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논란으로 불명예 사퇴한 카카오 류영준 전 공동대표가 여전히 카카오페이에 비상근고문으로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류 전 대표를 비상근고문으로 위촉 결정한 카카오페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류 전 대표가 수령 중인 보수 규모를 비롯한 해명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류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25일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으나, 같은 해 12월10일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함께 스톡옵션 44만여주, 약 900억원 가량을 블록딜을 통해 전량 매각했다. 류 전 대표는 이를 통해 469억원을 현금화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카카오페이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이 대규모 주식을 매각하는 경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주들의 원성이 계속되자 류 전 대표는 즉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11일 업계에 따르면 류 전 대표는 카카오페이에서 여전히 보수를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전 대표는 사퇴 이후 카카오페이의 비상근대표로 위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직 사실 및 보수 등의 내용은 카카오페이 공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카카오페이 측은 류 전 대표에 지급되고 있는 보수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재직 당시 받은 급여 규모의 일부를 수령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류 전 대표가 올해 3월28일 퇴사할 당시 수령한 보수는 급여 1억1000만원, 상여 5억5000만원, 기타근로소득 1억9500만원, 퇴직소득 2억8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서 <뉴스워커>와의 통화를 통해 “대표 퇴임 프로그램은 다수 기업의 통상적 절차에 준하여 운영하고 있다”라며 “주요 공동체 대표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표 퇴임 프로그램에 따라 류 전 대표가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재임 기간 및 보수 지급과 관련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불명예 사퇴’를 통해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류 전 대표가 여전히 보수를 받고 재직 중이라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류 전 대표의 대규모 주식 매도 사건은 이후 국회에서 ‘카카오 먹튀 방지법’이 발의될 정도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신뢰 회복을 위해 많은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상 논란의 당사자인 류 전 대표가 카카오페이로 복귀해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편 류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카카오의 대표로 취임한 남궁훈 전 공동대표의 경우 해당 사태로 인한 카카오 공동체 신뢰 회복을 위해 보유 중인 카카오게임즈의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며, 아울러 주가 회복 전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고 법정 최저 임금만 받을 것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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