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실적 부진에 긴장감 고조


지난 718일 현대중공업(한영석 대표)이 영업실적을 공개했다.

엔진기계 부문에서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22% 증가했으나, 나머지 수주,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는 모두 10% 이상 하락했다. 영업손실 전망치도 한 달만에 1603억원에서 2368억원으로 늘었다.

현대중공업 영업실적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최근 수주잔고가 늘고 환율이 천정부지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변수가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 발생과 그에 따른 특별안전교육, 임금협상을 촉구하는 파업이 내부적인 요인이었다. 또 상반기 후판가격의 인상에 합의함으로써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회사는 공사손실충당금을 추가 설정하는 등 손익을 낮추어 잡았다. 게다가 전체 매출원가의 15% 이상 차지하는 인건비의 상승도 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상황은 부정적이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실적 회복이 머지않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엔지니어 출신 한영석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중공업


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이 전략을 겸비한 엔지니어라는 점도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 부회장이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사실이 주목을 받고 있다.

1979년 현대중공업 선박운용본부에 입사한 이후 조선사업부에서 설계·생산 부서에서 근무한 뒤, 2012년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전무, 2015년 조선사업본부 부사장을 거쳐 2016년부터 6년간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지냈다.

2018년에는 한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대표로 선임됐다. 2018년부터 한 부회장은 가삼현 부회장과 2인 체제로 3년간 현대중공업을 이끌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3월 현대중공업그룹 한국조선해양 대표로 선임되며 현대중공업을 이끄는 단독 대표 역할을 하게 됐다.

입사 초기에 선박 설계 및 생산 부서를 겪으며 엔지니어로서 역량을 쌓았던 것이 바탕이 되어 경영에서도 성과를 이끌었다.

현대미포조선의 실적이 부진하던 시절 선종 다각화와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3년 연속 흑자로 만들었다. 당시 주력이었던 PC선과 가스운반선의 비중을 줄이고 LNG벙커링선, RO-PAC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 집중해 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현대미포조선은 8677억원 영업이익 적자를 낸 직후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음해인 2016년에는 영업이익 2075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211% 증가한 호실적을 보였다. 그후에도 줄줄이 2017년에 1079억원, 2018년에 70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IPO)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IPO는 생산성을 높이고 위험과 비용을 최소화하여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하는 계획을 발표한 것에 힘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 부회장에 힘입어 빛을 발하는 현대중공업 엔지니어 파워


한 부회장은 엔지니어 출신답게 현대중공업의 기술력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부회장 취임 직후 품질 혁신을 강조하며 품질경영을 적극 추진해 실패 비용을 2018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또한 품질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검수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은 스마트조선소자율운항’ ‘친환경 선박등 차세대 기술에서 앞서는 역량을 보유하게 되었다.

현대중공업 소속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2단계 선박 하이나스를 개발했고, 기술 상용화를 통해 2025년까지 연료 효율 7% 향상, 온실가스 배출은 5%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는 100메가와트급 그린수소 플랜트를 구축, 2급 수소 운반선을 제조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누리호 사업에 뛰어든 국내 300여개 기업 중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도 현대중공업 소속 엔지니어들이었다. 현대중공업 엔지니어 10여 명은 누리호 현장에 상주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해 발사 성공에 이바지했다.

발사체 지상고정장치공사는 정밀한 기술이 요구돼 까다로운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누리호 사업에서 현대중공업은 이 공사를 진행하며 6000규모의 시스템을 설계에서부터 제작, 설치, 발사 운용까지 도맡아 성공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대표로서 첫 해, 순항 기대해도 될까


올해는 한 부회장이 단독 대표로 현대중공업을 이끄는 첫 해다.

취임 후 올해 초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한 부회장은 '친환경 선박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제적 투자 통한 초격차'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앞선 두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기술과 스마트 조선소에 대한 연구개발 강화, 해상 수소인프라 선제적 투자 3가지를 집중 사업으로 지정했다. 또 사업을 위해 각각 3100억원, 3200억원, 100억원씩의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업황 개선이 가능할 것인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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