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2분기 200만명 감소 예상, 동남아서 한국 콘텐츠 관심↑

“OTT 미래 있어”…간판 콘텐츠 개발해 가입자 늘리고 해외로 눈 돌려야

OTT 시장의 급성장을 주도하던 1위 업체 넷플릭스가 흔들리면서 시장 전체에 악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가 흔들리니 나머지 업체들은 지진 수준이다. 국내 OTT 서비스 대부분은 적자 폭을 키워가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약 -762억원으로...<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최근 몇 년 사이 구독경제는 급부상했다. 특히 팬데믹 국면에서 급성장한 세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일상 회복에 따른 가입자 감소의 영향으로 주가 폭락 등 고초를 겪고 있으며 최근 넷플릭스가 직원 약 150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는 미국 본사 전체 인력의 약 2%에 해당한다.

넷플릭스는 이번 해고에 대해 개별 직원의 성과 때문이 아닌 회사 차원의 비용 절감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언론에 해명했다. 해고된 직원 중에는 고위직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구독자 수가 20만 명이나 감소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지난해 4분기만 하더라도 신작 영화와 드라마 등을 대거 출시하며 828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있었다.

지난해 오징어 게임과 마블 시리즈를 시청하기 위해 OTT에 가입했던 이용자들이 뚜렷한 히트작이 나오지 않자 계정을 정리하며 소비 지출을 줄이려는 분위기라는 해석이다.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가인 690달러를 기록했던 넷플릭스 주가는 최근 180달러까지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감소한 원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들었다.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유럽 지역에서 가입자 감소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어 넷플릭스의 계정공유 정책이 성장을 저해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하나의 계정을 여러 개의 기기에서 사용토록 하고 있는데, 가입자는 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OTT 시장의 출혈 경쟁이 지속하고 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막대한 돈이 들고 있지만, 업계 전반에 회의적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OTT 가입자가 둔화하고 있어 수익 창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점유율 방어를 위해 저가 요금 정책을 어쩔 수 없이 유지하거나 계정공유를 금지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로 보고 있다.

OTT 시장은 현재 2의 오징어 게임을 만들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경쟁하는 상황. 국내 토종 OTT인 웨이브, 티빙, 왓챠는 일제히 적자를 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간판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OTT 7대 업체인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시즌, 왓챠의 지난달 월 사용자 수는 올해 1월보다 11.3% 정도 감소했다.


국내 OTT 서비스 기업들 적자 폭 커져


OTT 시장의 급성장을 주도하던 1위 업체 넷플릭스가 흔들리면서 시장 전체에 악영향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가 흔들리니 나머지 업체들은 지진 수준이다. 국내 OTT 서비스 대부분은 적자 폭을 키워가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약 -762억원으로 전년도 약 61억원에서 1149%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웨이브와 왓챠의 영업손실액은 약 -558억원,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0%, 60% 적자 폭이 커졌다.

문제는 이게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는 것.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에 최대 200만 명의 가입자가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19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 단계에 진입하더라도 과거처럼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내림세에서 탈피하고자 넷플릭스는 이전에 광고 없는 OTT 전략을 고수했지만, 앞으로 광고를 붙인 저가 요금제 도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업계 인력을 끌어모았던 넷플릭스의 성장이 멈추는 건 경쟁사에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다만 동남아 지역에서 우리나라 콘텐츠는 주목받고 있다. 더트레이드데스크는 ‘TV의 미래 2022년 보고서 동남아시아 지역 OTT 현황보고서를 통해 한국 콘텐츠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OTT가 급격히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동남아 지역에서는 지난해 약 2000만명의 신규 시청자가 OTT로 유입됐다.


한국만의 콘텐츠 창작해 동남아 등 해외 진출 해야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OTT 시장은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OTT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사에 관심을 두는 사모펀드 운용사도 늘었지만, 업체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넷플릭스·디즈니·워너미디어 등 미국 8개 미디어 기업은 올해 콘텐츠 제작에 총 1150억 달러(한화 약 138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콘텐츠 투자 비용을 늘리고 가입자 수를 늘려 언젠간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넷플릭스가 인원을 감축하고 주가 또한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OTT의 미래가 없는 건 아니다. 이미 사람들은 OTT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뤄진 오픈서베이의 OTT 서비스 트렌트 리포트 2022’에 따르면 OTT 서비스 이용자 중 영상 시청 시 OTT를 이용하는 비율이 52.2%에 달했다. 그 외 영상 시청 방법(47.8%)은 유튜브-TV-IPTV-SNS영상 등을 이용하고 있다.

연령별로는 10대는 카카오페이지, 20대는 V LIVE FANSHIP, 30대는 애플TV+의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 현재 이용 중인 OTT 서비스가 없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10대와 50대가 주를 이뤘다. 또 소비자들은 OTT 서비스 이용 시 콘텐츠의 다양성과 최신 및 신작 콘텐츠 보유 여부와 관련한 콘텐츠 관련 요소가 가장 중요했다. 다음으로 구독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팬데믹과 함께 사람들이 집에서 문화생활을 즐기기 시작하며 넷플릭스를 필두로 구독형 서비스 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엔데믹이 도래하면서 그 흐름이 바뀌는 모습이다.

넷플릭스가 회사 비용 절감을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인원 감축이었다. 다만 해결 방법은 콘텐츠에 있는데, 창의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직원들을 탓한다면 답은 멀어져 간다. 콘텐츠 개발은 창의력에서 나오고 창의력은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넷플릭스의 인원 감축과 과도한 경쟁이 개인의 창의력을 앗아간다는 우려가 따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OTT 업계가 앞으로 과도기를 거쳐 승자독식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체들은 OTT 가입과 해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콘텐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국내 OTT는 아직 TV프로그램을 스트리밍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합병을 통해 서로 겹치는 부분을 줄이고 한국 드라마·코미디 콘텐츠를 만들어 해외와 경쟁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이미 해외는 국산 콘텐츠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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