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미국 입맛 잡았지만 국내선 24년 만에 적자·가격인상 예고

유럽 수출용 제품서 농약성분 검출 리스크도…위기관리 집중해야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업체 3사의 희비가 갈렸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5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급감했다. 2분기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73억원)보다 103억원이 줄면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이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이후...<본문 중에서>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업체 3사의 희비가 갈렸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5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급감했다. 2분기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73억원)보다 103억원이 줄면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이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이후...<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상반기 국내 무역수지는 적자지만 라면 수출액은 증가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올해 2~3월에 소폭 흑자 전환했다가, 4월부터 적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021700만 달러의 적자가 늘었다. 올해 11일부터 현재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547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런 가운데 라면의 약진이 눈에 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6월 라면 수출액은 38340만 달러(4976억원)였다. 지난해 상반기(31969만 달러)보다 19.9% 증가했다. 라면 수출은 2015년 이후 줄곧 늘었다.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K-콘텐츠로 대변되는 K-POP·영화·드라마 등의 인기 확산이 한국 라면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국가별로는 중국(9191만 달러), 미국(4786만 달러), 일본(3032만 달러), 대만(1483만 달러) 순이었다. 그 뒤를 필리핀(1477만 달러), 태국(1460만 달러), 말레이시아(1304만 달러)뿐 아니라 호주(1277만 달러), 캐나다(1159만 달러), 네덜란드(1130만 달러) 등 주요 국가별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4%가량 늘었다. 라면 수출은 2015년 이후 계속 상승세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창궐한 2020년 상반기에는 라면 수출액이 집밥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37.4%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주요 라면 업체 3사의 희비가 갈렸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5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급감했다. 2분기 별도 기준으로는 지난해 2분기(73억원)보다 103억원이 줄면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이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이후 24년 만이다.

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업계 2위인 오뚜기는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893억원·477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8%, 32% 늘었다. 삼양식품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5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92% 증가한 2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만 보면 삼양이 2위다.

이런 가운데 농심이 제품 가격을 조만간 인상한다. 농심은 추석 직후인 내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다. 이중 신라면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 10.9%. 대형마트에서 한 봉지에 평균 736원에 판매되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농심 신라면 레드농약성분 검출돼 유럽서 리콜

 


신라면을 필두로 해외에서도 인기 있고, 국내에서도 업계 1위인 농심은 이번 2분기에 적자를 내며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엔 유럽에 판매하는 제품에서 농약이 검출 돼 리콜 명령을 받았다. 유럽연합(EU) 식품 당국은 지난달 28일 유럽에서 판매되는 농심의 신라면 레드 슈퍼 스파이시에서 이프로디온(iprodione)’이란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며 판매 중단과 리콜 명령을 내렸다. EU 식품·사료신속경보시스템(RASFF)은 이러한 사실을 회원국에 알려 각국은 제품 회수 조치를 내렸다.

현지의 검사 결과, 유럽 기준이 0.01ppm인데 반해 농심의 해당 제품에서는 0.025ppm이 검출된 것. 반면 우리나라는 기준이 다르다. 농약 성분이 0.05ppm 이하이면 적합판정을 받는다. 유럽에 비해 약한 기준이다.

농심 측은 잔류농약 검출에 대해 수출용 제품이며, 국내 규정으로는 기준치 이하다라는 답변을 내높았다. 농심에서 이런 사태가 반복될 경우 국내외 소비자들은 물론 해외 주요 수출국에서 신뢰도가 하락하는 등 기업 이미지 훼손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만큼, 전 세계인의 입맛을 담당한다는 책임감으로 제작과정을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일각에선 국내 발암물질 및 유해물질 검출 기준을 현재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비건·저칼로리면 같은 프리미엄 라면도 유망할 것


현재 몽골과 호주로 수입되는 한국식품 중 주요 상품은 라면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몽골 인스턴트 라면 시장의 브랜드 가운데 농심은 단일 브랜드로 약 49%의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농심 다음으로 팔도(12%)’가 뒤를 잇는다. 유목 민족인 몽골인들에게는 보관을 길게 할 수 있고, 밥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게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심의 신라면은 미국에서도 인기다. 지난해에는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속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홍보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신라면짜파게티가 지난해 10월 미국 유명 격주간지 뉴욕 매거진(New York Magazine)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 국내 라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무역업계에서는 해외에서도 코로나19로 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면서 식품 성분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경향도 볼 수 있어 한국에서 판매 중인 비건, 저칼로리면, 건면 같은 프리미엄 라면도 해외 시장에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라면은 면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어울리는 게 참 많다. 배추김치, 파김치, 식은 밥과도 잘 맞는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세계를 사로잡은 매운 맛은 이미 국내에서도 인정받았다. 일단 브랜드에 상관없이 매운맛라면은 얼큰한 국물이 속을 달래준다. 그래서인지 휴가지에서나, 대학시절 친구들과 MT를 가서도 다음날 아침은 꼭 해장라면을 끓였다.

일단 라면은 서민음식 이미지가 강해서 가격인상에 대한 저항을 받는 편이다. 그럼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건 기업차원의 결정이니 존중한다. 그 전에 유해물질이나 농약 검출 등에 대한 리스크는 해결을 하고 넘어가야한다. 유럽의 기준이 국내보다 엄격하다는 말은 자칫 핑계로 들릴 수 있다. 유럽이든 한국이든 지리적으로 위치만 다를 뿐 사람이 사는 건 같다. 한국 기준도 유럽 기준에 맞출 필요가 있다.

장시간 요리를 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밥을 대신할 수 있는 편리함과 진한 맛으로 한국 라면이 전 세계를 장악해 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어떤 제품 보다 라면과 같은 식품은 믿을 수 있을 만한 가가 중요한다. 어떤 음식이든 국내외 소비자들이 먹어서 건강해야 한다. 음식이 우리 몸을 이루기 때문이다. 국내 라면 기업들이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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