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실적 기록한 엔비티와 웃지 못한 소액주주들
주가 폭락의 원인이 된 ‘세컨서울’ 서비스 종료 사건
엔비티 박수근 대표는 경영진의 일탈 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나

캐시슬라이드’, ‘애디스오퍼월등으로 알려진 모바일 포인트 플랫폼 기업 엔비티가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엔비티의 실적 상승에도 소액주주들은 웃지 못했다. 지난해 엔비티의 자회사인 엔씨티마케팅에서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서울이 초기 흥행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틀 만에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종료를 선언했으며, 이후 경영진 일부가 보유 중인 모든 주식을 매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호실적 기록한 엔비티와 웃지 못한 소액주주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br>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기준 엔비티의 지난해 매출액은 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442억원 대비 86.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영업이익은 31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흑자 전환했으며, 2021년 당기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21억원 대비 19.5% 감소했다.

지난해 엔비티의 연결 매출액은 창사 이해 최대 실적으로, 특히 신성장 사업군이었던 B2B 애디슨 오퍼월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4.9% 증가한 54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8% 비중을 차지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소액주주들은 엔비티의 호실적 소식에도 웃지 못했다. 신사업의 흥행과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서울출시 소식 등으로 주가가 지속해서 상승할 무렵, 엔비티의 경영진 일부가 갑작스럽게 보유 중인 모든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초 33600원까지 치솟던 엔비티의 주가는 주식 매도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만 26.1% 폭락했으며, 418일 종가 기준 28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당시 엔비티 곽근봉 이사(등기임원)와 박광연 이사(비등기임원)25일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전량인 각 591400(7.11%)를 매도했다. 두 임원은 보호예수가 종료되는 상장 1년이 지난 시점에 맞춰 모든 지분을 매도했으며, 주당 처분 단가는 21613원으로 현금화한 금액은 1278192만원 규모다.

특히 주가 폭락에는 주식을 매도한 두 임원이 박수근 엔비티 대표와 함께 회사를 창업한 인물이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곽근봉 이사는 엔비티 100% 자회사인 엔씨티마케팅의 대표로 최근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 세컨서울출시로 엔비티의 주가가 초반 상한가까지 치솟는 흥행을 기록했음에도 하루 만에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주가 폭락의 원인이 된 세컨서울서비스 종료 사건


엔비티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주식 매도의 배경에는 엔비티의 자회사 엔씨티마케팅이 출시한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서울이 있다. 세컨서울은 실제 서울 지역을 69300개의 타일로 나눈 뒤 이를 이용자가 소유할 수 있게 만든 메타버스 부동산 플랫폼으로, 지난 1231일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서비스가 중단됐다.

당시 엔씨티마케팅은 공지를 통해 베타 서비스 론칭 이후, 결제 및 보안 프로세스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일부 이슈 사항들을 발견했으며, 결론적으로 현재 수준에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기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이에 핵심 개발팀 투입을 통해 본격적인 정식 서비스 준비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서비스 종료의 사유를 밝힌 바 있다.

이어 베타 버전 기간 중 기결제된 유저의 타일 구매 금액은 타일 결제 및 거래 수수료 5%를 모두 포함하여 별도의 신청 없이 개인별 입금 계좌로 자동 환불을 진행할 것이라며 정식 서비스 론칭 시에는 베타 유저를 대상으로 선구매 권한’, ‘서비스 재화등의 별도 서비스를 예정 중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전예약과 출시 후 유료결제 과정까지 세컨서울이 베타버전이라는 설명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이용자들은 세컨서울이 사전예약 및 출시 당시 베타 버전 서비스라는 안내를 하지 않은 채 이용자에 유료결제를 진행한 것에 대해 이용자들을 속이는 조치라며 반발했으며, 아울러 경영진이 대규모 주식 매도를 위해 불완전한 상품을 판매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엔비티 박수근 대표는 경영진의 일탈 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나


최근 엔비티는 세컨서울사업을 준비해온 자회사 엔씨티마케팅의 전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진 3, 외부용역 개발자 4인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엔씨티마케팅은 모회사인 엔비티와 상의 없이 세컨서울 거래 서비스를 불완전한 상태로 무단 출시했다는 이유다.

엔비티 측은 엔씨티마케팅이 세컨서울 서비스를 개발 단계에서 불완전 상태로 무단 론칭했으며, 이후 이틀 만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과정에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세컨서울 서비스 종료에서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이, 엔비티에서 인지하지 못한 개인의 일탈 행위였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달이 넘는 세컨서울의 사전예약 및 마케팅 활동을 엔씨티마케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엔비티에서 모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1229일 출시된 세컨서울은 앞서 1118일 사전신청을 접수한 이용자에게 가상 부동산(타일)을 무작위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으며, 출시 이후 원하는 지역의 타일을 1만원에 판매할 것임을 알리는 등 출시를 앞둔 활발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또한 <뉴스워커>의 취재에 따르면 세컨서울 서비스는 사전예약 전인 1117일 개인정보처리방침 등을 공고했으며, 그보다 앞선 1115일 유료서비스 및 대금결제와 관련한 일련의 내용이 명시된 이용약관을 시행함을 공고하는 등 출시와 서비스 내용에 관한 상세 내용을 사전에 공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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