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가 북한에 배정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북한에는 공식적으로 백신이 반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31일 코백스가 현재 북한에 배정한 구체적인 신종 코로나 백신은 없다고 밝혔다.

가비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 백신 마켓 안내판’에 북한에 할당된 백신 수량이 ‘0’으로 변경된 것에 대한 VOA의 확인 요청에 “해당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까지 코백스가 북한에 배정했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28만 8800회분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백신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물량이 모두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수용하지 않은 백신과 관련, 가비 대변인은 “적절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다른 나라에 재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비 “북한, 백신 접종 결정하면 배분 계획 통해 북한에 제공할 것”


다만 가비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이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국가적 대응의 일환으로 백신 접종을 결정하면 향후 배분 계획을 통해 북한에 계속 백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코백스는 지난해 북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811만 회분과 중국산 시노백 백신 297만 회분을 배정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령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마무리 하지 않았다. 당시 시노백 백신은 코로나19로 영향을 받고 잇는 나라들에게 재배정할 것을 권고하며 실제로 북한에는 백신이 반입되지 않았다.

지난 2월 코백스는 ‘13차 백신 배분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는 각국의 필요를 기반으로 백신을 할당하는 새로운 지침을 정했다고 밝히며 지난해 북한이 수령하지 않은 대북 백신 수량을 취소했다. 대신 코백스는 AZ 128만 8000회분을 추가 배정했다.<본문 중에서>
지난 2월 코백스는 ‘13차 백신 배분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는 각국의 필요를 기반으로 백신을 할당하는 새로운 지침을 정했다고 밝히며 지난해 북한이 수령하지 않은 대북 백신 수량을 취소했다. 대신 코백스는 AZ 128만 8000회분을 추가 배정했다.<본문 중에서>

이후 코백스는 ‘14차 백신 배분 보고서’에서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백신 25만 2000회분을 북한에 배정했으나 북한이 기한 내에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취소됐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두 나라 가운데 한 곳이다.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등 두 곳뿐이다.


北, 여전히 자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는 ‘0명’ WHO에 보고


북한은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0명’이라고 보고 하고 있다.

WHO 남·동아시아 사무소의 올해 11주차(3월 25일자) ‘코로나19 주간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은 17일까지 총 6만 1470명의 주민을 상대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다고 보고했다.

이달 3일 기준 누적검사자 5만 8872명보다 2598명, 11일 기준 6만 188명보다 1282명 많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달 17일까지 총 17만5213개 검체를 검사했으나 모두 ‘음성’이었다”고 밝혔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진단검사(RT-PCR)를 열흘 간격으로 2차례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북한은 12~17일 기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주민 가운데 125명은 독감과 유사한 질환이나 중증급성호흡기감염병(SARI)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에는 WHO 등 국제기구 직원이 상주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북한이 WHO에 보고하는 코로나19 현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하갱도 복구에 나선 데 대해 1일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동향 등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갱도 중 3번 갱도 복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차 부대변인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와 관련한 구체적인 군사 정보사항 등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정부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응태세를 확보하고, 북한의 향후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모든 위기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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