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효율화 높이고·비용 줄여 쿠팡 작년 3분기 흑자 전환
안전사고 확률 크게 줄여…‘첨단 기술’이 물류의 핵심으로 떠올라

쿠팡 관계자는 “피킹로봇을 통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수백 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며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핵심 자동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일하는 것이...<본문 중에서>
쿠팡 관계자는 “피킹로봇을 통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수백 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며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핵심 자동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일하는 것이...<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경제의 시선] 로봇 하나만 있으면 1톤에 달하는 수백 개 상자도 2분이면 나를 수 있다. 바로 택배 물류센터에 등장한 로봇이야기다. 배송 속도에 이어 이제는 ‘첨단 기술’이 물류의 핵심이 되는 시대다.

요즘엔 누가 더 정확하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지, 물류 기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이 대구에 지은 초대형 스마트 물류센터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는 축구장 46개 크기의 아시아 최대 규모다. 첨단 IT기기에 장착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을 적용해 바닥과 기둥에 설치된 QR코드를 따라 자동운송로봇이 상품을 옮긴다. 작업자가 상품을 올리기만 하면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는 이 로봇은 시간과 업무량을 65% 단축시키고 있다. 로봇이 일함에 따라 작업오류 발생이 거의 없다.

이전에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기존의 방식(PTG)과 달리 대구FC에는 직원은 가만히 서 있고 로봇이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방식(GTP)이 작동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피킹로봇을 통해 업무 단계를 65% 줄이고, 평균 2분 안에 수백 개 상품이 진열된 선반을 직원에게 전달한다”며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핵심 자동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이 일하는 것이 ‘로켓배송’의 비결인 셈이다.

무인 지게차 수십 대가 벽에 있는 QR코드를 따라 움직인다. 지게차와 직원들의 작업 구역은 분리돼 있어 사고를 차단한다. 지게차는 사람 없이도 레이저 스캐너로 물품 위치를 파악해 안전하게 물건을 옮겼다.

CJ대한통운은 스마트 패킹 시스템을 도입해, 상품 선별과 검수, 포장과 출고를 로봇이 직접 한다. 대한통운은 AGV로봇(자동운송로봇·Automated Guided Vehicle)을 통해 작업자들이 주문 상품을 찾기 위해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고 물류센터 공간활용도 높이고 있다.

롯데쇼핑도 영국 온라인 슈퍼 ‘오카도’와 함께 전체 공정의 60%를 로봇이 알아서 하는 물류센터를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기술을 잡아야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건 유통업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일자리 감소를 염려하기도 하지만 점차 일할 사람이 줄어드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는 만큼 그 자리를 첨단 기술들이 메워줄 것이다.

유통업계의 기술변화 속도가 매우 빨라 보인다.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들과 CJ대한통운 등 택배사가 로봇을 이용한 물류 자동화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인구감소·노령화 속도 빨라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일 ‘한국의 인구구조 변화와 지역 발전 정책의 방향’ 보고서를 통해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고 전망했다. 노인 인구 비율은 점차 늘어 2060년이면 43.9%에 달할 전망이다. 그해 0~14세 인구는 단 8%에 불과하고,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48%에 그친다.

도시별로도 인구증감을 예측할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몰렸던 만큼 인구 감소도 더 큰 폭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2047년 쯤 2017년 대비 인구가 가장 많이 줄어드는 지역이 ‘서울’로 145만 명 감소할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다음으로 ‘부산(-74만 명)’과 ‘대구(-46만 명)’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중년이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점이다. OECD는 2017년 대비 2047년 생산가능인구 감소율이 부산(-45.6%)·대구(-43.4%) 등으로 지방 대도시에서 특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할 사람이 줄어들면 일단 단순노동의 자리는 로봇이 대체할 것이다. 반복적인 작업과 체력이 많이 드는 업무를 기계·로봇이 맡으면서 업무 효율을 올릴 것이다. 사람보다 작업 오류 확률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로봇을 만들고 로봇을 조종하는 등의 고부가가치 분야에 사람의 직업이 생길 것이다.


물류에 힘줘 흑자 전환…오아시스, 국내 1호 이커머스 상장 눈 앞


로봇이 택배사에 도입되면서 사람이 일일이 물건을 찾는 일이 없어졌다. 지게차도 무인으로 운영된다. 첨단시설과 자동화로 그간 빈번했던 물류센터 안전사고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도 택배사가 로봇도입과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택배 업계 1위 CJ대한통운은 택배 허브터미널에 무인 이송로봇, 오분류 관리 시스템 등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 시스템 도입을 통해 0.1% 정도인 오분류율을 0.01% 미만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업무효율을 높이고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 2014년부터 6조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쿠팡이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기록한 것은, 물류센터 첨단화로 비용을 줄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속도전 속에서 이커머스업계에서는 물류 시스템 자동화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오아시스는 오는 23일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오이시스가 이번에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기업이 된다. 이달 14~1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아시스는 국내 이커머스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118억원, 7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9%, 80.7% 늘었다. 특히 자체 개발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인 오아시스루트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오아시스루트는 상품 발주부터 입고·포장·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앱 형태의 소프트웨어 기반 물류 시스템이다.오아시스의 흑자 유지 비결은 ▲자체 브랜드(PB) 상품 ▲자체 개발한 물류 솔루션 ‘오아시스루트’(OASIS ROUTE) ▲산지 직소싱 시스템 ▲합포장 등을 꼽는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SSG닷컴은 수도권에 배송 준비 업무 80% 이상을 자동화한 물류센터 3곳을 운영해 하루 8만 건 가량을 처리한다. 마켓컬리도 올해 상반기 경기와 경남에 물류센터 2곳을 더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으로 업체들이 물류 효율화 작업에 집중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에 첨단기술 도입으로 앞으로 비용보다 수익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커머스 지배력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봇과 첨단 자동화 기술이 업무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시대에 사람들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를 적극 활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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