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이라 불리는 故 이회림 OCI그룹(전, 동양화학) 창업주의 차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개성에서 태어난 이회림 창업주는 인천시 남구 학익동 앞의 바다를 매립, 80만평의 공단 부지를 매립하여 국내 불모지나 다름없던 화학산업을 개척한 인물로 평가를 받는다.

이후 40여 년간 무기화학, 정밀화학, 석유석탄화학 분야를 영위하며, 재계 20위 권의 OCI그룹을 세운 인물이다.

이 창업주는 2007년 별세를 하였으며, 슬하에 3남 3녀를 두어, OCI는 장남 故이수영 회장, 삼광글라스는 차남 이복영 회장, 유니드는 삼남 이화영 회장이 맡았다.

그 동안 삼광글라스는 전문경영인을 두어 경영을 하다, 2017년 4월 이복영 회장이 단독 대표체제로 전환, 이 회장이 삼광글라스 경영에 전면에 나섰다.

▲ 사진 이회림故 송암(松巖) 이회림 창업주(뒤)와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앞) <그래픽_뉴스워커 그래픽 팀>

◆ 이복영 회장 경영 전면에 나서자, 곤두박질 치는 실적

삼광글라스는 당초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했지만, 중국통이라 불리는 전 이도행 삼광글라스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나며, 지난해인 2017년 4월 이 회장이 단독 대표로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그런데 이 회장이 지휘봉을 쥐면서 삼광글라스는 창립 이후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광글라스는 2017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117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주요 경력사항 / 정리_뉴스워커

또한 연간 매출액은 3,205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11.4%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대비 74억 원으로 48.7%나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삼광글라스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꼽았다.

▲ 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삼광글라스 하도급 업체에 단가 후려치기 하다 ‘갑질’ 적발…과징금 15억 원, 검찰 고발당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삼광글라스가 2014년 4∼9월과 2016년 10월∼작년 3월까지 10개 하도급업체에 품목별 단가를 일률적으로 2∼7% 인하했다가 적발됐다고 2018년 2월 7일일 밝혔다.

하도급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삼광글라스는 자신의 손익개선을 위해 단가 후려치기를 했으며, 이러한 삼광글라스의 행위로 인해, 하도급업체들은 총 11억 3,600만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또한 삼광글라스는 하도급대금을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로 지급하면서 수수료 7억 5,6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 2018년 1월엔 하이트진로 부당내부거래 도와주다 적발 12억 원 과징금

2018년 1월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총수일가 소유 회사 서영이앤티를 부당 지원한 하이트진로 총수 2세 박태영 경영전략본부장과 김인규 대표이사, 김창규 상무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서영이앤티는 생맥주기기를 제조해 하이트진로에 납품해오던 중소기업이었으나, 2007년 12월 하이트 진로 2세 박 본부장이 지분 73%를 인수한 뒤 2008년 2월 기업집단 하이트진로에 계열 편입됐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각종 통행세와 우회지원으로 서영이앤티에 막대한 부당이익을 몰아주었는데, 하이트진로와 삼광글라스와의 기존 맥주용 캔과 밀폐용 뚜껑 납품거래에 서영이앤티가 ‘통행세’를 받을 수 있도록 삼광글라스가 조력한 것으로 드러나 과징금 12억 2천만원을 부과 받았다.

◆ 이 회장의 세 자녀, 수상한 지분거래 오너家 3세 혜택 정황

2013년 11월 20일 부터 이복영 회장의 세자녀인 원준ㆍ우성ㆍ정현씨는 1주일간 삼광글라스 지분 7.05%를 OCI로부터 시간외 매매로 전량 매입했다.

이전까지 OCI는 이복영 회장 22.04%에 이어 2대 주주 7.05%였다. 하지만 이 거래로 인해 OCI의 지분은 0%가 됐고, 대신 이복영 회장의 세자녀 지분율이 각각 8.84%, 5.54%, 2.12%로 증가했다.

당시 매각가는 한 주당 4만 1,750원 수준이었으며, 이후 2015년에 삼광글라스 주가가 12만 원대까지 크게 오르기도 했다.

OCI는 이복영 회장의 친형인 故이수영 회장이 경영했던 회사로, 이번 특혜에 가까운 지분거래로 인해, 3세들이 큰 이득을 챙긴 셈이 됐다.

▲ 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이복영 회장, 자회사 통해 잇속 챙기기에 급급

이복영 회장은 최근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내부에서 찾은 듯하다. 이 회장은 자회사에게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몰아주기를 하고 있으며, 자회사의 성장에 따른 열매는 이복영 회장 및 오너일가가 대부분 차지하게 되어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 SG개발 계열사와의 높은 의존도를 통해 급성장

SG개발은 2011년 부동산의 임대와 매매사업을 위해 설립되었다. 지분구성을 보면 삼광글라스 45.61%, 군장에너지 29.83%, 이테크건설 24.56%를 차지하고 있다.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은 삼광글라스의 계열회사이다.)

▲ 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실 SG개발은 2011년 설립 이후, 2011년, 2012년, 2013년까지 매출이 없는 유령회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점차 삼광글라스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67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까지 급성장하였다.

그리고 SG개발은 전체 매출액 67억 중, 36억 원은 이테크건설에서, 10억 원은 삼광글라스에서 내부거래를 통한 매출로 밝혀졌다. 따라서 전체매출 중 약 70% 가량이 계열회사간의 거래를 통해 자회사를 성장 시킨 것이다.

◆ 이복영 회장의 부친, ‘마지막 개성상인’ 이회림 창업주…이회림 창업주 “신용, 검소, 성실” 덕목 강조

이복영 회장의 부친은 故 송암(松巖) 이회림 창업주이다. 이 창업주는 개성에서 태어나 상인들에게 일을 배운 뒤 스스로 상회를 세워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창업주는 평소 신용과 근검을 제일로 여겼으며, “신용·검소·성실”이라는 개성상인의 3대 덕목을 항상 몸소 실천하며 청렴한 기업인으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부친의 정신에도 불구하고, 2세와 3세로 넘어가면서 부친이 강조한 덕목들이 많이 퇴색해버렸고, 이제는 ‘마지막 개성상인’의 후손이라는 자존심 또한 찾아볼 수 없게 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