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이상서 ‘영끌’ 자영업자 41만명…작년 저축은행 당기순익 40.4%

정부, 자영업자 대상 저금리 대출로 전환 9월 30일부터 시행 예정

기업의 61.2%는 실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12.7%에 그쳤다.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 곳은 20%에 불과했으며, 제조기업 중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만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본문 중에서>
기업의 61.2%는 실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12.7%에 그쳤다.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 곳은 20%에 불과했으며, 제조기업 중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만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자영업자들의 빚의 부실 우려가 최근들어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빚으로 버텨온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한계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 가운데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 자영업자가 올해 들어 6개월 사이 45% 급증했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약 47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162조원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95조원으로 20.3% 불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699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 차주(대출받은 사람)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지난해 말 10.3%에서 올해 612.8%로 늘었다. 다중채무자의 대출액 비중은 25.5%에서 28.4%로 커졌다.

30대 이하 청년층의 다중채무 속도가 가장 빨랐고, 노년층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액이 5년 전보다 30% 넘게 뛴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에 암호화폐, 주식 투자 열풍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달 2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받은 개인사업자대출은 올해 6월 말 기준 6882633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6374783억원)보다 7.9% 늘었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말보다 16.5% 늘어난 325327명이다.

문제는 자영업을 하면서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 이들은 한번 연체하면 연쇄 부실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지난 6월 말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414964명으로, 지난해 말(286839)과 비교해 44.7%나 늘었다.

결국 다중채무를 지닌 자영업자에 대한 부실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게 자영업자는 개인사업대출 외에도 개인 자격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까지 끌어다 쓴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의 빚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또다시 연장하고, 채무를 조정하는 등 각종 지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다중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를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 코로나 이후 발생한 다중채무자는 금리가 낮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해,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내몰린 경우가 많은 만큼 부실 우려가 상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 하는 등 대출금리를 손봐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이자 부담 갈수록 커져

 


코로나19 충격으로 영업이 어려웠던 자영업자들은 빚을 내 버텨왔다. 급격한 금리인상에 유동성이 위축되며 경영이 녹록지 않았다. 즉 자영업자들의 대출은 생계형 자금이었다.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소득은 연 3000만원(28.3%), 4000만원(19.6%)대가 대부분 이었으며, 6개월 사이 다중채무자는 1000만원대(55.5%) 저소득 자영업자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났다

국내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지난 한 해 동안 40.4%, 20209.4%, 201915.5%보다 많다. 이 기간 대출이 늘었고 이로 인해 거둬들인 이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저축은행권 순익이 40% 이상 급증한 때는 지난해처럼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특히 은행권 대출이 어려웠던 시기가 많았다.

앞으로 다중채무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했다. 금융 당국은 연준이 다음번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의 빚 폭탄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기업의 경영위축도 문제


최근 다중채무 자영업자 급증과 같은 결과가 초래되다보니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문덕을 높이기가 오히려 악성 부채가 느는데 일조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서 저축은행, 카드사 등 고금리 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가 높아져 난항을 겪는 건 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한상의가 금리인상 영향과 기업 대응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금리의 영향이 실제 기업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업의 61.2%는 실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12.7%에 그쳤다. 고금리 상황에서 기업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 곳은 20%에 불과했으며, 제조기업 중 중소기업은 10곳 중 1곳만이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고금리 대출은 자영업자와 더불어 국내 기업에도 위험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부채비율이 높아 대출이자부터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하는 경우 영세기업과 더불어 건전 기업조차도 파산할 우려가 있다.

다행히 정부의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책이 시행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연 7% 이상 고금리의 사업자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이 이달 30일부터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30일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금융부담을 낮추기 위해 85000억원 규모의 대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KB국민은행 등 14개 은행의 모바일 앱과 은행 창구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지원 대상은 손실보전금 등 재난지원금이나 금융권에서 만기 연장·상환 유예를 받은 적이 있는 대출자로, 현재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는 개인 사업자·법인 소기업이 해당된다.

이런 제도에 따라 금리 고공행진 속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커진 빚 부담을 완화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잠재 부실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 등 우려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문제는 대출금리다.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3%, 대출금리가 8%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런 다중채무자가 증가한 이유도 결국 고금리 대출에 있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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