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부터 증권가까지, 대출 금리뿐 아니라 예금 금리까지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건 그만큼 은행의 이자수익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까지 비판하면서 예대마진 축소 방안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인 만큼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본문 중에서>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건 그만큼 은행의 이자수익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까지 비판하면서 예대마진 축소 방안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인 만큼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본문 중에서>

예대금리차 공시

 


20, 은행들의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 지난달 분이 공시됐다. 5대 시중 은행은 모두 작년 말 대비 올해 확대된 수치를 보였다. 그중 가장 높은 수치는 KB국민은행의 1.81%p, 전월 대비 0.71%p나 증가했다. 그 뒤를 NH농협은행(1.69%p), 우리은행(1.59%p), 하나은행(1.44%p), 신한은행(1.33%p)이 따랐다.

단순한 대출 금리가 아니라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가계예대금리차도 확대되긴 마찬가지다. KB국민은행 1.56%p, NH농협은행 1.13%p, 우리은행 1.34%p, 하나은행 1.13%p, 신한은행 1.01%p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은 예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동안 대출 금리는 더디게 떨어지는 상황을 원인으로 한다. 예대금리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KB국민은행의 경우 대출 금리는 5.54%에서 5.53%0.01%p 하락하는 동안 저축성수신금리(예금 금리)4.44%에서 3.72%0.72%p 하락했다.

그렇게 떨어진 대출금리도 사실 기업대출금리(5.52%p에서 5.62%p로 하락)의 영향이 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금리는 5.09%p에서 5.28%p로 오히려 상승했기 때문이다.


돈잔치 그만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건 그만큼 은행의 이자수익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이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고까지 비판하면서 예대마진 축소 방안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금융 분야는 공공재 성격이 강하고 과점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특허 사업인 만큼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감원장도 대출 금리를 과도하게 올리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예대금리차로 인해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은행을 압박했던 만큼 대출금리 인하는 확산할 전망이다.

예대금리차 순위 1위를 기록했던 KB국민은행 측도 가계대출금리에 최대 1.3%p 인하가 적용, 다음 달 예대금리차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출금리 인하는 가산금리를 내리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측은 은행들의 과점체계를 흔들어 경쟁을 촉진하고 성과급 등 보수 체계ᅌᅴ 적정성도 점검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 측은 지금의 과점체계가 은행의 탐욕이 아니라 IMF 이후 정부가 개입하고 시장이 발전시킨 시스템임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자신들을 불로소득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증권가도 대출 금리 하향


한편 증권가에도 대출 금리 하향 바람이 불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신용융자 최고구간 이자율을 현행 연 9.9에서 연 9.5%0.4%p 낮출 예정이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삼성증권도 비대면 개설 기준 90일 초과 신용융자 이자율을 기존 10.2%에서 9.8%0.4%p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60일 이하 중단기 이자율도 0.1%p씩 낮출 예정이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상해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위와 같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이자율 인하 계획을 밝히면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다른 주요 증권사도 이자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금리 하향 바람은 은행가에만 불지 않을 모양이다.

이런 상황 속 새로 불거지는 우려도 있었다. 이른바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신용융자 잔액은 171891억 원으로, 17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23일 이후 거의 두 달 만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 장사, 내리면 빚투. 균형점은 도대체 어디일 것인가. 어쨌든 확실한 것은 은행가와 증권가 모두 대출 이자 인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정도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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