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ㅅㅇㅋ_호텔업계 분석 ②호텔롯데] 호텔롯데는 호텔, 면세점, 테마 파크, 리조트 및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기업공개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으로 돌아갔으며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아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며 국가 간 이동이 회복되자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업에서 다시금 부활의 기조가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그간의 적자로 자본총계가 감소해 재무 건전성은 뒤떨어졌다. 기업공개의 성공이 필요하지만 적자에도 일본 롯데홀딩스, 일본 주식회사 L 제4 투자회사 등에 배당까지 지급해 자본 감소에 대비하지 못했다. 또 신동빈 회장이 대표직을 사퇴했지만 실무진보다 2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급여까지 받아가 오너리스크에 휩싸일 만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 면세 사업 부활에 ‘활짝’, 연이은 실적 부진으로 자본력 약화에 ‘울상’
최근 3년간의 호텔롯데 실적 추이에 따르면 기업공개에 대한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으며 2017년을 기점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코로나가 강타한 2020년 이전인 2019년 영업이익 3183억원이었으나 211억원의 순손실로 적자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사태로 관광 수요가 줄자 면세 사업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를 지닌 호텔롯데는 실적 회복은커녕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다. 2020년에는 4976억원가량의 영업 손실을 낸 데다 순손실을 1조4799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은 무려 1조4588억원 이상 벌어졌다.
2021년에도 코로나 팬데믹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률 증가 등으로 관광업이 조금씩 재개됐다. 이로 인해 호텔롯데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조 16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81억원 증가했다. 영업손실, 순손실은 적자 상태가 이어졌으나 다행히 적자 폭이 감소해 어느 정도 실적의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계속된 순손실은 곧 이익잉여금 규모를 줄여 자본력이 약화된 결과를 초래했다. 이익잉여금이 2018년과 2019년 약 7조원대 수준에서 1년 새 6조원대로 줄었다. 2019년 당시 이익잉여금이 6조1468억원이었으며 이는 기존에 비해 약 1조원 이상이 그야말로 증발한 셈이다.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한 2021년에도 이익잉여금이 6조139억원(3분기 말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1329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연히 자본총계도 줄어 총 6조7527억원에 그쳤다.
실적 부진이 곧 자본 감소로 이어진 상황에서도 일본 소재의 주주를 대상으로 배당만 100억원대를 지급했다. 이 때문에 부채 총계와 차입금 및 사채 합계액의 자본총계 대비 비중이 크게 늘었다. 호텔롯데는 차입금과 관련해 차입금, 사채로만 계산된 비율이 150%, 총부채비율이 200%를 넘지 않아야 하는 유지 조건이 있다. 근접한 수준은 아니나 자본 규모가 감소되며 이러한 재무비율 유지 조건에 점차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가령 2021년 3분기 말 부채비율 174.2%로 2018년 106.5%에 비해 67.2% 포인트 높아졌다. 차입금 및 사채의 비중도 지난해 9월 말 113.23%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차입금에 대한 재무비율 조건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 대표직 내려놨지만 실무자보다 ‘고액 연봉’ 수령.. 오너리스크 우려
공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의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표직을 맡고 있을 당시인 2018년 신 회장은 이사회 참석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14억58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이듬해 참석률 14%로 대단히 저조했음에도 불구 기존 대비 두 배 이상인 33억33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롯데그룹 내 중간 지주를 맡고 있는 호텔롯데에 대한 신 회장의 이사로서의 활동이 뜸했지만 고액의 연봉을 받아간 것은 오너리스크로 번질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그룹의 전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해도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정작 전문 경영인에 비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급여를 챙겨가고 있다. 이봉철 사장은 2020년 급여 6억9600만원, 상여 9700만원으로 총 7억9300만원을, 이갑 부사장은 같은 해 급여 4억3000만원, 상여 1억3900만원으로 총 5억6900만원을 받았다. 이 사장의 연봉과 신 회장의 연봉 차이는 2.2배, 이 부사장과는 3.1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룹 회장으로서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일본 기업의 이미지를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에 호텔롯데의 기업 공개는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적자 전환 이후 자본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일본 롯데홀딩스 등의 주주를 상대로 배당을 지급해 재무 건전성이 떨어졌다. 또한 이사회 활동도 뜸했던 사내 이사 시절뿐만 아니라 미등기 임원이 된 후에도 고액 연봉을 신동빈 회장에 지급하고 있다. 향후 기업공개라는 과제 외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잘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