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3연임 이후, 만장일치 뜻하는 ‘#2952’도 사라지기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걸어가는 모습을 캐릭터 '푸'와 '티거'에 비유한 사진 (출처 : 自由時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걸어가는 모습을 캐릭터 '푸'와 '티거'에 비유한 사진 (출처 : 自由時報)

영국의 공포영화 ‘곰돌이 푸 : 피와 꿀’이 홍콩에서 상영이 갑작스레 취소됐다.

외신에 따르면 영화 ‘곰돌이 푸 : 피와 꿀’은 오는 23일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21일 갑자기 취소됐다.

이 영화의 배급사 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술적 이유로 상영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상영을 기획한 배급사와 홍콩 정부가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곰돌이 푸는 영국 작가인 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1926년 출판한 동화에서 나오는 캐릭으로 원제는 ‘Winnie-the-Pooh’이다.

곰돌이 푸의 저작권이 지난해 초 만료되면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곰돌이 푸를 활용한 창작물의 제작이 가능해졌다.

‘곰돌이 푸 : 피와 꿀’은 이에 따라 원작을 무섭게 비튼 작품으로, 곰돌이 푸와 피글렛 등 동물 인형들이 잔혹한 살인마로 등장하면서, 동심을 찾아 숲을 찾는 사람들을 사냥하는 이야기다.

곰돌이 푸는 그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풍자 대상이 되면서 중국 정부의 검열을 받아왔다.

지난 2013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함께 걸어가는 모습이 곰돌이 푸와 호랑이 캐릭터 티거와 닮았다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곰돌이 푸는 시 주석 및 중국 공산당에 대해 비판하는 자리에 등장하게 됐다.

지난 2017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는 곰돌이 푸 검색을 차단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홍콩은 2021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국가 안보에 반하는 영화와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례가 통과됐다”며 “당국은 이미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더라도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상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체제에 반하는 대상들을 검열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지난 1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이후 ‘#2952’라는 해시태그가 SNS상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전인대 대표 2952명의 만장일치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다.

앞서 시 주석은 집권 1기를 시작하는 2013년 전인대에서 찬성 2952표에 반대 1표, 기권 3표로 99.86%의 득표율로 취임했으며, 2기의 2018년 전인대에서는 만장일치로 국가 주석에 재선출됐다.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이후, SNS상에서는 ‘#2952’가 등장했다,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952’가 중국의 만장일치 체제를 비판하는 단어가 됐다고 전했다.

중국 웨이보에서 ‘#2952’가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중국의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해 압박한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블룸버그통신은 CAC와 웨이보가 이와 관련해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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