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美는 방관자 됐다”…바이든, 뺨 때린 격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가운데)이 10일 베이징에서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과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 CCTV)
10일 베이징에서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가운데) 그리고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이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 CCTV)

중국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외교 정상화를 중재한 가운데 올해 연말 베이징에서 이란과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등 7개국 정상회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GCC 정상회의’에서 2023년 걸프 아랍국과 이란간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제안했다고 전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걸프 지역 6개 아랍국가가 1981년에 결성한 정치·경제 지역협력기구다.

이 가운데 10일 베이징에서 사우디와 이란 정부는 공동 성명을 통해 두 단 이내에 외교 관계를 복원하고 상대국에 대사관과 공관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상은 무사드 빈 무함마드 알아이반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과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 그리고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중국의 영향력을 반영하듯 베이징 협상에 나선 당사국들은 사전에 영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으며, 문서도 아랍어, 페르시아어, 중국어로 만들었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 2016년 사우디는 자국의 반정부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했고 이를 두고 이란 강경 보수 세력이 자국 주재 사우디 공관 2곳을 공격하면서 양국은 국교를 단절했다.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국교 정상화가 이뤄지면서 중국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우디와 이란의 발표는 미국과 중동의 관계가 불확실성에 직면한 때에 중국이 안보에 더 집중하고자 중동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중동에서 미국이 서서히 발을 빼는 것으로 걸프 국가들이 인식하는 가운데, 중국의 중요한 외교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수십년간 서로의 목을 겨누던 양국의 관계 정상화 합의는 일종의 평화협정”이라면서 “중동의 주요 행위자였던 미국은 이 중요한 외교적 전환의 순간에 방관자로 전락했고 중국은 이 지역의 새로운 강자로 변모했다”고 강조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선임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관계는 훈훈해지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뺨을 때린 것과 같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란과 사우디의 관계 회복은 환영하면서도 중국의 역할은 평가절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는 이 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란은 자기 말을 지키는 정권이 아니다, 이란이 사우디와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사우디의 억지력을 비롯한 대내외적인 압력때문이지 중국의 노력 덕이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중동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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