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포족 잡아라’ 대형마트·편의점서 반값할인, 소포장 상품 판매

밥상 물가 더 오를 수 있어…정부 물가안정 대책 마련 힘써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39개 외식 품목의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가운데 식품비가 차지한 비중은 42.2%에 달했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 식비 비중(13.2%)과 전체 가구 평균(18.3%)보다도...<본문 중에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39개 외식 품목의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가운데 식품비가 차지한 비중은 42.2%에 달했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 식비 비중(13.2%)과 전체 가구 평균(18.3%)보다도...<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원자재 값·물류비 인상 여파로 치솟는 식탁 물가를 잡기 위해 유통업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최저가 경쟁이 눈에 띈다. 쿠폰·기획상품·할인전 등의 기획전을 진행하며 체감 물가는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물가 고공행진에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은 한 푼이라도 저렴한 곳을 찾기 마련이다. 업계는 저렴한 제품을 앞세워 소비자의 발걸음을 붙잡는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국내산 생닭을 매장에서 직접 튀겨 판매하는 방식으로 7000~1만원 가량의 가격을 책정해 치킨을 판매했다. 지난달에만 16만명이 구매했을 정도다. 롯데마트는 반값 참치를 출시했고, 이마트는 축산물 직매입 비율을 높여, 자체 미트센터를 통해 포장비용을 줄이고 있다. 중간 유통 단계를 축소해 원가를 낮춰 상품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편의점은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해 물가안정에 이바지하는 한편, 자취생 등 1~2인 가구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이달 13일부터 소포장 냉장육과 신선채소 판매에 나섰다. 편의점에서는 좀처럼 취급하지 않는 상품들이지만, 소포장 형태로 유통해 1인 가구에게 호응이 좋다.

최근 치솟는 물가에 장포족’(장보기를 포기한 사람들)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장보기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면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저렴한 제품을 내놓으며 물가와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인 5월 생활물가지수는 109.54(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7% 상승했다. 생활물가지수가 7% 가까이 오른 것은 금융위기가 있던 20087(7.1%) 이후 1310개월만이다. 특히 생활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식품의 상승률은 7.1%로 식품 이외인 물가지수(6.4%)보다 높다. 이 중 국수(33.2%)·소금(30.0%)·식용유(22.7%) 등이 크게 올랐다. 신선식품 역시 돼지고기(20.7%)·수입 쇠고기(27.9%)·닭고기(16.1%)를 중심으로 올랐다.

생활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를수록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유통업체들은 대대적인 할인전을 펼치며 물가 안정에 애쓰고 있다. 한편에서는 단기적 이익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고객을 결코 뺏기지 않겠다는 업체들의 대결이 출혈경쟁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편의점, 1인 가구 위한 소포장 제품 선보여

 


작년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율은 59.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2인 가구가 절반이 넘고,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소포장 상품은 물론 초저가 상품 등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앞서 지난 2월 일주일간 전국 17개 시도별 5개 대형마트와 양파 낱개 판매 시범행사를 추진했다. 그 결과 소비자는 가구 사정을 고려한 소량 구매가 가능하고 폐기물이 줄어든다는 것을 반영해 낱개 구매를 추진했다. 무엇보다 소포장은 생활 쓰레기가 줄어든다.

식품·외식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연일 가중되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도 밥상 물가 잡기에 나섰다. CU는 육류뿐만 아니라 신선채소도 함께 판매한다. 마늘과 고추, 대파, 양배추, 감자 등 수요가 높은 채소 15종을 1~2끼 양으로 소분했다. 양배추의 경우 1통을 4등분해 판매하는 식이다. 가격은 최저 900원부터 최고 4500(모듬쌈) 수준이다.

GS25는 공산품에 힘을 줬다. GS더프레시(GS수퍼마켓)가 운영하는 초저가 PB(자체상표) 공산품 6종이 대표적이다. 이마트24는 아이스크림 등 여름에 수요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5월부터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세븐일레븐도 이달 말 식품 카테고리 중심으로 초특가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객 수요가 높은 먹거리와 생필품 등 상품군을 정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여 물가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외식물가도삼시 세끼위협경제 위기상황에 정부가 나서야


외식물가도 높아지면서 빈곤층의 끼니가 위협받고 있다. 학원가의 취업준비생은 1000원이라도 싼 컵 밥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노인들은 다시 운영하는 무료 밥차 시간에 맞춰 줄을 선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에 직격탄을 맞는 건 사회의 약한 고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4% 올라 19983(7.6%) 이후 242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39개 외식 품목의 가격이 모두 지난해 말보다 올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가처분소득 가운데 식품비가 차지한 비중은 42.2%에 달했다. 소득 상위 20%의 평균 식비 비중(13.2%)과 전체 가구 평균(18.3%)보다도 높다.

물가가 치솟아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초저가 경쟁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다.

·오프라인 유통 업계는 최저가에 발길을 돌린 고객들이 자사 상품을 구매해보고,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이 향후에도 계속 자사를 이용해줄 것을 기대하고 이 같은 경쟁에 합류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한편에서는 한동안 잠잠하던 최저가 전쟁이 최근 10여년만에 다시 격화된 건 쿠팡의 파격적인 무료배송정책으로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란 말도 있다. 쿠팡이 최근 월 2900원인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아도 로켓배송 상품을 금액 상관없이 무료배송해주고 있다.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이런 고물가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가화로 국제 비료 값과 곡물가격 및 유가가 오르고,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먹거리에 대한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물가 안정을 위해 또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앞으로 양극화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국민의 민생을 돌보는 국회는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원구성이 공전하면서 공백 사태가 3주를 넘어섰다. 국내외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고 경제에 불황이 닥친 만큼 가계와 기업, 정부가 합심해 국가적인 위험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다. 양 당이 서로 힘겨루기만 하고 있기에는 물가와 서민들의 상황이 위태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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