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호황에도 용접·도장 인력 부족에 일부 현장에선 생산 차질 발생

위험성에 비해 보수 적다 인식에 조선업 기피…기술인재 확보 경쟁력의 핵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황에 발주가 본격적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인력부족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현장에서는 생산 지체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고용 규제 완화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보다 안정적인 종사자 처우 개선과 근로자 숙련도 유지 지원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본문 중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황에 발주가 본격적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인력부족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현장에서는 생산 지체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고용 규제 완화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보다 안정적인 종사자 처우 개선과 근로자 숙련도 유지 지원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수주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의 인력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업 수주 실적은 호황이지만 수주 목표치 축소 등 변수가 혼재한 만큼, 조선소 정상화를 위한 안정적인 인력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특히 제조업 기피 현상까지 더해지며 조선업의 인력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고질적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조선소로 전환하고 신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등 자구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 업종에서 경력이 없는 외국인 용접공도 일할 수 있게 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았다. 외국인 용접공 등 근로자 도입 규모 확대와 비자 발급 신속 처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격 요건도 대폭 완화한 것.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4월 관련 제도 개선 이후 지난달까지 외국인 기능인력(E-7 비자)에 대한 고용추천 2257건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법무부는 1798건의 비자 심사를 완료했다. 일단 이달 중으로 외국인 2000여 명을 투입함에 따라 조선업의 인력 부족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것만으론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1559CGT를 수주했다. 이는 4년 만의 최대 수주 점유율로 전 세계 발주량의 37%가량이다. 20211744CGT를 수주한 데 이은 2년 연속 호실적이다. 이는 경기 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환경 규제로 인한 노후 선박 교체 수요까지 겹친 덕분이다.

조선 빅3인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모두 2년 연속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국조선해양은 197척을 수주해 목표 대비 38%, 삼성중공업은 49척을 수주해 7%, 대우조선해양은 46척을 수주해 16%를 각각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말 발간된 ‘2022년 조선·해양산업 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 인력은 지난해 10월 말 95030명으로 2014(203441)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늘어난 수주 성적과는 별개로 생산 인력 충원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 실제 거제시는 취업시 100만원 지원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취업 유인책을 쓰고 있지만 수월하진 않다. 올해는 인력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계속된다.

조선업체의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를 위해 단기적으로 외국인을 투입하기 보단,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숙련 노동자가 조선업 기술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 절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황에 발주가 본격적으로 몰려들고 있는데 인력부족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현장에서는 생산 지체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 고용 규제 완화를 추진할 방침이지만, 보다 안정적인 종사자 처우 개선과 근로자 숙련도 유지 지원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력 부족의 이유는 여러 가지다. 조선업계는 과거 조선업 불황 때 떠나간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고 젊은 인력의 경우 지방에서 근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당시 현장 기능직뿐 아니라 기술·연구·관리직의 이탈도 심화됐다. 또 위험한 일에 비해 보상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인식이 강하다.

정부의 입장에선 조선업 불황기에 이미 국내 인력은 다른 업종으로 전환되거나 해외로 빠져나가 대안이 외국인 인력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력 부족 고착화 현상은 가동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의 최근 1년간 분기별 조선 부문 가동률은 61.8~63.6% 정도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외국인 노동자를 통한 대책은 단기적으로 숙련 노동자가 필요한 조선업계의 특성상 향후에도 조선업의 기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선업계는 경기를 타는 업종이다. 경기가 좋을 땐 지금처럼 인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 불황일 때 자꾸 구조조정을 해서 정작 숙련된 인력이 필요할 땐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 조선업 기술인재 양성 사업 박차


산업통상자원부와 법무부는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추가 제도 개선과 조선업 취업설명회 등도 추진한다. 지난 6일부터는 내국인 구직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선업 기술 교육 실시 후 조선업종 취업 연계를 추진하고, 채용지원금을 제공하는 지역조선업 생산인력 양성사업을 시작했다. 대상자는 교육비와 채용지원금 명목으로 6개월간 60만원을 지원받는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도 올해 기술인재 1000명을 육성한다. 조선업 인력 수요가 증가하는 데 맞춰 전문성 있는 기술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오는 15일까지는 선체조립(용접·취부)과 선박배관, 선박전기, 선박기계 직종에 총 130여명을 모집한다. 이들은 올 3월부터 2개월간 교육원에서 실기와 이론 연수를 받는다.

교육 중에는 훈련수당을 포함해 매달 장학금 100만원을 받는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이 아닌 지역이나 울주군에 거주하는 교육생에게 기숙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지자체는 교육생들이 수료 이후 조선업 분야에 취업해 울산 동구로 주소를 옮기면 이주정착비 300만원을 지원한다. 이번 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은 성별·나이·병역·학력·전공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조선업 취업을 원하면 누구나 교육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우수한 실력을 갖춘 기술인재가 조선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다이번 과정을 통해 기술인재를 확보해 K-조선업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선 업계에서는 외국에서 들어오는 단순 노동자 뿐 아니라 차세대 선박 기술의 연구·개발(R&D)을 책임질 전문 지식을 갖춘 젊은 인력 양성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52시간제를 완화하고 조선업 근로자들이 고생한 만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조선업체의 기술·연구·관리직의 이탈이 더욱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선박 기술의 연구·개발을 책임질 인재가 부족해지면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 후퇴가 불가피하다는 것. 한때 세계 조선산업을 주름잡다 한국에 추격당한 뒤 점차 쇠퇴한 일본 조선업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일본의 악순환을 따라가지 말자. 대신 수주 호황기를 맞아 친환경 K조선업의 장점과 실력을 보여줘 경쟁력을 끌어올리자. 무엇보다 기술인재들이 조선사를 외면하는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큰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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