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B하이텍에서 팹리스사업부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네이버 카페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에서 DB하이텍의 팹리스사업부의 물적분할이 기업가치를 높이지 못한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김준기 회장을 포함한 현 DB그룹 경영진이 DB하이텍 팹리스(반도체설계)사업부를 인적분할하거나 차라리 매각하라는 입장이다.

31일 비즈니스포스트에 따르면,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단은 서울 모처에서 DB하이텍 팹리스사업부문의 분사와 관련해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소액주주로부터 의결권 행사에 관한 위임장을 확보해 DB하이텍의 팹리스사업부 물적분할을 막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DB하이텍에서 팹리스사업부 물적분할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7월 12일 DB하이텍 측은, 구체적 방법, 시기 등 결정된 바는 없지만 팹리스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를 위해 분사 등 다양한 전략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를 냈다.

그러나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팹리스사업부가 물적분할되면 오히려 DB하이텍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물적분할 추진에 대해 반박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고객사 비밀유출 우려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적분할을 통해 지분관계를 정리하거나, 차라리 매각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성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팹리스사업부가 물적분할시 기존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없어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30일 현재까지 팹리스사업부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소액주주 지분은 4.2%이다. DB하이텍의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연대는 “일단 소액주주 10%의 의결권을 확보해 팹리스사업부의 물적분할 시도를 저지하기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기관투자자, 외국인투자자까지 끌어 지분 30%의 의결권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DB하이텍의 지분에서 올해 6월말 기준 최대주주는 DB(12.42%보유)로, 김준기 DB 창업회장(3.61%)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7.84%이다. 반면 전체 소액주주 비율은 69.27%에 이른다. 이에 더해 국민연금관리공단이 DB하이텍 지분 9.3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에선 향후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관련 소액주주, 회사간 지분대결이 있을 시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이 이르면 10월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팹리스사업부의 물적분할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반도체업계에서는 DB하이텍의 팹리스사업부문 또는 DB하이텍 자체가 매물로 나올 시 인수하려는 곳이 많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올해 3월에는 증권업계와 투자은행업계에서 SK스퀘어가 DB가 쥔 DB하이텍 지분 인수를 추진한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DB하이텍의 팹리스사업부 물적분할에 대해 회사 측과 소액주주연대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향후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시 어떠한 결과가 나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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