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 치솟아...서울 유명 냉면 모두 가격 올려
낮기온이 초여름 날씨에 다가서며 냉면 등 면 종류의 음식 수요가 늘었지만 외식물가가 일제히 오르며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값은 전달보다 2.3%, 1년 전보다는 9.5%나 오른 1만192원을 기록했다. 냉면 가격이 1만 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조사 이래 최초다.
서울 유명 냉면집들이 올 들어 잇따라 가격을 올리며 시장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냉면 체인점인 봉피양은 올해 초 냉면 가격을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을지면옥은 기존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을밀대 또한 냉면 한 그릇에 1000원씩 올렸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불리는 자장면도 평균 가격이 지난달 처음으로 6000원을 돌파했으며 칼국수 가격도 8269원으로 1년 전보다 10% 이상(10.8%) 올랐다. 누들과 물가인상, 인플레이션을 합친 ‘누들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렇듯 면 음식 가격이 크게 오른 이유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밀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대부분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데, 전쟁 여파로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른 올해 3월 밀 수입액은 톤당 402달러를 기록했는데 1년 전에 비해 무려 41.4% 상승했다. 수입 밀 가격이 4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2008년 12월(406달러) 이후 13년3개월 만이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어나고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등이 종합적으로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냉면집 관계자는 “밀가루 뿐만 아니라 냉면에 들어가는 육류와 채소값 등도 올라 가격을 올리지 않고는 도저히 마진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정의달 5월이지만 소비자들의 외식 물가 체감도는 높아만져 가족끼리 외식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보다 6.6% 올랐다. 전월(6.6%)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