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복약지시 없는 의약품 판매 시 부작용 우려
[뉴스워커_고영진 기자] 편의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편의점약품에 대한 확대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많은 국민들이 걱정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누구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닌 건강과 안전이 직결되는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구입할 경우 복용 시 주의사항이나 제대로 된 복약 지도 없이 약을 복용해 부작용 등의 피해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국민들이 편의점약품 확대를 추진할 것이 아니라 공휴일이나 야간에도 안전하게 약사의 복약 지시를 받고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심야공공약국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국민들의 이러한 우려는 한 조사기관의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59세 이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상비의약품 편의점 판매에 대한 인식 및 구입 조사’ 설문 결과 응답자의 66%가 현재 편의점 안전상비약 품목수에 대해 적정하다고 응답했으며, 88%의 응답자는 심야 공공약국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고 답했다.
야간 및 공휴일 공공약국 운영 제도화에 대한 질문에는 92%의 응답자가 ‘동의한다’고 응답했으며, 심야 환자 발생 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74.4%의 응답자가 ‘야간 및 휴일 이용 가능한 의원이 연계 된 심야 공공약국 도입’을 꼽았다.
실제로 대형 병원의 경우 응급실을 운영해 주말과 공휴일에 환자를 진료하고 있지만 치료를 받더라도 정작 약을 조제해주거나 판매하는 약국이 없어 평일이 되어서나 약을 탈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불편함을 겪는 이들이 많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많은 국민들은 편의점약품의 확대가 아닌 심야공공약국의 확대를 더욱 원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의약품 판매가 아닌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약사의 복약 지시를 듣고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심야약국 확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자유한국당 장정은 의원실이 2015년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 6월말까지 식약처에 보고된 일반의약품의 보고는 4만 건에 달하며, 이 가운데 1,023건은 안전상비의약품에 의한 부작용인 것으로 나타났고, 전문의약품의 부작용 보고는 52만 건에 달했다고 한다.
편의점에서도 판매되는 안전상비의약품 가운데 부작용 보고 현황을 살펴보면 부작용 보고 건수가 가장 높았던 의약품은 타이레놀정 500mg(314건), 어린이타이레놀현탄액(261건), 어린이부루펜시럽(16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결과에 대해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많은 부모들 사이에서는 어른보다 약한 아이들에게 의약품 부작용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판매를 중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까지 조성되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안전상비약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라도 약사의 복약지도 하에 의약품 구매가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편의점약품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국민의 걱정을 높이기 보다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심야와 공휴일에도 안전하게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공심야약국 법제화 추진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