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가 치솟으면 신흥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처럼 미국발(發) 고금리와 강달러로 신흥국가와 기업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본문 중에서>
미국 금리가 치솟으면 신흥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처럼 미국발(發) 고금리와 강달러로 신흥국가와 기업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본문 중에서>

국제금융협회, 신흥국 연쇄위기 경고 스리랑카·파키스탄 IMF

올해 성장률 2.8%OECD “청년·여성 고용 늘려 정부부채 줄여야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올해 들 급격히 치솟은 달러화 가치가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을 강타하고 있다. 이른바 킹달러의 공세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잇따른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현지시간)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주요 통화로 사용되는 달러화의 초강세 현상이 미국 외 다른 국가들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강달러는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나라들의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9.76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서만 14% 이상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초강세 여파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올해 금리 상승률은 1985년 지수 출범 이래 최대폭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이 긴축 정책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제 자금이 수익률과 안전성이 높은 달러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반면 주요국 통화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지난주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고, 일본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20%가량 하락해 24년 만에 최저치를 찍은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강달러가 지속하는 배경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긴축과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존재한다.

한국의 원화 가치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원화 환율은 한국 경제의 여러 지표에 영향을 받는다. 증권가는 킹달러의 영향으로 외국인이 환차손을 우려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기 때문에 수급상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신흥국이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은 달러 부채를 갚을 길이 막막하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신흥국 정부들의 달러 표시 부채는 830억 달러(1153700억원) 규모다. 스리랑카와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을 요청했고, 세르비아 역시 최근 IMF와 회담을 열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리서치 책임자인 게이브리얼 스턴은 WSJ만약 달러 가치가 더 높아진다면 이는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지푸라기가 될 것이라며 신흥시장이 위기의 한계에 봉착했음을 우려했다.

미국 금리가 치솟으면 신흥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처럼 미국발() 고금리와 강달러로 신흥국가와 기업들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할까.


에너지·식량 공급 정상화 시급해


이러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해결할 좋은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일단 에너지와 식량 공급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평가다.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러시아의 갈등으로 유럽은 위기에 직면했고, 중국은 수십 년에 걸친 부동산 호황이 꺼지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국의 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점도 달러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다.

미국 달러의 초강세 시대다. 강세인 달러와 유가 상승, 식품 가격 인상 등이 겹쳐 세계 경제는 지금 휘청이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무역이 달러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통화의 강세는 세계 경제에 광범위한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수입품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를 보지만, 다른 국가는 환율 상승으로 수입 상품의 국내 가격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심해진다.

다만 지금 미국의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다. 미국의 대내외 불균형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매우 증가했다. 또 전문가들은 금리와 달러 강세로 소비가 많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

내년 미국 경제전망도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 미국의 전망치를 상대적으로 내리고 있다. IMF는 지난 7월 세계 경제전망에서 2023년 미국 경제가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유로존(1.2%)과 일본(1.7%)보다 낮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최근 혼란스러운 세계 경제 환경이 각국 중앙은행의 역할을 어렵게 만든다고 입을 모은다.


환율 급변동에 대응해 기업·금융기관 리스트 관리 선행돼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7%를 기록했다. 올해 7월에는 외환위기 이후 거의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6.3%)하기도 했다. 향후 상당 기간 5~6%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한은은 전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소폭 상향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5.2%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가 지난 19일 발표한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6월보다 0.1%p 올린 2.8%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내년 성장률은 2.2%로 내다봤다.

OECD는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회복 흐름을 타고 있던 한국 경제는 고물가에 발목을 잡혔다고 평가했다. 또 물가를 따라 오르는 금리 때문에 가계부채에도 비상이 걸렸다. OECD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가처분소득(실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6.6%, 26개 주요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OECD가 한국의 부채 대응법은 의료비 지출을 20% 줄이고 청년·여성 고용도 함께 늘리는 전략을 펼친다면 2060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을 66%로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인플레이션 완화를 위한 통화정책의 정상화, 재정지원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OECD기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통화정책 완화 기조 축소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화 환율의 상승은 강달러라는 요인이 크다. 하지만 외국의 상황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국내 요인부터 주의하며 세심하게 다뤄야 한다. 앞으로 상당기간 높아진 금리를 가계와 기업이 감내해야 한다. 환율의 급변동에 대응해 기업·금융기관의 리스트 관리가 선행돼야 한다. 민간에서 일자리 확대가 될 수 있도록 취업 관련 직업훈련을 확대하고 국가 핵심 산업에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해야 한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먼저 우리 경제의 취약한 부문을 점검하고 물가·경상수지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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