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만 크레인의 80% 차지…中 “편집증적 시도”
미국 정부가 미국 전역 항구에 설치된 중국산 초대형 항만 크레인이 스파이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와 안보당국은 자국 전역의 항구들에 배치된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의 항만 크레인들이 화물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갖춰, 이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ZPMC의 크레인에 달린 센서로 작전을 위해 반출입되는 미군 지원 물품의 정보를 수집하는 등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스파이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일부 미국 안보 관리들은 ZPMC의 크레인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하며 미국 안보를 위협할거라고 지적했다.
빌 에바니나 전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소장은 “크레인이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며 “크레인은 화웨이처럼 비밀 정보 수집을 숨길 수 있는 완벽히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밝혔다.
ZPMC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내세운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중추 역할을 하는 국영기업 중국교통건설(CCCC)의 자회사로, 현재 전 세계 크레인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100개 이상 국가에 크레인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 항만에서 사용 중인 크레인의 80% 역시 ZPMC 제품이다.
2017년 당시 ZPMC 측은 “상하이 본사 사무실에서 모든 크레인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홍보한 바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FBI 요원들이 볼티모어 항구로 ZPMC 크레인을 이송 중인 화물선을 수색해 정보 수집 장치를 발견하기도 했다.
미국의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주미중국대사관은 WSJ에 “중국과의 무역·경제 협력을 방해하려는 ‘편집증적인 시도’”라며 “미국이 또다시 중국 위협론을 띄우는 것은 무책임하며 미국에도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