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가 협업해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동개발에 나선다. 메타버스 시대에 마이크로 OLED는 ‘메타버스의 꽃’으로 불리는 XR(확장현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기술을 포함하는 용어) 기기에 필수적인 디스플레이로, 향후 두 회사가 새로운 글로벌 빅2로 떠오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 OLED 개발 및 생산에서 손을 잡기로 하고 현재 최종 합의 단계에서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사는 떠오르는 메타버스 시대에 발맞춰 향후 마이크로 OLED 시장의 큰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기존의 일반 OLED에 비해 미세한 픽셀 크기가 핵심인 마이크로 OLED는 XR 기기의 해상도를 개선해 이용자 경험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픽셀 크기를 요하는 마이크로 OLED는 반도체 공정이 필수적이다. 반도체 계열사 및 생산 설비가 부재한 LG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전문회사인 SK하이닉스가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초 처음으로 출시될 애플의 1세대 XR 기기에 외부 화면용 OLED인 인디케이터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XR 기기 마이크로 OLED는 소니가 공급한다. 그러나 2024년 이후 출시되는 것으로 예측되는 2세대 애플 XR 기기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 OLED를 공급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생산 능력을 높이고 SK하이닉스 역시 애플 차세대 기기 공급사를 노리고자 하는 것이다. 양사의 공동개발 계획은, SK하이닉스가 웨이퍼를 설계하고 회로를 그리면 LG디스플레이가 웨이퍼 위 OLED 증착 단계에서 최종 단계까지 맡는 것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협업으로 제작된 마이크로 OLED를 애플 XR 기기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이 양사의 최종 목표다.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마이크로 OLED 시장은 앞으로 성장 가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서는 XR 헤드셋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1100만대 수준에서 2025년 1억5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미국 이매진, 일본 소니, 중국 BOE, 등이 VR·AR 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도 VR·AR용 마이크로 OLED 기술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OLED 해상도 향상으로 기술 장벽을 해소하고 애플과 메타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두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며 “TV와 스마트폰, 자동차에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수요처로 VR·AR 시장이 급부상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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