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네이처·롯데온 새벽배송 중단, “늘어나는 적자에 시장전망 어둡다”

경쟁력 떨어지고 수익 줄어 ‘엔데믹 속 전략’ 필요해

새벽배송 시장을 지속하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도 매출은 증가세지만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22조 8000억원)을 올렸음에도 14억 9396만달러(약 1조 8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마켓컬리도 같은 기간 매출 1조 5614억원·영업 손실 2177억원을 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역시 지난해 1조 494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000억원의 손실을...<본문 중에서>
새벽배송 시장을 지속하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도 매출은 증가세지만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22조 8000억원)을 올렸음에도 14억 9396만달러(약 1조 8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마켓컬리도 같은 기간 매출 1조 5614억원·영업 손실 2177억원을 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역시 지난해 1조 494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000억원의 손실을...<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유통] 새벽배송을 포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반면 근거리에서 직접 배송하는 퀵커머스(바로배송)’는 증가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물류센터를 갖춰야하는 새벽배송은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다. 다만 투자 과정에서 적자를 감수할 수 있는 기업은 드물다. 이로 인해 새벽배송 대신 마트나 편의점 등 근거리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퀵커머스가 떠오르는 것.

21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온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중단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거점으로 한 퀵커머스 ‘2시간 바로배송서비스에 집중한다. BGF리테일의 헬로네이처도 최근 새벽배송 철수 알렸다. BGF그룹은 최근 멤버십 앱 포켓CU’100억 투자해 리뉴얼하면서 퀵커머스인 !배달에 힘을 줬다. 유통기업들이 새벽배송에 손을 뗀 이유는 새벽배송 시장 환경이 과열과, 수익을 내는 기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전날 밤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새벽배송은 코로나19로 비대면 배송이 각광을 받으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5조원대까지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마켓컬리와 쿠팡, SSG닷컴이 새벽배송 시장의 점유율 8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위 3사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경쟁에서 밀린 몇몇 업체들은 높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발을 빼는 것이다.

기업들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활성화된 비대면 소비에 합류하기 위해 새벽배송 시장을 노크했었지만, 엔데믹이 임박한 데다 물류창고와 인력에 드는 비용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새벽배송에 필요한 물류센터 1개를 구축하는데 만도 수천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매출 581억원·영업손실 271억원을 기록했고, 롯데온도 같은 기간 매출 1080억원·영업손실 1560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새벽배송 시장을 지속하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 등도 매출은 증가세지만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228000억원)을 올렸음에도 149396만달러(180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마켓컬리도 같은 기간 매출 15614억원·영업 손실 2177억원을 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역시 지난해 1494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1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켰다.


대기업도 발 뺀 새벽배송근거리 직접 배송 퀵커머스집중


살아남은 기업들도 매년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 하지만 적자 상황에서도 투자는 계속되고 있다. 투자를 통한 성장을 이뤄내야 시장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확보는 새벽배송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들의 최대 난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유통업체가 매출의 역설에 빠졌다. 역대 가장 많이 팔았지만 이익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통공룡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모두 비슷한 실정이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최대 수준이지만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계는 높은 원가를 그 이유로 든다. 원가율이 높아진 것은 물가 자체가 올랐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은 것이다.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 새벽배송 빅3 기업들 같은 선두기업 마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영업 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들이 사업을 지속해나가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BGF 관계자는 새벽배송 특성상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고 최근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져 경쟁력이 약화되고 향후 시장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새벽배송을 하려면 상품을 분류·포장하는 일을 오후부터 시작해 새벽까지 움직이다 보니 배송 기사 인건비도 2배 가량 더 들어간다.

출혈 경쟁이 심화되는 와중에도 새벽배송 시장 자체는 계속 커지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01850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대로 커졌고 올해 9조원이란 전망이 나오고, 2023년엔 119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매출 22조 쿠팡도 흑자 못 내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기업만 살아남아


유통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던 새벽배송 시장에서 철수하는 업체가 잇따라 나오면서 새벽배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에 남아있는 기업들도 막대한 적자를 감내해야하는 상황이다. 새벽배송 시장이 강자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쿠팡이 지난해 22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1위 유통업체인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매출을 뛰어넘는다. 쿠팡의 매출 성장은 고객 수와 평균 구매 금액 증가가 견인했다. 지난해 쿠팡에서 한번이라도 상품을 구매한 고객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1794만명 이었다. 국내 인터넷 쇼핑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고객 1인당 구매액은 11% 늘어난 283달러(34만원)였다. 충성고객은 더 크게 늘었다. 지난해 유로 멤버십 가입 회원은 전년 대비 50% 900만 명이다. 그러나 규모가 불어난 만큼 적자 폭도 커진 아이러니한 상황. 쿠팡은 신사업 투자 때문이라고 이유를 덧붙인다.

유통업계에선 새벽배송 시장의 지속가능 성장에 의문을 제기한다. 신선식품 유통 인프라와 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비를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 회복에 따른 수요 변화 등으로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193조원 중 새벽배송 시장 비중은 5% 수준이다.

물론 한번 편리해진 소비 방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종종 찾기는 하겠지만, 전처럼 새벽새송이 활성화되진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를 인지한 기업들도 사업 리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마켓컬리는 물류사업 확대로 배송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배송 솔루션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물류사업을 확장한다. 컬리가 3자 배송 등 B2B 물류사업 확대에 나선 것은 수익성 개선을 위함이다. 새벽배송을 통한 상품 판매만으로는 비용 감당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통해 비용 부담을 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에서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을 이뤄낸 기업이 살아남고 따라오지 못하는 기업은 정리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의 과제는 수익성 확보와 더불어 까다로워진 고객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어떤걸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새벽배송은 획기적인 사업임이 틀림없다. 성격 급한 한국 사람들에게 빠른 것 만큼 만족감을 주는 것도 드물다. 다만 이미 소비자들은 퀵 커머스로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

많은 유통기업들이 펜데믹 시작과 함께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었다. 엔데믹으로 달려가고 있는 지금, 유통업체들의 살아남기 위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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