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선박 수주만 3, 수주 성공 이어가


현대미포조선 공급계약체결 내용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중국 조선사를 뛰어넘었다. 지난 6월까지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의 글로벌 발주 점유율은 46%, 중국의 43%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77일에만 아프리카와 유럽에 총 3척의 P/C선 수주 계약을 따냈다. 금액은 2570억원으로, 최근 매출액의 8.7%에 달한다.

현대미포조선 영업실적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는 수주에 힘입어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5월 전년 동기대비 18.58% 증가한 327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4월 실적과 비교해도 500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번 호실적의 최대 요인은 최근 카타르발 LNG선 물량의 수요 증가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LNG선의 선제적인 발주물량 확보를 통해 압도적인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카타르는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이다. 전세계적인 LNG 수요 회복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고 증산을 진행 중이다. 이에 운반을 위해 필수인 LNG선 강자인 한국 조선업계로 눈을 돌린 것이다.

이외에도 강화된 IMO 환경 규제와 팬데믹 회복세로 인한 물동량 증가 등으로 발주량이 증가한 점도 꼽힌다. 올해뿐 아니라 향후 수년간은 LNGLPG 등 친환경 선박의 수주와 교체 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원자재값 급등으로 조선용 후판 가격이 인상되었지만, 부정적인 요인을 뒤엎고 내부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수주에 대응, ‘환율 상승이라는 외부적인 요인도 함께 겹쳐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미포조선은 LNG선뿐 아니라 최근 전기추진 여객선을 건조해 2척을 출항시켰다. 엔진 이상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이중연료엔진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가변속 전기추진시스템, 지능형 통합제어시스템, 선박 이·접안시 환경규제와 안전성을 더하는 배터리 시스템 등 4가지 핵심 ICT기술이 적용되어 국내외 운항사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HD현대 권오갑 회장과 정기선 사장, ‘변화동반한 성장 꾀해


현대미포조선이 속한 HD현대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권오갑 회장은 50주년 인사말에서 새로움변화를 강조했다.

올 들어 경영 방향성도 이에 맞게 변화를 추구하는 듯하다. 권 회장은 최근 ‘HD현대라는 이름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사명을 변경했다. 새 사명에는 지주회사로서 역할을 집중하고 투자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조선사를 넘은 미래 개척자로 성장하기 위한 포부를 밝혔다. 1982년생 MZ세대로서 해양수소와 탈황설비 등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는 계획을 세웠다. 2025년까지는 100메가와트 규모의 그린수소 플랜트를 구축하고, 2만 입방미터급 수소운반선을 연구개발해 세게 최초로 출시 예정이다. 조선, 에너지 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빅데이터 사업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KT 및 미국 기업 팔란티어와 협력하기도 했다.


 내외부적인 우려가 발목 잡아


현대미포조선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을 자회사로 둔 한국조선해양 노사 관계 정립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산하의 조선3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사측에 통합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10년째 통상임금 최종 판결을 두고 노조와 사측의 진척이 없다. 2012년 말부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상대로 노동자 41500여명의 통상임금 지급을 가지고 소송전이 있었다. 노조는 상여금과 휴가비, 귀향비, 축하금과 연금보조금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대표해 교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에는 부산고등법원 앞에서 통상임금 최종 판결을 촉구하는 1인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종 판결이 되면 두 회사가 지불해야 할 금액은 7205억원이다. 이는 현대미포조선의 분기 매출액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원자재의 무기화로 원자재가가 불안정해지면서 흑자전환 역시 어려워졌다. 수익성의 악영향 속에서 1분기에는 610억원의 영업손실, 3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에서 공동 교섭을 제안했지만, 아직 회사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했다. 시장회복에 수주성과를 내고 있지만 실적이 매출과 이익으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 비추어 하반기에도 수주는 이어지겠지만 실질적인 경영실적 개선으로 당장 나타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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