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세계 속 경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꺼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물가 안정을 위해 소폭 인상하면서도 은행권 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결정인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를 4.75~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일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 스텝을 두 차례 연속 밟은 것이다.
동결 가능성도 나왔었지만…일단 물가 안정 위한 노력 이어가겠다는 의지 시사한 듯
일각에서는 동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소폭 인상되면서, 일단은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을 잇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연방공개시장위는 성명에서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력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위기가 어느 정도 확산될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인정하면서, 추이를 살펴 통화정책을 펴겠다고도 밝혔다.
성명은 “최근 상황으로 가계와 기업의 신용 조건은 더 빡빡해지고 경제 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며 “이런 효과가 어느 정도일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도 물가 안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은행권 위기가 어느 정도 심각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가격 안정 회복에 전념하고 있으며, 대중은 우리가 그렇게 해서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내릴 것이라고 신뢰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준의 전망대로라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은행권 위기로 “신용 긴축의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회의 전에 기준금리 동결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은행 시스템의 상태를 계속 면밀히 관찰하면서 그것을 안전하고 건전하게 유지하도록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됐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랐음에도 물가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상태였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면서 금융시장에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값이 급락해 유동성 위기가 촉발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은행 등 파산 사태 이전에는 연준이 물가 오름세를 잡기 위해 이번에는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이달 7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전체적인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타당함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은행 “베이비스텝,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
한편 한국은행은 미국 이번 베이비스텝이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23일 한국은행은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연준의 결과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이 부총재는 “이번 FOMC 결정은 금융 불안 상황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연준의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며 “실리콘밸리은행, 크레디드스위스(CS) 사태 이후 금융 불안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그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변화 등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외여건 변화와 국내 가격변수 및 자본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며 필요시 적극적인 시장안정화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