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2021년 자체평가 결과와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이를 의식한 듯 5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부동산 정책 방향 발표를 미뤘다. 원래라면 지난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부동산 공급, 수요, 세제, 대출 등을 종합해 정책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하는 입장이...<본문 중에서>

기획재정부 2021년 자체평가 결과보고서(주요정책 부문)


지난 18, 기획재정부가 정부업무평가기본법 26조에 따라 2021년도 자체평가 결과를 게시했다. 계획 수립, 집행, 성과 달성 및 정책 영향 전 과정을 평가했는데, 2021년 성과관리 시행계획 총 89(거시 19, 세제 13, 예산 22, 재정공공 23, 국제 12)가 그 대상이었다. 2021년도 총 22개 정책부서의 89개 관리과제에 대한 자체평가 결과 매우 우수는 4, 우수 13, 다소 우수 14, 보통 26, 다소 미흡 14, 미흡 13, 부진 5개로 나타났다. 89개 관리과제의 240개 성과지표에 대한 목표달성도는 97.9%였다.

기재부는 전략적 재원배분 등 재정의 역할 강화, 소상공인·중소기업 피해 회복 및 경쟁력 강화지원, 효율적 재원배분 및 자금관리 효율성 제고, EDCF를 통한 개도국 경제성장 및 우리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등 17개 과제를 주요 성과로 꼽았다. 방역 조치로 경영상 심각한 손실을 받은 소상공인 손실 보상에 대한 법적 기반을 세계 최초로 마련한 점 등이 눈에 띈다.


개선·보완사항


한편 부진한 것으로 평가한 5개 과제에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및 주거 부담 경감’, ‘사법행정 분야 예산지원의 효율성 제고’, ‘외교 분야 투자 효율성 제고’, ‘국제 정책 공조 및 금융협력 강화가 있었다. 기재부 측은 코로나19의 재확산, 부동산 시장 불안정 등 불가피한 증가 요인으로 인해 가계부채 관리대책(20214, 10) 등 관리 노력에도 증가세 억제에 한계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에 더해 정부가 공급대책 및 투기 근절 대책 등 안정대책을 마련하고 대국민 담화를 진행한 부동산 시장의 경우 지난 연말부터 안정세가 점차 확산하고 있으나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었음을 짚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2021년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및 주거 부담 경감 과제에 기획재정부 스스로 최저 등급을 매긴 만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무게가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당시 공약으로 발표했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서울 일부 지역과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의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심지어 강남의 일부 아파트값은 신고가까지 기록했다. 공약 그대로 부동산 정책을 발표했다가는 간신히 진정 국면에 접어든 집값이 다시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앞선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시 이를 의식한 듯 5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부동산 정책 방향 발표를 미뤘다. 원래라면 지난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부동산 공급, 수요, 세제, 대출 등을 종합해 정책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신중을 기하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었던 주택 250만 가구 공급 계획의 밑그림 자체는 바뀌지 않더라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향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완화,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 등은 공약과 어느 정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다.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47만 가구(수도권 305천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의 구체화에 의문을 품는 이도 적지 않다. 정비 사업 활성화의 핵심은 역시 규제 완화였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6일 인수위 워크숍에서 새 정부 국정 과제 세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용주의이고 국민 이익이라며, 경제가 중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의 공약에 집값 상승 기대심리를 부추길 내용이 적지 않았던 바, 인수위가 부동산 정책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새 정부가 내놓을 부동산 정책이 부자 감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집값 안정, 임대료 안정에 정말 힘을 실을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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