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오는 13일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 ‘베이비스텝’ 전망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 끌어올려 부담↑…위기관리에 집중해야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른 독일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운행비 역전현상이 두드러졌다. 독일 전기요금은 상반기 kWh당 0.33유로에서 현재 3분의1 가량 상승했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가정용 전기료는 kWh당 0.43유로로 프랑스(상반기 기준 0.21유로)의 두 배에...<본문 중에서>

[뉴스워커_경제의 시선] 9.5%. 새해 전기요금 인상 수치다. 전기요금을 올렸음에도 불구하도 30조원에 달하는 한전의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요금 인상으로 7조원의 추가 수익이 예상되는 만큼, 답답했던 한전의 자금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기 요금은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을 합해 킬로와트시(kWh) 13.1원 인상된다. 4인 가구 월평균 전기료는 4022원 오를 전망이다.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우리 경제 전반으로 부담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한전이 연간 기준으로 모두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전은 발전소에서 1kWh 220원의 비용을 들여 전기를 생산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120원에 판다. 원가보다 싸기 때문에 팔수록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인상 안에 대해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잔여 인상 요인은 추후 정부와 협의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한전 입장에서는 요금인상 조치로 연간 7조 원 정도의 추가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정부의 원칙은 오는 2026년까지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정부는 한전의 적자상황과 그간 원가를 반영하지 못한 전기요금 체계를 이번 기회로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가스 요금은 동결하기로 결정했지만 올해 전기요금이 올라가는데 이어 전국 택시·버스·지하철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툿값 등 공공요금도 줄지어 올라갈 예정이다.

지난 1일 전국 17개 시도 새해 공공요금 계획을 보면, 대부분 시도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이미 결정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서울은 택시 기본요금을 2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린다. 대구와 울산은 1월에 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이르면 오는 4월부터 300원씩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은행은 내년 초에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방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새해부터 공공요금 인상 소식에 서민들은 어디부터 아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젓는다. 공공요즘이 오르면 물가를 더욱 밀어 올릴 수 있기에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전기요금 많이 드는 충전보다 기름이 낫나유럽서 전기차 인기


에너지 난을 겪고 있는 건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 내 전기요금이 급등하면서 전기차 운행비용이 내연기관차를 앞지르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친환경차 전환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요금이 급격히 오른 독일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운행비 역전현상이 두드러졌다. 독일 전기요금은 상반기 kWh0.33유로에서 현재 3분의1 가량 상승했다.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2월 가정용 전기료는 kWh0.43유로로 프랑스(상반기 기준 0.21유로)의 두 배에 가깝다.

통상 전기차 충전비는 내연기관차 기름 값보다 낮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기요금이가 크게 오르면서 일부 뒤집히는 현상이 발생한 것.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를 통해 이전에는 전기차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럽 전기요금 인상으로 비용 측면에서 전기차의 장점이 희미해진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석유·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원의 가격이 동시에 솟구치자 세계 각국은 에너지 소비 줄이기와 효율 증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 에너지 소비 정부 수출로 위기 돌파 할 것


아쉽게도 한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동시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유럽 등은 에너지를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독일은 역사적 기념물을 비추던 조명을 끄고 일부 관공서는 온수 공급 중단에 나섰다. 에너지를 아껴 쓰는 것이야 말로 가장 저렴한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든다는 인식에서다.

한국은 에너지 위기의식이 약한 모습이라 아쉽다. EU 24개 회원국의 지난해 전력 수요는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반면 한국은 오히려 증가했다. 때문에 2022년 에너지원 수입액이 전년 대시 크게 늘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무역적자도 472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국민 각자의 에너지 과소비를 반성함과 동시에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를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역대급 전기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그간 누적된 과소비·비효율을 개선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한은은 최근 국내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고, 물가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공공요금 발 고물가가 국민들을 강타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가스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대기 중인 것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요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행은 물가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이는 대출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늘릴 수 있다. 한은은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예정이다.

기준금리 인상,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올해 국내 경제도 불확실성이 크다. 정부는 민생을 위해 위기관리에 집중할 때다.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수출로 복합 위기를 돌파하겠다모든 외교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전략을 직접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는 밝았다. 2023년은 토끼해다. 토끼처럼 점프할 마음으로 투자하는 건 잠시 접어두자. 지난해 은행권 가계대출이 165194억원 줄어들었다. 대출 금리가 뛰면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난 차주들이 대출 상환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처럼 투자보다는 가계의 빚을 먼저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예금 금리가 높은 상품에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시기에 큰 인기를 끌었던 주식·코인 투자는 최대한 신중하라고 조언한다. 상황을 탓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먼저 내가 할 일에 집중하자. 일단 개인은 현금성 자산을 지키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 잘 버는 건 중요한 기술이지만 그것을 지키는 건 더 큰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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