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논란’ 감사 연봉 1억6천만원…전문성vs코드 사이 인사 규칙 필요해

정부, 공공기관 정책 방향 수립하고 ‘방만 경영’ 손볼 것

민간 기업에 비하면 공공기관의 성과와 효율성은 떨어진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 중 170곳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2곳 중 1곳은 적자를 냈고, 공공기관 전체 부채도 583조원으로 ...<본문 중에서>
민간 기업에 비하면 공공기관의 성과와 효율성은 떨어진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 중 170곳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2곳 중 1곳은 적자를 냈고, 공공기관 전체 부채도 583조원으로 ...<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국민의 시선] 공공기관의 인사를 둘러싼 낙하산’·‘알박기의혹은 반복돼 왔다.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는 식의 인사에 국민들은 반발심이 든다. 다만 이번 정부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에 대한 대대적인 수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이 1 8000만원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 장관들의 평균 연봉보다 4000만원 이상 많았다.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투자공사 3곳의 기관장 연봉은 4억원 넘는 수준. 장관급 공무원이 연간 받는 13000여 만원 보다 3배 이상이거나 가까이 높은 액수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49곳의 기관장 1인당 평균 연봉은 18021만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었다. 이는 상임 기관장의 연봉을 공시한 349개 공공기관을 기준으로 한 것.

연봉킹공공기관은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 회장의 연봉은 4 3698만원이었다. 중소기업은행(4 2326만원), 한국투자공사(4 2286만원) 기관장의 연봉도 4억원 이상이다.

대통령 연봉인 약 23800만원보다 더 받는 공공기관장도 33곳에 달했다. 직원들 평균 연봉은 한국투자공사가 1159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주로 금융기관이나 석·박사급 직원이 많은 연구기관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사혁신처의 2021년도 정무직 연봉 표를 보면 대통령의 연봉은 238227000, 국무총리 연봉은 184685000원이다.

부총리·감사원장은 139725000, 장관은 135809000, 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33849000천원, 차관은 131894000원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이 국무총리보다는 448만원(2.4%) 적지만 장관과 비교하면 4440만원(32.7%) 많고, 차관보다는 4832만원(36.6%)을 더 받았다.

이처럼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 연봉은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부처의 장관들보다 4000만원 이상 많았고, 국무총리와는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정치권 인사가 종종 자리를 차지해 낙하산논란이 반복되는 공공기관 상임감사도 있다. 작년 상임감사 연봉을 공개한 공공기관 103곳의 1인당 평균 연봉은 16100여 만원이다공공기관 상임감사 자리는 전문성과 관계없이 정당 등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오는 경우가 많다. 보은성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에 적자면치 못했지만 공공기관 업무추진비·보너스


민간 기업에 비하면 공공기관의 성과와 효율성은 떨어진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 중 170곳에서 영업적자를 냈다. 2곳 중 1곳은 적자를 냈고, 공공기관 전체 부채도 583조원으로 불어났다

공공기관의 빚이 늘고 있는데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곳이 있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직원의 평균연봉이 대기업보다 많고, 중소기업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막대한 적자를 냈는데 임원들은 성과급 많이 받은 공공기관들이 적지 않다. 코로나로 대외활동이 줄었음에도 공공기관장 업무추진비가 증가한 곳이 100여 곳 정도다도로교통공단의 경우 작년에 기관장 업무추진비가 4100만 원이 넘었다.

또 다른 기업이 한국전력이다작년 한 해에만 58000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올해 1분기에도 8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그런데 지난해 사장에게만 지급된 성과급은 9300만원이 넘는다상임감사와 상임이사는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다.

경영에 실패한 윗선들이 문책을 받고 사표를 내는 대신 장관보다 더 많은 연봉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코로나로 2년 넘게 하늘길이 막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작년에 9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고, 레저활동이 위축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한국마사회도 작년에 41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정부는 대대적인 공기업 방만 경영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새 정부가 부실한 공공기관을 집중관리하고 비대화된 조직 규모를 줄이는 등 공공기관 혁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추경호 부총리도 이런 상황에 대해 대대적인 수리를 예고하며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 효율화를 역점과제로 추진한다.


낙하산 인사의 부작용 개선하고 공공기관 재무 건전성 높여야


공공기관에 대한 이해와 관련성이 없었던 낙하산 인사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런 낙하산 인사의 업무 이해도가 낮은 경영이 나아가 공공기관의 문제점으로 불거진 사례는 부지기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올해 하반기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 정책방향을 수립해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새 정부 경제 기조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으로, 이 기조에 맞춰 공공기관 업무 중 민간과 겹치거나 위탁이 가능한 부분은 조정하고 과다 부채 등 방만 경영을 집중 관리를 통해 정상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공공기관의 대국민 필수 서비스 제공 역할은 중시하되 기능을 조정해 커진 조직 규모와 늘어난 부채를 줄이는 개혁에 나선다.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수정하면서 정부의 정책을 민간 주도로 해서 공공기관 혁신을 꾀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 돼 관심이 모아진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부채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전기료 같은 공공요금을 올리거나 세금으로 적자를 메울 수밖에 없다. 이번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 경영을 대대적으로 손본다는 소식이 반가운 이유다.

무엇보다 낙하산 인사는 전문가에게 걸림돌로 작용한다. 능력 있는 전문가의 등용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선한 전문 인사를 뽑아 기업과 공공기관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전직 공무원이나 정치권 인사들이 임용되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공공기관 인사에 명확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무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코드인사와 전문성 사이의 원칙을 정하고, 정치와 행정을 구분하자는 뜻이다.

1574년 당시 율곡 이이(栗谷 李珥)가 왕이었던 선조(宣祖)에게 만언봉사라는 상소문을 올렸다. “임금은 등용하려는 사람에 대해 국민 모두가 적합한 사람이라고 평가받아야 한다는 인재등용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공공기관장을 임명하려면 기관의 설립 취지에 맞고 전문성 있는 사람을 등용해야 한다. 안팎으로 공감을 얻는 이가 임용될 때 공공기관에 비전문가를 보은성 인사를 낙하산으로 선택한 부작용이라는 비판이 없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때 국민들은 정부를 신뢰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