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보다 빠른 계산 속도, 저비용 시스템 적용 가능…“임상 적용 시 저비용 고효율로 혈류 분석”

김재관 교수 공동연구팀 Computer Methods and Programs in Biomedicine 논문 게재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등 국내 연구진이 뇌졸중 및 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과 관리를 위한 혈류 속도의 실시간 측정 및 분석을 기존보다 400배 이상 빠르게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새로 개발된 알고리즘이 심뇌혈관질환*의 임상에 적용될 경우, 저비용·고효율의 혈류 변화 분석과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김재관 지스트 교수, 이기준 디지스트 교수, 성명수 중국 남통대학교 교수, 오윤호 지스트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김재관 지스트 교수, 이기준 디지스트 교수, 성명수 중국 남통대학교 교수, 오윤호 지스트 박사과정생

* 심뇌혈관질환: 심장, 뇌 및 혈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질환.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 고혈압, 심부전, 말초혈관질환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뇌혈관질환의 실질적인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의 혈류를 지속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확산 상관 분광법*’은 조직 내 혈류 속도 변화를 피부 절개나 손상 없이 측정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다른 측정 장비들과 비교할 때 무표지 측정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시스템의 비용이 저렴하며, 같은 측정 시간 내에 더 많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 는 높은 시간 해상도를 가진다는 장점이 있다. 

* 확산 상관 분광법(Diffuse Correlation Spectroscopy, DCS): 근적외선 레이저 광원을 생체 조직에 쏘아 조직 내 혈류 속도 변화를 측정하는 시스템. 조직에 레이저를 조사하고, 혈류 변화로 인한 동적 광산란 정도를 측정‧비교하여 생체 조직 내 혈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으며, 형광물질과 같은 표지 없이 무표지 측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확산 상관 분광법을 이용한 기존의 혈류 측정 및 분석은 측정된 신호를 물리적 모델과 비교(data fitting)해 혈류 정보를 얻어내기 때문에 실시간 분석 및 관찰이 어려우며, 분석에 적지 않은 메모리 용량이 필요해 가용 메모리 용량이 작은 저가형 프로세서를 이용한 확산 상관 분광법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 

확산 상관 분광법의 기존 분석 알고리즘(위)과 새로이 제시된 알고리즘(아래). 기존 분석 알고리즘은 측정 신호의 자기상관함수(g1,data)와 조직의 물리적 모델 기반 자기상관함수(g1,model) 간의 데이터 피팅이 수반되는 반면, 새로이 제시된 알고리즘들은 측정 신호의 자기상관함수를 바로 계산에 사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확산 상관 분광법의 기존 분석 알고리즘(위)과 새로이 제시된 알고리즘(아래). 기존 분석 알고리즘은 측정 신호의 자기상관함수(g1,data)와 조직의 물리적 모델 기반 자기상관함수(g1,model) 간의 데이터 피팅이 수반되는 반면, 새로이 제시된 알고리즘들은 측정 신호의 자기상관함수를 바로 계산에 사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지스트 의생명공학과 김재관 교수팀과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이기준 교수팀, 중국 남통대학교 성명수 교수팀은 수치 적분 기반의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혈류 분석에 필요한 시간과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수치 적분 기반의 알고리즘은 측정된 신호를 바로 수치 적분 기반 식에 적용해 혈류 변화를 측정한다. 따라서 측정 신호를 물리적 모델과 비교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빠른 계산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저용량의 램을 가진 저비용 시스템에도 적용이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개발된 알고리즘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해 먼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 알고리즘의 유효성을 평가하고, 생체 조직 모사 팬텀과 팔 압박 혈류 조절 실험*의 알고리즘별 혈류 변화 측정 결과를 비교했다. 또한, 저비용 시스템에서의 알고리즘 적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 팔 압박 혈류 조절 실험(Arm cuff occlusion test): 혈압계를 활용해 팔 위쪽을 220mmHg의 압력으로 혈관 폐색을 일으키는 실험. 혈관 폐색 발생 여부에 따라 혈류 속도가 조절된다.

그 결과, 연구팀의 알고리즘(평균 소요시간: 12.02마이크로초)은 기존 알고리즘(평균 소요시간: 4960마이크로초)보다 400배 이상 빠른 계산 속도를 보였다.

실제 생체 조직에서 측정된 혈류의 기존 알고리즘 분석 결과(밝은 파란색), 새로 제시된 알고리즘 결과(주황색, 노란색) 비교 그래프 (왼쪽: 팬텀 실험 결과, 오른쪽: 생체 조직 실험 결과). 새로 제시한 알고리즘 중 ‘INISg1’이 기존 결과와 차이가 현저히 작음을 확인할 수 있음.
실제 생체 조직에서 측정된 혈류의 기존 알고리즘 분석 결과(밝은 파란색), 새로 제시된 알고리즘 결과(주황색, 노란색) 비교 그래프 (왼쪽: 팬텀 실험 결과, 오른쪽: 생체 조직 실험 결과). 새로 제시한 알고리즘 중 ‘INISg1’이 기존 결과와 차이가 현저히 작음을 확인할 수 있음.

또한 기존 알고리즘은 고용량의 램(RAM)이 필요해 아두이노 등 마이크로컴퓨터 기반의 저비용 시스템에 적용할 수 없었던 반면, 연구팀의 알고리즘은 데이터 당 400바이트의 램 용량만을 사용하므로 저비용 시스템에 적용이 가능하며 이때 최대 606마이크로 초 이하의 짧은 계산 시간이 소요됨을 확인했다. 

지스트 김재관 교수는 “확산 상관 분광법 시스템에서 측정된 상관 함수를 물리 모델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혈류 정보를 얻어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상관 함수의 수치 적분을 통해 혈류 정보를 얻어내 확산 상관 분광법의 계산 시간과 전체 시스템 비용을 줄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디지스트 이기준 교수는 “새로 개발된 알고리즘은 향후 심뇌혈관질환의 임상 영역에서의 혈류 변화 측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으며, 남통대학교 성명수 교수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연구를 계속 진행하면 저가형 소형 혈류 측정 장비를 개발하는 사업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스트 김재관 교수와 디지스트 이기준 교수가 주도하고 중국 남통대학교 성명수 교수와 오윤호 박사과정 학생(공동 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보건산업진흥원, 그리고 지스트, 디지스트, 중국 남통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컴퓨터 과학 이론 및 방법 분야의 권위적인 학술지인 ‘Computer Methods and Programs in Biomedicine’(컴퓨터 과학 이론 및 방법 분야 상위 11%, 영향력 지수 7.027)에 최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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