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 자료를 중심으로

우리나라도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수는 있지만 버블 붕괴 당시 일본과 같은 정도의 부동산시장 버블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일본 사례의 중심에 상업용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와 연계된 주택시장의 문제가 있고 주택담보대출은 안정된 LTV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는...<본문 중에서>
우리나라도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수는 있지만 버블 붕괴 당시 일본과 같은 정도의 부동산시장 버블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일본 사례의 중심에 상업용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와 연계된 주택시장의 문제가 있고 주택담보대출은 안정된 LTV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는...<본문 중에서>

최근 부동산시장 현황 및 향후 리스크 점검...


18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금융브리프 27호에는 <최근 부동산시장 현황 및 향후 리스크 점검>이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이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차원의 긴축기조가 급속히 강화되고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금리 상승이 가속화되고 차주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은 가격 고점 인식에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수요 절벽과 거래 절벽이 심화, 결과적으로 매매가격 급락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 가격 하락 기대는 주택 거래량의 감소뿐 아니라 관련 산업 위축을 유발하고 역자산효과를 통해 민간 소비 감소 및 경기 위축으로 연결되며 나아가 가계부채 부실화 가능성을 늪일 수 있으니 무시할 수 없겠다.


분석 결과...


이번 연구의 전체 분석 대상 기간은 20081분기부터 20222분기까지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본격적 상승기에 진입한 2018년 이후의 구조변화 측정을 위해 2019년 이후 기간을 대안 기간으로 구분해 별도 모형화했다고 한다.

우선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해당 기간 시장 금리(국고채 3년물 기준) 1.0%p가 상승하면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8분기 동안 전국 아파트 가격은 최대 4.57%p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5.0%p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그다음은 서울 지역(-3.4%p), 5대 광역시(-2.85%p) 순으로 지역 영향이 차별화돼 나타났다.

한편 팬데믹 이후 주택시장 구조변화를 살필 목적으로 앞서 언급한 대안 기간 분석도 진행했는데, 해당 기간 시장 금리 상승 충격의 영향은 전체 기간 분석보다 크게 나타났다. 시장 금리 1%p 상승 충격이 8분기에 걸쳐 전체 아파트 가격을 최대 5.04%p 하락시키는 식이다. 지역별 하락폭 규모 순위도 달랐다. 수도권이 5.77%p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5대 광역시(-5.73%p), 서울 지역(-3.37%p)이 따랐다.


해석...


보고서를 작성한 신용상 연구위원은 이상의 분석 내용이 시장 금리 상승의 단일 충격에 대한 영향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오버슈팅으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 기대, 경기 둔화, 고인플레이션 등의 충격이 복합돼 나타나는 경우 주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규모도 증폭돼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긴요하다고도 덧붙였다.

향후 국내외 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되거나 고환율 상황이 지속돼 현재까지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벗어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에도 추가적 주택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며, 가계 소비 위축, 주택 담보 대출 및 자영업자 부채의 부실화 요인 등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해석했다.

한편,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관련 업종 대출 부실화 충격은 서울 지역보다 수도권 및 지방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선별적인 대비도 필요하다는 언급을 더했다.

그에 더해 부동산 경기 위축 및 미분양 물량 확대로 건설 경기의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업, 건설사 등 관련 업종 전반의 연쇄 부실화 가능성과 비은행권 중심 자금 경색이 심화되고 있어 사업장별/금융업권별로 자금조달시장에 대한 긴급 유동성 공급 채널의 재정비가 필수적일 것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일본식 장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은 작아...


1980년대에 발생한 일본식 경제 및 부동산 장기침체는 상업용 부동산 위주의 대형 버블 붕괴 이후 대차대조표 불황, 정부의 정책 대응 실패, 인구 감소,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리나라도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수는 있지만 버블 붕괴 당시 일본과 같은 정도의 부동산시장 버블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데다 일본 사례의 중심에 상업용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있었던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와 연계된 주택시장의 문제가 있고 주택담보대출은 안정된 LTV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이라는 점 등을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국내 주택시장은 일본식의 급격한 버블 붕괴를 통한 장기침체보다 완만한 형태로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며 장기간에 걸친 부진 양상 지속이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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