페인 중앙정부의 제재, EU 자동탈퇴와 함께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달 초 치러진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90%의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되자 9일(현지시간) 열리는 자치의회에서 투표 결과를 공식 의결한 뒤 독립을 대내외에 선포한다는 계획을 일단 세워뒀다.

하지만 스페인 중앙정부는 여전히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투표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협상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AP, 로이터 등에 따르면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대통령은 이날 카탈루냐 자치의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분리독립 투표의 압도적인 승리로 자치정부에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이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됐다”고 밝혔다.

지난 달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가결한 주민투표법은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푸지데몬 수반의 요구 후 48시간 이내 공식적으로 독립을 선포하도록 하고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자치의회가 이런 절차를 따를 경우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헌법 155조를 발동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한 상태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중앙정부가 불복종하는 지방정부를 해산하고 새 내각 구성을 위한 선거를 치르도록 강제할 권한을 담고 있다.

카탈루냐의 독립 선언을 앞두고 독립에 대한 여론이 안팎에서 악화하고 있어 자치정부의 향후 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푸지데몬 자치정부 대통령은 “긴장을 완화하고 카탈루냐 주민들의 요구를 진전시킬 수 있는 해법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독립선언의 효력을 2~3주간 보류해달라”고 자치의회에 요청했다.

푸지데몬은 "우리는 스페인 중앙정부와의 협상기회를 가지기를 요청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카탈루냐 자치의회 주변에서는 수천명의 분리독립주의자들이 모여들었다. 카달루냐 깃발을 단 수십대의 트렉터들도 등장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 상임위원장은 이날 푸지데몬 수반의 연설에 앞서 카탈루냐 지도자들에게 독립선언보다는 대화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따르면 지난 1일 분리독립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의 43%인 230만명이 참여, 90%가 독립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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