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청년들 사각지대, 높은 급여·여성만 모집 구인광고 ‘주의’
고용부 “문제가 된 구인·구직사이트에 즉시 시정조치”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고수익을 앞세운 성매매 업소 구인공고가 올라오는 문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불법 ‘성매매 업종’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데 그런 곳에 휘말려 피해를 당한 이들 중에는...<본문 중에서>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고수익을 앞세운 성매매 업소 구인공고가 올라오는 문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불법 ‘성매매 업종’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데 그런 곳에 휘말려 피해를 당한 이들 중에는...<본문 중에서>

[ㄴㅅㅇㅋ_국민의 시선] 지난 13일 KBS뉴스 보도에서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불법 성매매 채용 공고가 버젓이 올라오는 문제와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구직자 보호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무엇보다 불법 성매매 채용 공고가 인터넷에 게재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사회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15일 고용노동부는 “문제가 된 구인·구직사이트에 대해서는 즉시 시정조치했다”면서 “청년 등 구직자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제가 된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과 알바몬의 성매매 알선법 위반 의심 사업장의 구인광고를 모두 삭제하도록 조치했다”며 “직업안정법 위반사항에 대해 조사 결과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의심 사업자 명단을 지자체에 전달해 성매매 처벌법 위반 업소인지 확인하도록 했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KBS는 알바천국·알바몬 등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고수익을 앞세운 성매매 업소 구인공고가 올라오는 문제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에 불법 ‘성매매 업종’ 구인 공고가 올라오는데 그런 곳에 휘말려 피해를 당한 이들 중에는 외국인을 비롯해 ‘청소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수익의 일당을 내세우면서도 직접적으론 성매매를 거론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고 찾아가는 구직자들이 많은 실정이다. 건전한 알바인 줄 알고 면접을 갔는데 그 자리에서 ‘성매매’ 일을 제안하기 때문에 응하면 불법으로 빠져드는 것이고 응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치욕스러운 경험이 되는 것이다.

30대 A씨는 일당 50만원 이라는 공고를 보고 마사지 업종이지만 ‘100% 안전한 곳’이라는 문구를 보고 안심하고 업체를 찾아갔다. 면접에 가서야 실체를 알게 됐다. A씨에 따르면 면접에서 돈을 많이 주고 시간도 자유롭지만 대신 유사 성행위를 요구했다. 유명 일자리 사이트에 올라온 공고라 큰 의심 없이 찾아갔는데 이런 황당하고 모멸스러운 일을 당한 것이다.

문제는 “알바천국 같은 직업정보 제공 사업자는 성매매 업소 구인광고를 올려선 안 된다”는 내용이 법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유사 성행위 업소 구인공고가 버젓이 올라와 있었던 것. 고용부에 따르면 최근 일상 회복이 단계적으로 이행되면서 성매매 의심사업장의 구인광고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청년 구직자들의 이용이 높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급여가 지나치게 높거나, 여성만을 모집하는 구인광고에 대해 각별한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성매매처벌법’ 위반 의심 사업장 구인광고 시정조치


고용부는 현재 문제가 된 구인·구직정보사이트(알바천국·알바몬)에 대해서 정부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 위반 의심 사업장의 구인광고에 대해 즉시 시정조치토록 했다. 현재 알바천국·알바몬에 게시되었던 테라피샵, 마사지샵 등 성매매알선법 위반 의심 사업장의 구인 공고는 전부 삭제된 상태다. 또 ‘직업안정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 처분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에는 의심 사업장 명단을 송부해 성매매처벌법 위반 여부를 확인토록 했으며, 지자체와 협조하여 경찰에 수사의뢰 등 적극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구직자와 구인자를 보호하기 위해 직업정보제공사업자의 구인자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지속 추진 중이다. 청년·여성 등 구직자가 허위·불법 구인광고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는 방침이다.


한국인 삶의 질 만족도, OECD 38개 국가 중 36위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 중 5.9점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36위다. 한국의 뒤를 이은 곳은 콜롬비아(5.8점)와 지진 피해를 당한 튀르키예(4.7점)뿐이다. 만족도가 낮은 건 삶의 질이 떨어져서다.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환경·고용·건강 등 항목은 개선됐지만 주로 여가·주거·가족·공동체 영역에서 삶의 질이 악화했다.

특히 감소세에 있던 자살률이 2021년 26명(인구 10만 명당)으로 전년(25.7명)보다 늘었다.

2021년 20대(56.8%)와 30대(40.6%)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다. 특히 20대의 경우 2017년(16.5명)까지는 감소하다가 급격히 늘기 시작해 2021년 23.5명이 됐다. 4년 사이42% 이상 급증한 것은 청년들의 삶이 절망적이란 걸 뜻한다.

가계 부채 비율도 문제다. 가구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2021년 기준 206.5%를 기록했다. 영국(148.5%), 프랑스(124.3%), 일본(115.4%)과 비교해도 높다.

청년들이 대학 생활을 하다가 혹은 취업준비를 하며 학비·용돈 마련을 위해 알바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불법 성매매 관련 업체에 지원하고 면접을 본다면 그 기분은 어떨까. 빠듯한 가계 살림에 용돈이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알바 자리를 알아보기 위함 이었지만 돌아오는 건 치욕스럽고 당황스러운 심정에 면접장에서 어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일 것이다.

하지만 버젓이 이런 성매매 업종의 구인구직 광고가 업계 1·2위를 다투는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들에 노출되고 있었다. 유명 구인구직 사이트다보니 불법 업소의 채용 공고에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고, 일부 업소는 청소년인 줄 알면서도 채용을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런 일이 계속될 때 문제는 청년들의 구인구인 사이트는 물론이고,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과연 누구를 믿을지 혼란이 올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7~2021년 7만8016명에서 17만7166명으로 127.1% 증가했다. 안 그래도 학업과 취업으로 스트레스에 내몰린 청년층들이 더 이상 불법 성매매 알선 구인구직이 노출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세밀한 조치가 필요하다.

‘국민 삶의 질 2022’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사회에서 한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정작 스스로는 박한 평가를 하고 있다. 외형적인 성장만 따질 것이 아니라 선진국으로서의 격에 맞게 ‘삶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삶에 대한 만족도 1위인 핀란드는 소득도 많고 국민들의 삶의 행복도 역시 높다. 약자들을 위한 안전망이 잘 구축돼 있고 불평등이 덜하다. 게다가 공동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어디 가서든 본인의 능력과 기술로 일할 수 있도록 ‘직업(職業)’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정부는 약자들을 위한 안전망 구축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구인구직 사이트에 성매매 의심 사업장의 구인광고가 나타나는 것은 약자들을 위한 보호를 저해하고, 공동체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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