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동맹 ‘칩4’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 있을 것”
美, 중국 IT산업 견제↑…한국, 기술투자 집중해 ‘기술 패권’ 지켜야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는 삼성전자다. 다만 반도체 한파 영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가 추격하면서 글로벌 매출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TSMC는...<본문 중에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는 삼성전자다. 다만 반도체 한파 영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가 추격하면서 글로벌 매출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TSMC는...<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국내 반도체 업황 둔화가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7명 이상은 현재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에 대해 위기라고 평가했다.

상공회의소는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반도체 산업 경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현재 위기라는 응답이 76.7%였다고 밝혔다. ‘위기 직전이라는 대답도 20.0%나 됐다. ‘위기가 아니다는 답변은 3.3%에 그쳤다.

전문가 대다수는 현재 반도체 산업의 상황이 10년 내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43.4%는 최대 위기였던 2016년 중국의 메모리 시장 진입, 2019년 미·중 무역분쟁 시절과 비교해 더 위험하다고 봤다. 이런 위기 상황이 내후년까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도 나온 상황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본다. 전문가 58.6%내후년 이후에도 위기 지속이라고 봤다. 24.1%내년까지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리스크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4개국(미국·일본·대만·한국) 반도체 동맹인 4’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 영향(46.7%)이 긍정적(36.6%) 영향보다 클 것이라고 봤다.

전 세계의 경기 침체로 PC·가전·자동차 등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줄며 반도체 재고가 늘자 고객사들은 재고를 우선 소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가격은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3분기에는 2.88달러, 4분기에는 2.50달러로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올 한반기 전망도 암울하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사이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시급한 정책과제로 4’ 대응을 포함한 원활한 외교 노력을 난관을 헤쳐 나갈 해법으로 꼽았다.

또한 정부의 규제완화도 필요한 실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대만의 산업 재편 현황과 시사점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10억 달러를 넘는 대만의 반도체 대기업 수는 28곳이며 한국은 12곳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대만과 같은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 양산한 삼성전자 매출 1위 자리 흔들리나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는 삼성전자다. 다만 반도체 한파 영향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가 추격하면서 글로벌 매출 1위 자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TSMC는 매섭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 3나노 양산에 성공한 삼성을 제치고 애플의 고객사가 됐다. 이런 기세로 올해 3분기엔 삼성전자의 매출을 뛰어넘어 TSMC가 글로벌 톱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1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TSMC의 올해 3분기 매출이 202억달러(27900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 2분기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이 1829000만달러(253000억원)로 직전 분기보다 19%가량 감소해 2위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 점유율은 1위인 TSMC53.6%, 2위인 삼성전자는 16.3%였다. 3나노 양산 고지를 먼저 점령한 삼성전자가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어떻게 좁혀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TSMC가 고객 확보 측면에서 삼성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 투자 속도 낸다·고 교과 과정에 반도체 포함시켜야


이런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 특성상 불황기와 호황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사이클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24년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2025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은 기존 강점을 지닌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도 키우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133조원을 투자해 TSMC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GAA·Gate-All-Around) 기술이 적용된 3나노 양산으로 기술 경쟁에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TSMC도 이달 3나노 양산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 평택캠퍼스 3공장(P3)을 가동했다. 지난 7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은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좋아질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격차를 벌리기 위해서 R&D와 신규투자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도 향후 5년에 걸쳐 반도체 공장 건설·생산 설비 구축에 15조원을 투자한다. 지난 10년 간 공격적인 투자로 사상 최대 실적을 누렸던 것과 같이 다가올 10년도 미리 대비하겠다는 의지다.

최근에는 반도체에 대한 기술력이 강조되고 있다. 반도체 수요는 늘고 있지만, 높은 수준의 미세공정이 요구되면서 예전·기존 기술로는 공급 확대에 한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며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 IT 산업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인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제한하는 반도체와 과학법발의에 이어 최근 반도체 장비 등도 중국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 장비 산업에서 중국이 치고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결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해 각종 제한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한국도 우리나라만의 기술력을 갖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주도하도록 정부가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기업의 노력에 정부도 힘을 보태야한다. 향후 기술 패권을 지닌 국가가 세계 질서를 구축할 것이다. 기술 경쟁에서 이겼다고 만족하는 순간 뒤쳐질 수 있다.

또 중·고 교과 과정에 수학·물리처럼 반도체 부분을 포함 시켜야 한다. 대학에 와서야 반도체를 공부하기에는 생소하고 내용도 어렵다. 청소년 때부터 반도체를 친숙하게 접하고 이해해야 관련분야의 인재육성이 앞당겨져서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그것이 곧 기술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된 지금 전 세계는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것이 기술력이다. 기술력의 중요성을 알고 지금을 준비해 나갈 때 우리나라의 미래도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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