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원자재 가격·환율·금리 모두 높아 산업계 비상인데 은행은 실적잔치

-예대 마진 확대·대출 이자 급증KB·신한금융 4조 클럽

-물가·이자 올라 서민 부담 증가 “‘풍전등화경제 비상대책 세워야

코로나19 장기화와 대출 금리 상승으로 빚을 늘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금융사들은 ‘코로나 유동성’에 힘입어 배를 불린다는 여론이 나온다. 국내 4대 급융 그룹이 ‘이자장사’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나란히 ‘4조 클럽(순이익 4조 원대)’에 처음 입성...<본문 중에서>
코로나19 장기화와 대출 금리 상승으로 빚을 늘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금융사들은 ‘코로나 유동성’에 힘입어 배를 불린다는 여론이 나온다. 국내 4대 급융 그룹이 ‘이자장사’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나란히 ‘4조 클럽(순이익 4조 원대)’에 처음 입성...<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고유가, 미국의 긴축재정 임박 등 대내외적 위험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국내 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급망 대란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 달러도 오름새를 보이는 것.

또 원자재 값과 금리,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3()’ 현상이 산업계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중 갈등에 탄소 중립, 우크라이나 사태가 겹치며 알루미늄 가격은 2008년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밀과 옥수수 가격도 상승했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지며 국내 휘발유 값이 오름에 따라 기름값이 국민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것은 드문 현상이다. 유가와 환율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업계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유류비는 국내 항공사 영업비용 중 25% 안팎을 차지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배럴당 111.7달러로 지난해보다 73.7%나 올랐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환율도 1200원 근처를 오르내리고 있다. 오르는 환율도 문제다. 항공사에서는 항공기 리스 비용과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서민 생활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우선 4월 만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연장과 정부 비축유 추가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

금리 인상도 기업들에겐 부담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0.5%p(포인트), 소비자 물가가 1.3%p 오르면 기업 대출금리는 0.95%p 오르고, 이자비용은 135000억원 늘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은행 차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더 타격이 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준금리 인상이 중소기업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출이 꾸준히 늘어났고,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까지 오른 결과다. 은행의 사상 최대의 실적에는 대출 이자 장사도 한 몫 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원자재·금리 부담이 지속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업 경영에 우호적인 정책이 나와야한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리는 추세로 가고 있지만 정부가 역으로 돈을 풀고 있어 환율이 올라가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실정이다.


4대 은행 사상 최대 실적기본급의 300% 성과급 예정


코로나19 장기화와 대출 금리 상승으로 빚을 늘린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금융사들은 코로나 유동성에 힘입어 배를 불린다는 여론이 나온다. 국내 4대 급융 그룹이 이자장사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나란히 ‘4조 클럽(순이익 4조 원대)’에 처음 입성했다. 빚내서 투자하는 열풍으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른 결과다. 여기에 예대 마진(대출금리와 수신금리 차이)이 확대되면서 국내 금융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룬 것.

예대 마진은 작년말 기준 2.21%24개월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예금이자는 거의 변동 없고 대출이자만 높인 결과로 은행들이 대출규제를 빌미로 우대금리를 낮추고 가산금리를 올려 매출확대를 도모했다.

금융소비자들이 극심한 불황에 허덕였던 점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게 늘어난 대출이 금융권에 사상 최대 흑자를 안긴 모습이다. 가계대출 잔액은 20194분기 1600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1844조원으로, 1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부채는 가계대출 증가율의 두 배에 육박하는 29.6% 늘어난 8876000억 이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실적에 각 은행은 기본급의 300%에 해당하는 돈을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할 방침이지만, 비판 여론도 거세다. 또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올해도 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경제에 복합 위기 산재해 있어리스크 관리 집중할 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게다가 유가와 환율, 금리까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악재가 지속되면서 수입물가 상승으로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은 건전한 재정과 탄탄한 무역 흑자였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를 높이 평가해 우리나라에 투자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국민연금 수입 등을 합산한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고용도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경기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한 달여 앞이 걱정이다. 정부가 다음 달 중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조치를 종료할 예정이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을 통해 5대 금융그룹이 유예한 대출 원리금은 1394494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자영업 대출자는 250만여 명으로 대출잔액이 858조원이다. 다중채무자는 전체 자영업자의 56%140만여 명으로 올 4월 이후 빚을 못 갚는 자영업자 속출이 충분히 예상되는 모습이다.

중소기업 중앙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매출 감소로 빚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정부와 금융계는 금리 인상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및 자금공급 상황을 점검해 적극적인 금융지원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경제에 복합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 이런 적자 상황에서도 정부가 돈풀기 공약에 나서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경제학계 원로도 비판했다. 이런 공약이 현실화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도한 재정 지출로 재정 적자가 누적되면 정부는 물가 상승에 대한 대응력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적인 불안 요소들이 난무할 때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정부가 너무 많은 국채를 발행하고 지원금을 푸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위험해 보인다. 한쪽으로 치우쳐 비관적인 태도는 문제지만, 너무 긍정적인 것도 때론 독이다. 리스크 관리는 회피가 아니라 제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판단해 국가를 경영해야 한다. 무분별한 재정풀기를 멈추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 할 때다. 선거가 끝나도 우리 삶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