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보유고 94억3000만 달러 감소, 일부 신흥국 부도 위기↑

韓·美 “외화유동성 공급 장치 실행”…경제 기초체력 견고히 할 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하고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금유출을 우려해 이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금리인상만으로 분위기가 역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와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서민경제가...<본문 중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하고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금유출을 우려해 이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금리인상만으로 분위기가 역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와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서민경제가...<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올해 들어 주식 시가총액(시총)1조원 이상인 상장사가 50곳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주식 시장을 이끄는 빌리언 달러 클럽(Billion Dollar Club)’ 도 맥을 못 추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시총이 1조원 이상인 상장사는 총 232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56곳 줄었다. 시총 1조원 클럽에서 제외된 곳은 HDC현대산업개발·SK가스·롯데관광개발·하나투어·한화투자증권 등이다. 아직 1조 클럽에 남은 상장사들도 몸집이 줄긴 마찬가지다.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연초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광폭 금리 인상과 긴축이 지속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축, 코로나19의 여진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국내 증시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런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빅스텝이 안 먹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화 가치 하락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0.5% 상승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도 낮아지는 모습이다.

·달러 환율이 13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경기를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단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환율이 오르면 수입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달러 환율이 치솟는 것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1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을 것이 확실시되자 달러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도 달러 독주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과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이 효과적이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무역수지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환율에 한은 빅스텝 효과 떨어져원화 이대로 괜찮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대를 기록하고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자금유출을 우려해 이달 13일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했다. 하지만 금리인상만으로 분위기가 역전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와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서민경제가 힘들어 진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똑같은 양의 제품을 사도 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은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풀어 변동성을 줄이고 있지만 이 역시 오래 지속하긴 힘들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올해 6월말 기준 43828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943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20201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전월 대비 0.5% 상승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를 밀어올리고, 결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같은 고환율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올해 6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달러 환율의 장기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추가로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년 만에 달러 가치 초강세신흥국 경제 불안감


원화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달러는 최근 금값이 급락하는 상황에도 계속 치솟는 등 최고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연준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위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율이 1300원대인 데도 달러 선호도가 높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6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567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기부진, 유럽의 에너지난, 일본의 엔저 전략,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전략에 따른 공급 차질,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에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높아진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달러 가치가 2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채 비중이 높은 일부 신흥국들이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물가 고공행진 속에 경기가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고민하는 것보다 신흥국은 더 심한 수준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 데 이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의 통화 긴축 가속으로 미 달러화 가치까지 뛰면서 신흥국의 경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일부 신흥국 같은 위기는 아니더라도 물가 추가 상승 압박과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우려된다. 금융·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보다 높아지면 안전 자산인 달러에 대한 투자 심리가 커지고 내 주식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투자금이 달러로 환전돼 미국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시장에선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환율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19일 오후 서울 소공동에서 한미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악화하는 세계 경제 속에서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 양 정부가 정부가 필요시 H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 최근 불안정해진 국내 외환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공급망 불균형과 공정한 시장 왜곡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긴밀한 정책 공조가 필요해 보인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를 줄이는 게 최선이지만, 일단은 우리나라 자체의 경제 기초체력을 강화해야 한다. 현제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무역수지 적자가 나는 것을 개선하고, 우리 경제 주력산업인 반도체·정보기술(IT) 산업과 더불어 우리 미래를 책임질 AI 빅데이터·우주·문화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미리 변화를 감지하고 예측해서 개인과 가계의 자산을 지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