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원준이 자신의 인생 최대 위기를 언급했다.

김원준은 1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2005년 무렵 겪었던 녹음실 부도 사건이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고 말했다. 

김원준은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더라"라며 "2002 월드컵 때 방송 활동을 거의 안했다"며 힘들었던 시기를 털어놓았다.

김원준은 자신의 녹음 장비가 있는 작업실을 공개하며 "처음으로 빚이 생기고 나서 정말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김원준은 "결국 부도가 났고 숨이 막혔다. 겪어보지 않았으니까"라며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돈을 갚아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매니저들에게 연락을 했더니 '떠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연락하냐'는 답을 듣기도 했다.

이어 "이후 어느 날 대형 마트에서 대낮에 선글라스를 끼고 '쇼'를 불렀는데 정작 사람들은 내 무대가 아닌 사은품에 관심을 가졌다. '쇼'를 부르며 선글라스를 벗는 안무가 있었는데 차마 벗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김원준은 이와 함께 "교수 활동은 5~6년 정도 활동하고 있다"며 "대학원을 다닐 때보다 더 열심히 다니고 있다. 솔직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가수를 시작할 때 아버지의 반대가 컸다고 했다.

김원준은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는 취미였다. 집에서도 취미라고 생각해서 걱정을 안 하다가 내가 음악을 전공하기 위해 예술학교를 가고 싶다고 해서 문제가 커졌다. 어느날 와보니 악기가 없어져있고 그쪽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의사셔서 그쪽으로 가길 바란 것 같다"고 말했다.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을 때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다. 김원준은 "트로피를 들고 갔다. 내가 만든 자작곡으로 1위를 했다. 말씀을 드리는데 일어나시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20여년이 흐른 후 아버지의 진심을 알게 됐다. 그는 "어느날 집에 갔는데 트로피가 두 개만 없더라. 나중에 알게 됐는데 아버지 병원에서 드라마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병원 벽에 내 CD, 사진, 트로피들이 있어서 스태프들이 '누가 봐도 김원준 아버지 병원이다'고 생각했다더라. 아버지가 속으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원준은 의사 아버지를 둔 3남매의 막내아들이자 부잣집 도련님으로 자라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김원준은 X세대 대표주자로 부상하며 '모두 잠든 후에', '언제나', '쇼' 등 직접 만든 히트곡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인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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