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1병 6천 원” 곧 당연해질 수 있어

기재부 측에서는 맥주 등에 적용되는 종량세 인상이 ‘물가상승률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서민층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종량세는 물가상승률을 70%에서 130%까지 반영하는데, 이번 인상에서는 그 하한선인 70%만을 반영했다. 그러나 사실 ‘월급도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오르지 않느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만큼, 종량세 인상으로 인한 서민 부담이 적지는 않을 전망이...<본문 중에서>

 


주류 가격 인상 요인 발생에


최근 원자재 가격과 세금 인상으로 주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이에 소주와 맥주 등 서민 기호식품으로 인식되는 주류의 가격 역시 오르리라는 여론이 생성되면서 소주 16천 원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그러자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 가격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업계 독과점 등 실태를 조사하고 주류업체 대상 간담회 등을 진행해 소주와 맥주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겠다고 나섰다.

이에 국내 소주, 맥주 생산 업체 다수는 당분간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국내 소주 업계 1위인 하이트 진로는 지난 27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 요인이 존재하나 쉽지 않은 경제 상황 속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고자 한다는 것이다.

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 역시 당분간 맥주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4월 인상되는 종량세(출고량에 매기는 세금. 소주 제외, 맥주와 막걸리 등에 적용됨.)가 물가에 연동되는 점, 작년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최대인 5.1%로 상승한 점을 고려했을 때 당분간이 지나면 맥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리라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미 소주 16천 원 시대

 


앞서 언급한 소주 16천 원 시대라는 말은 업계보다 소비자들에게서 시작됐다. 지난해 2월 소주 업계는 약 3년 만에 소주 가격을 8% 가까이 인상했다. 소주 업체에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가 주정 가격을 7.8% 인상하자 그를 반영한 것이다. 때문에 일부 식당가에서는 이미 소주 1병이 6천 원 이상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6천 원 이상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음식점 대부분이 소주 한 병 가격을 5천 원 안팎으로 인상한 상태다. 올해 출고가가 다시 인상될 경우 6천 원 이상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소주값 6천 원 이상이면 차라리 집에서 먹겠다와 같은 피드백을 직접 체감하는 자영업자 입장에서 곧장 가격을 올리는 일은 역시 리스크가 크다.

이런 현실에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는 소식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재부 물가상승률만큼은 아니야

기재부 측에서는 맥주 등에 적용되는 종량세 인상이 물가상승률만큼은 아니기 때문에 서민층 부담이 덜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종량세는 물가상승률을 70%에서 130%까지 반영하는데, 이번 인상에서는 그 하한선인 70%만을 반영했다. 그러나 사실 월급도 물가상승률보다 적게 오르지 않느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만큼, 종량세 인상으로 인한 서민 부담이 적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류 가격, 당분간 인상 없어도

정부가 주류업계에 대해 가격 인상 움직임 관련 실태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등 엄포를 놓자 마찬가지로 가격 인상을 예고했던 식품 업계는 계획을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 예로 풀무원은 내달 생수 출고가 5% 상승을 철회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정부 기조에 발맞춰 28일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장관 주재로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롯데제과 등 12개 주요 식품 업체 대표를 만나 물가 안정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식품 업체는 어려운 물가 시기 민생부담 완화를 위해 가공식품 물가 안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당분간이 지나면 맥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가격을 동결하라는 것은 기업이 오른 세금을 대신 내라는 의미와 같다라며 비판적인 의견을 전했다. 정부가 추후 간담회 등을 통해 주류업계 원가 부담 완화 방안을 수렴하고 본격화할 수 있을지 더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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