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10월 국내 전기·도시가스 인상 전망

서민들 물가 상승 압박↑…환율 관리·농산물 가격 정책 힘써야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로 0.25%p 올렸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5.2%로 수정 전망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국내 기준금리가 연 3%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는 더 강해져 원·달러 환율 상승, 수입물가 급등, 해외자금 이탈 등의 압박이 더 강해질 우려가...<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물가 상승장이다. 이 상승세는 언제 잡힐까.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리며 슈퍼달러(강력한 달러강세 현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추세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3년 만에 최저 수준인 원화 값도 수입 식품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6595원으로 1년 전보다 45.2% 올랐다. 오이 값은 76%, 애호박 66.5% 씩 각각 상승했다. (45.1%)·(44.5%)·상추(37.5%)·당근(36%)·양파(25.7%) 등도 오름세다.

정부는 다음 달 10일 추석을 앞두고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명절을 선언했지만, 치솟는 물가가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8045원으로 지난해 대비 6.8% 상승했다.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와 물가 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고,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우 등으로 식재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도 상승해 자영업자와 영끌족의 비명이 커지고 있다. 높아진 물가에 대출 이자까지 늘고 있어 가계 부담이 커지며 일상이 팍팍하다는 말도 들려온다.

한국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25%p 올렸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998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5.2%로 수정 전망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국내 기준금리가 연 3%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달러는 더 강해져 원·달러 환율 상승, 수입물가 급등, 해외자금 이탈 등의 압박이 더 강해질 우려가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커졌다.

환율도 문제다. 달러당 원화 가치는 31일 오전 11시 기준 1348.90원이다. 지난 29일 달러·원 환율이 장중 135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환율이 지속되면 같은 가격의 농산물을 수입하더라도 이전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사 와야 한다.

원자재 가격, 환율 등 대외 변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9~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더라도 하락 폭은 제한적일 거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한국은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관의 분석도 나오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달러가 물가 상승 부추겨전기·도시가스 요금 또 오를 듯


·달러 환율도 급등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공급 축소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0월 도시가스 요금 인상 여부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최근 가스 가격 급등으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5조원을 넘어서자 지난해 결정된 정산단가 인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도시가스 요금은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에 더해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과 투자 보수를 합한 ·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원료비는 다시 기준연료비정산단가로 나뉜다. 지난해 말 정부는 원료비 중 정산단가를 올해 중 3차례 인상키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정산단가는 지난 50원에서 1.23원으로, 7월에는 1.90원으로 올랐다. 그리고 오는 10월에는 다시 2.3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가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시적으로 유럽행 가스관을 아예 걸어 잠그겠다고 예고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가격 인상 필요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10월에는 전기요금도 오를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물가 상승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입물가 고공행진에는 제품의 가격인상뿐만 아니라 원화 가치하락도 큰 영향을 준다. 원자재·에너지 등 수입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원화가치가 하락할수록 물가가 함께 오르는 구조다.


국내 경제 불안요소 多…환율·과도한 가격상승 관리 필요해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물가 상승의 세부 내용은 나라마다 제각각이다. 한국은 에너지와 함께 비료, 농산물 등 식품 관련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28일 발표한 우리나라 인플레이션의 특징과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인플레이션는 수입물가 상승에 의해 촉발됐다. 우리나라의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기준 33%가 넘고, 수입물가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율이 7382%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물가 중에서도 에너지와 비료·농산물 등 식품관련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비용인상형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입물가에 대한 국내물가의 민감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의 여파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고환율이 계속된다는 전망이 우리 경제의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물가 상승은 국제 가격뿐 아니라 환율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 평균 수입물가 상승의 약 3분의 1이 환율 상승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달러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큰 돌발 변수가 없다면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이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수입물가가 또다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 보고서는 비용인상형 인플레는 환율 관리와 비용 상승분을 훨씬 초과하는 과도한 가격상승 품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인플레 완화가 예상되지만 환율 관리와 일부 품목의 과도한 가격상승 억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전 세계적 가뭄 등 기후변화로 인해 국제 곡물 가격이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곡물가 상승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국내 농산물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는 물가 안정이다. 우리나라가 금리는 상승하는 것도 결국은 민생과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명절이 코앞이다. 모두가 마음 넉넉한 명절을 보내기 위해,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가 늘어 벼랑 끝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없도록 우리 정부에서도 환율 관리는 물론 농산물과 에너지 가격 관리에 더욱 힘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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